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월 물가상승률 둔화...기준금 동결·소폭인상 가능성 '반반'
|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돼 연준이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 지 주목된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연합뉴스제공> |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5.0% 올랐다. 지난 2월(6.0%)보다 오름폭을 1%포인트 줄이며 지난 2021년 5월 이후 가장 적게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에 보다 주안점을 두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이 다음달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 지 관심을 모은다.
현재로선 연준이 기준금리를 또 다시 올릴 지, 아니면 동결할 지 그 가능성은 반반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3월 FOMC회의에서 연준 인사들이 올 하반기에 미국 경제가 완만한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예상 속에서도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한 풀 꺾였음에도 불구, 미국 기준금리 결정에 키를 쥐고 있는 연준 인사들 중 강성으로 분류되는 매파들이 여전히 득세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연준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 일부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은행 위기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언급하며 경제 침체 전망을 내놨다.
당초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봤으나, SVB(실리콘밸리뱅크) 파산에서 촉발된 은행 위기 여파로 하반기부터 침체가 시작되고 내년초부터 실업률이 상승할 것이라는게 핵심 내용이었다.
일부 인사들은 은행 위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파악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연준의 결론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 인상)이었다.
의사록에 따르면 추가 금리인상을 주장했던 매파들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대로 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해선 추가적인 통화정책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반론을 폈다.
매파들은 근거로 은행 위기에 대해 연준이 연방 정부와 긴급 대응에 나선만큼 상황이 빠르게 개선됐고, 단기간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11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가 지난 2월보다 크게 둔화된 5.0%로 나타나 연준 강경파들의 금리정책 방향의 변화가 일어날 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년 전에 비해 5%나 하락한 휘발유가격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실제 미국의 갤런(3.8L) 당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해 6월 5.02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최근에는 3.61달러까지 떨어졌다.
|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월대비 1%포인트 둔화된 5.0%로 나타났다. 사진은 미국의 슈퍼마켓. <사진=연합뉴스제공> |
문제는 산유국들의 잇단 감산 발표로 에너지가격이 최근 강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의 감산 발표 이후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있어 4월 CPI 둔화세가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6% 상승한 것도 주목할만한 변수다. 전체 CPI는 큰 폭으로 둔화됐지만, 근원 CPI는 전월(5.5%)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것은 긍정적인 시그널이지만, 근원물가가 소폭 상승한 것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내달 FOMC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현재로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일각에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은 CPI보다 고용시장의 동향에 더 주목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제조사업체 TS롬바드의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스티브 블리츠는 "인플레이션 문제는 물가 자체로 풀 수 없다"며 "고용시장의 과열이 식어야 물가가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은 인사들 역시 3월 CPI수치에 대해 반색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3월 CPI에 대해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물가 수준이 아직도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3월 CPI 상승 둔화는 이미 예상된 상황이었다면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다시 베이비스텝이냐, 아니면 동결이냐. 연준의 다음 FOMC정례회의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연준의 선택이 무엇일 지 글로벌 금융계의 이목이 연준에 집중돼있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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