DB증권 실적 반등의 그늘…고정이하자산 39% 급증·비매칭 차입 2.8조

조민규 기자 / 기사승인 : 2026-07-21 10: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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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연결 순익 304억원, 전년 대비 47.6% 증가
고정이하자산 2030억→2827억…충당금 비율 51.1%로 하락
PF 익스포저 91%가 중·후순위…S&T 영업수익 8423억에도 이익은 14억

▲ DB증권 2026년 1분기 실적 지표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DB증권이 2026년 1분기 순이익을 크게 늘렸지만, 재무제표에서 더 주의해야 할 대목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산건전성과 조달구조다. 고정이하자산은 석 달 만에 39.3% 증가했고, 고정이하자산을 덮는 충당금 비율은 70.2%에서 51.1%로 떨어졌다. 운용자산과 직접 대응되지 않는 비매칭 차입부채도 2조7841억원까지 늘었다. 전체 위험익스포저는 감소했지만 남아 있는 자산의 질과 조달구조에 대한 부담은 커진 모습이다.


21일 토요경제 기업재무분석실이 DB증권의 2026년 1분기 공시와 한국신용평가 보고서를 대조한 결과, 연결 영업수익은 1조752억원으로 전년 동기 4373억원보다 145.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02억원으로 24.9%, 연결 당기순이익은 304억원으로 47.6% 늘었다.

연결 세전이익은 3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2억원 증가했다.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순이익은 2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6억원 늘었다. 별도 기준 세전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0억원과 208억원이었다. 연결 전체 순이익 304억원과 지배기업 귀속 순이익 271억원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1조원대 영업수익, 실제 이익 증가와는 차이

영업수익 급증의 대부분은 금융상품과 파생상품 관련 거래 총액이 확대된 영향이다. 관련 평가·처분이익은 전년 동기 2535억원에서 약 8430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평가·처분손실도 2427억원에서 842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익과 손실이 함께 불어나면서 회계상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이 동시에 커진 구조다.

별도 기준 S&T 부문 영업수익은 8423억원으로 전체 별도 영업수익의 83.4%를 차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4억원에 그쳤다. 8423억원의 영업수익을 일반 제조업체의 매출처럼 해석하면 실제 수익 창출력을 과대평가할 수 있는 이유다. DB증권은 주식과 채권 포지션을 파생상품으로 헤지하고 있어 전체 손익의 변동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수익성을 보여주는 별도 기준 영업순수익은 전년 동기 828억원에서 922억원으로 11.4% 증가했다. 별도 영업이익은 206억원에서 268억원으로 30.1%, 순이익은 175억원에서 208억원으로 18.9% 늘었다. 연결 영업수익 증가율 145.9%와 비교하면 실질적인 수익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실적 개선은 WM과 위탁매매 부문이 이끌었다. WM 부문은 영업이익 119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 33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한국신용평가가 분류한 위탁매매 부문 순영업수익도 전년 동기 200억원에서 429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기업금융 부문 순영업수익은 324억원에서 204억원으로 37.0% 감소했다.

고정이하자산 39% 급증…충당금은 1.5% 증가

실적보다 뚜렷하게 악화된 지표는 고정이하자산이다. 고정이하자산은 2025년 말 203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2827억원으로 797억원, 39.3% 증가했다. 반면 충당금은 1424억원에서 1445억원으로 21억원,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고정이하자산 대비 충당금 비율은 70.2%에서 51.1%로 19.1%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자산이 빠르게 증가했지만 이를 흡수할 충당금은 같은 속도로 쌓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향후 사업장 등급이 추가로 하향되거나 회수 예상액이 줄어들면 추가 충당금이 손익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요주의이하자산은 3888억원으로 2025년 말 3850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이 가운데 약 63%가 부동산 PF 관련 자산이다. 충당금을 차감한 순요주의이하자산이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5.0%로, 2025년 말 한국신용평가 중소형 증권사 평균 11.1%의 두 배를 넘었다. 비교 시점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PF 익스포저의 구성도 부담이다. DB증권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자기자본의 약 39%다. 이 가운데 약 80%가 PF이고, PF 익스포저 중 브리지론 비중은 41%, 중·후순위 비중은 91%에 달한다. 해외 부동산금융도 전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의 약 20%를 차지한다.

중·후순위 투자는 사업장 손실이 발생했을 때 선순위보다 먼저 손실을 부담한다. 브리지론도 본PF 전환이 지연될 경우 만기 연장과 이자 부담이 반복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익스포저의 브리지론과 중·후순위 비중이 높아 사업성 악화나 분양 지연 시 추가적인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위험익스포저는 감소…문제는 총량보다 질

다만 전체 위험자산이 일제히 증가한 것은 아니다. DB증권의 총위험익스포저는 2025년 말 2조1117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조9249억원으로 1868억원, 8.8% 감소했다. 자기자본 대비 위험익스포저 비율도 213.5%에서 196.8%로 16.7%포인트 낮아졌다.

