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사우디 이어 UAE도 한국에 뭉칫돈 투자...'꽉막힌 경제'에 숨통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01-16 12: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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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UAE정상회담서 300억불 투자유치 예약...양국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 합의
원전, 에너지, 방산 등 주요 분야서 13건의 MOU 체결...신산업 등으로 협력 강화
작년 11월 사우디 40조 투자약속 이은 두번쨰 성과...70년대 이은 제2중동붐 예고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사우디 아라비아와 중동의 패권국 자리를 놓고 자존심 경쟁을 하고 있는 UAE(아랍에미리트)가 대한민국에 무려 37조여원에 달하는 뭉칫돈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작년 11월 사우디 최고 권력자인 빈살만 왕세자가 방한, 4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동반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은 윤석열 정부 중동 세일즈 외교의 두번째 쾌거다. 


UAE는 인구 1천만명이 조금 넘는 중동의 자그마한 국가이지만, 세계 6위의 원유와 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자원 부국이다. 사우디, 카타르 등과 함께 강력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국가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우디에 이어 UAE까지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를 예고함에 따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하고 있는 글로벌 복합위기 여파로 심각한 수출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우리 경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동의 산유국들은 탄소 중립과 대체에너지 부상 등으로 '석유와 가스만 팔아서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사우디와 UAE에 이어 카타르, 쿠웨이트, 이라크 등 제 3의 초대형 중동 투자유치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대규모 경제사절단 동향, 전방위 협력 모색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 초청으로 UAE를 국빈 방문한 이후 15일 정상회담에서 300억달러의 달하는 거금을 한국기업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 정상의 UAE 국빈 방문은 1980년 양국 수교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의 목적에 대해 '세일즈 외교'임을 천명했듯이 이번 UAE방문엔 이재용 삼성회장, 최태원 SK회장, 정의선 현대차회장 등 국내 3대그룹 총수를 비롯해 무려 100여개 기업 대표단으로 구성된 경제 사절단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이 새해 첫 방문지로 UAE를 선택한 것이나 대규모 경제인을 대동한 것은 그만큼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절감한 것이다. 경기침체와 수출부진으로 위험수위를 넘어선 현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 외교의 초점을 경제 활성화와 수출 확대에 맞추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란 얘기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는데, 이번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한-UAE 정상은 기존의 양국 우호관계를 더욱 포괄적인 방향에서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는것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UAE측은 한국에 뭉칫돈 투자 약속으로 화답했다. 4대 핵심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UAE측이 30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깜짝 예고한 것이다. 이는 UAE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결정이다. 작년 11월 한-사우디간에 체결된 MOU와 맞먹는 수준이다.


UAE측이 투자할 주요 분야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원자력, 에너지, 투자, 방산 등이며, 향후 신산업, 우주개발, 보건·의료, 문화·인적 교류와 같은 미래 협력 분야로 전략적인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국빈방문 기간 중 40여건의 MOU 체결 예상

무함마드 대통령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신재생 에너지, 수소, 국방 기술, 기후변화, 우주, 디지털 전환, 첨단 인프라, 스마트 농업, 식량 안보, 수자원 분야 등 전 분야에 걸쳐 한국과의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협력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길 강하게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양국 정상이 입석한가운데 1차로 13건의 MOU가 체결됐다. 눈길을 끄는 계약은 산업은행과 아부다비 2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의 한국 유망기업 공동투자를 위한 '산업은행과 무바달라 간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석유공사 여수기지에 UAE 원유를 유치·판매하고 수급위기 상황에서 한국이 계약물량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국제공동비축 사업, 넷 제로 가속화 프로그램, 전략적 방위산업 협력, 자발적 탄소시장(VCM) 파트너십, 한-UAE 우주 협력 MOU 등이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현지 프레스룸 브리핑에서 "UAE 국부펀드 등이 에너지, 원전, 수소, 태양광, 방산 등 한국 기업에 300억 달러를 투자하고 한국 정부는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 기간 중엔 40여개 MOU가 체결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국은 투자 합의 MOU선에서 그치지 않고 향후 차질없는 본계약으로 이행하기 위해 '투자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UAE 국빈 방문 사흘째인 16일(현지시간) 양국 기업인이 참여하는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경제 협력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원전, 에너지, 방산 분야 등의 협력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할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양국 기업을 1대1로 매칭하는 상담회를 열어 실질적인 수출과 투자 유치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한류 영향으로 韓 이미지 좋아 '달러 박스' 예약

양국의 경제협력은 중소 벤처기업분야에도 이어졌다. 중소벤처기업부와 UAE 경제부는 UAE 대통령궁에서 중소기업과 혁신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탈석유화 시대를 이끌고 갈 스타트업과 유니콘 기업 육성을 해 UAE가 추진중인 Entrepreneurial Nation 2.0 프로젝트에 한국이 핵심 파트너 역할을 맡는다는 게 주요 골자다.


Entrepreneurial Nation 2.0은 2030년까지 8000개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20개의 유니콘 기업이 UAE에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민·관협력 기업 육성 프로그램과 외국 기업의 UAE 진출을 돕는 사업도 포함돼 있다.


이처럼 사우디에 이어 UAE까지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며, 대규모 투자를 예약함에 따라 1970~80년대 이은 제2의 중동붐이 점차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중동붐은 한국의 첨단 기술과 핵심 산업이 총망라돼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경제적 파급 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수요위축으로 수출부진이 심각한 상황에서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국가들의 대규모 투자는 결국 우리나라의 수출증대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출의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전환점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사우디, UAE 등 중동 시장은 앞으로 더 큰 성과가 기대된다. 사우디의 네옴시티 건설을 비롯해 카타르 LNG 생산시설 확장공사, 쿠웨이트 석유화학 연구센터 건립 등 굵직한 사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와 가스 위주였던 경제시스템을 첨단산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우리에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K-팝,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아, 앞으로 중동이 우리나라의 핵심 '달러박스'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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