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필리조선소 지분 60% 매각…종결시 연결 대상서 제외

위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6-09-30 14: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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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1억원에 한화디펜스USA 쉽빌딩으로 이전…유진 “본업 중심 사업구조·수익성 개선”
KB, 6월엔 “필리조선소 정상화의 최대수혜주”…미국 조선 간접지분 약 5.6% 남아
▲사진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열린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NSMV) 4호선 '론스타 스테이트' 명명식. 2026.7.19 [연합뉴스]

 

한화시스템(대표 양기원)이 미국 필리조선소 지분 60%를 매각하면서 거래가 예정대로 마무리될 경우 그동안 연결 실적을 끌어내렸던 조선소 적자를 덜어내게 된다. 반면 증권가가 불과 석 달 전까지 한화시스템의 성장동력으로 평가했던 필리조선소의 향후 실적과 기업가치 상승 효과가 직접 연결되는 구조에서도 벗어난다. 이번 거래는 단기적으로 수익성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미국 조선업 성장에 대한 직접 노출을 크게 낮추는 사업 재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화시스템의 100% 자회사 HS USA 홀딩스는 보유 중인 한화필리조선소 지분 60% 전량을 한화디펜스USA 쉽빌딩에 2억3760만달러, 약 3251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처분 예정일은 다음 달 31일이다. 한화시스템은 처분 목적을 '신사업 전략 추진을 위한 유동성 확보'라고 밝혔다.

한화디펜스USA 쉽빌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와 미국 전략투자 법인 한화퓨처프루프가 각각 50%를 출자한 법인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필리조선소 지분은 한화디펜스USA 쉽빌딩 60%, 한화오션 측 40%로 재편된다.

한화시스템에 가장 즉각적인 효과는 연결 실적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필리조선소는 올해 1분기 매출 162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466억원을 냈다. 한화시스템 기타부문 전체 영업손실 481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2분기에는 필리조선소 손실이 약 192억원으로 줄었지만 적자는 이어졌다. 회사는 지난 7월 실적발표에서 필리조선소 흑자전환 시점을 2027년으로 제시했다.

증권가도 이번 매각의 단기 효과를 수익성 개선에서 찾는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이번 재편으로 한화시스템에 “본업 중심의 사업구조와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거래가 종결되면 필리조선소가 한화시스템의 연결 대상에서 제외돼 조선소 손실이 방산·ICT 등의 이익을 희석하는 구조가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매각으로 사라지는 것은 적자만이 아니다. 필리조선소가 흑자전환할 경우 그 이익 역시 한화시스템의 연결 실적에 직접 반영되지 않는다.

이는 불과 몇 달 전 증권가가 필리조선소를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 상승 요인으로 평가했던 것과 대비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한화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면서 필리조선소를 “정상화의 최대수혜주”라는 투자 포인트로 제시했다. 당시 KB증권은 적자를 내던 필리조선소가 정상화하면 지분 60%를 연결하던 한화시스템이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7월 실적 개선 과정에서도 조선소 적자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 키움증권은 2분기 한화시스템 실적에 대해 방산과 ICT 성장에 더해 “필리조선소 영업손실이 축소되며 전 사업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번 거래 이후에는 필리조선소 정상화에 따른 손익 개선 효과가 한화시스템보다 지분을 넘겨받은 미국 조선·방산 사업 구조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한화시스템과 필리조선소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화시스템은 한화퓨처프루프 지분 18.75%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퓨처프루프는 한화디펜스USA 쉽빌딩 지분 50%를 갖는다. 쉽빌딩이 필리조선소 지분 60%를 인수하는 구조를 단순 환산하면 한화시스템의 필리조선소 간접지분은 약 5.6%다. 거래 후 간접지분을 포함한 필리조선소 지분율도 한화시스템 약 5.6%로 계산된다.

기존 60% 연결 지분과 비교하면 미국 조선사업에 대한 한화시스템의 실질적인 노출이 크게 낮아지는 셈이다. 대신 미국 조선·해양방산 사업의 무게중심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쪽으로 이동한다.

매각대금 약 3251억원이 그대로 처분이익으로 잡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처분손익은 해당 지분의 연결 장부가액과 거래 관련 비용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 공시상 매각금액을 회계상 이익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한화시스템은 앞서 지난 4월 보유한 한화오션 주식 1328만1250주를 활용한 주가수익스왑(PRS) 거래를 통해 1조7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번 필리조선소 매각금액까지 합하면 두 거래의 금액은 약 2조251억원이다. 다만 PRS는 단순 지분매각과 달리 계약 상대방이 기초주식을 처분할 때 매도가격과 정산기준금액의 차이를 한화시스템과 정산하는 구조다.

유진투자증권도 이번 필리조선소 매각대금이 HS USA 홀딩스로 유입되면서 한화시스템 연결 기준 신규 투자재원을 추가로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우주·미래무기·통합방공 등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로 한화시스템은 당장의 필리조선소 손실 부담을 낮추는 대신 조선소 정상화가 만들어낼 직접적인 연결 실적 효과도 상당 부분 내려놓게 된다. 앞으로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에서는 미국 조선소의 흑자전환보다 확보한 유동성을 방산전자·우주 등 본업의 수주와 이익으로 얼마나 연결하는지가 이전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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