주식 익스포저가 7622억원에서 6494억원으로 줄었고, 우발부채는 3676억원에서 3447억원으로 감소했다. 자체헤지 비보장 파생결합증권도 1393억원에서 908억원으로 축소됐다. 따라서 DB증권의 위험을 설명할 때는 위험익스포저 총량 증가가 아니라 고정이하자산 확대와 PF 익스포저의 질적 구성을 중심에 놓는 것이 정확하다.

다만 자기자본 대비 위험익스포저 비율 196.8%는 2025년 말 중소형 증권사 평균 158.2%보다 높다. 기업대출은 7417억원으로 자기자본의 75.8%, 우발부채는 3447억원으로 자기자본의 35.2%에 해당한다. 총량은 줄었지만 절대적인 위험 부담이 가볍다고 보기는 어렵다.

NCR 하락·비매칭 차입 2조7841억원

자본적정성 지표도 후퇴했다. 연결 기준 순자본비율은 2025년 말 344.6%에서 올해 3월 말 317.8%로 26.8%포인트 낮아졌다. 영업용순자본은 8164억원에서 7970억원으로 194억원 줄었고, 총위험액은 3514억원에서 3683억원으로 169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잉여자본은 4650억원에서 4288억원으로 362억원 감소했다.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259.5%에서 239.8%로 낮아졌다. 조정레버리지는 12.3배에서 13.7배로 상승했다. 2025년 말 중소형 증권사 평균 조정레버리지 8.5배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규제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위험자산과 부실 가능성을 감안한 실질적인 자본 여유는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조달구조에서는 비매칭 차입부채 증가가 두드러진다. 비매칭 차입부채는 2025년 말 2조4584억원에서 올해 3월 말 2조7841억원으로 3257억원, 13.2% 늘었다. 자기자본 대비 비매칭 차입부채 비율은 248.5%에서 284.7%로 높아졌다.

단기사채 잔액은 같은 기간 5600억원에서 8439억원으로 50.7%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자기자본 대비 비매칭 차입부채 비중이 약 2.8배로 높아졌고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등 단기성 조달 의존도도 커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자산 만기는 긴데 조달 만기가 짧아지면 시장 상황이 나빠질 때 차환비용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1500억원 신종자본증권, 자본 보강과 비용 부담

DB증권은 지난 6월 150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을 연 5.9% 금리로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순자본비율과 자기자본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자지급이 유예되지 않고 현재 표면금리가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연간 이자액은 88억5000만원이다. 이는 2025년 별도 순이익 535억원의 16.5%에 해당한다.

해당 증권은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금리가 2%포인트 가산되는 스텝업 조건이 있다. 일정 요건에서는 회사가 이자지급을 연기할 수 있지만 미지급 이자는 누적된다. 따라서 88억5000만원을 매년 확정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비용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자본 확충과 함께 상당한 조달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인 것은 분명하다.

상품권 사건·펀드 설명서 제재…내부통제도 과제

재무 위험과 별도로 내부통제 문제도 이어졌다. DB증권은 2025년 5월 내부감사 과정에서 직원 한 명이 2016년부터 회사 명의를 이용해 후불결제 방식으로 상품권을 반복 구매한 뒤 현금화한 사실을 적발했다. 국회에 제출된 내부감사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누적 상품권 구매액은 약 355억원이었다. 회사는 해당 사실을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고 직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누적 구매액 355억원을 회사의 최종 손실액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당시 미정산 금액은 약 30억원으로 알려졌고, 금융감독원은 고객 피해나 회사 건전성에 영향을 준 사건은 아니라며 직원 개인의 일탈로 판단했다. 다만 회사 명의가 약 9년간 반복적으로 사용됐다는 점은 비용집행과 외부거래처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

올해 2월에는 펀드 판매 과정에서 변경 전 위험등급이 기재된 상품설명서 등을 사용한 사실과 관련해 과태료 2450만원을 부과받았다. 제재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WM 부문을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상품 위험정보와 판매절차에 대한 통제는 실적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다.

당장 유동성 위기는 아니지만 PF 정리 성과 확인해야

DB증권을 당장 유동성 위기 상태로 평가할 근거는 부족하다. 3월 말 3개월 유동성비율은 118.7%, 우발부채를 반영한 조정유동성비율은 113.3%로 모두 100%를 웃돌았다. 한국신용평가는 DB증권의 기업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해당 신용등급에는 DB금융그룹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을 반영한 한 단계 상향 효과가 포함돼 있다. 한국신용평가도 DB증권의 자본적정성과 유동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부동산 PF 정리 과정에서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DB증권의 1분기 실적 반등은 분명하다. 그러나 다음 분기에서 우선 확인해야 할 지표는 S&T 영업수익이나 평가·처분이익 총액이 아니다. 고정이하자산이 줄어드는지, 충당금 비율이 회복되는지, PF 사업장 회수와 매각이 진행되는지, 비매칭 차입부채가 축소되는지를 봐야 한다. 이 지표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현재의 순이익 증가는 향후 충당금과 조달비용에 의해 다시 압박받을 수 있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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