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화학 30% 이상 준 탓…中 등 5대 수출지역 모두 감소
자동차, 50% 성장 '나홀로 선전'...대 중관계 개선 적극 나서야
| ▲지난 22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24억43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1%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올들어 점진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무역적자가 이달들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이에 따라 5월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무역적자가 300억달러 육박하고 있다.
반도체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 목 중 하나인 석유화학의 수출이 급감하며 수출감소폭과 무역적자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계속 수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 효과가 예상치를 밑도는데다, 한-미-일 중심의 경제·안보 동맹 강화의 역풍으로 대중 수출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자동차 수출은 이달들어서도 전년 동기 대비 50%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나홀로 선전'을 계속했지만, 전반적인 수출감소와 무역적자 기조의 흐름을 돌려놓기엔 역부족이다.
■ 반도체 부진에 누적 무역적자 300억달러 육박
한국무역협회는 30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수출입동향 브리핑에서 이달 1∼20일 수출액이 32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수입은 367억달러로 15.3% 감소했다.
큰 폭의 수출감소로 무역수지는 이달들어 20일만에 43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이같은 추세라면 이달말까지 월간 무역적자가 6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다.
지난 1월 12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였던 무역수지 흐름이 다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무역적자는 지난 1월 정점을 찍은 후 2월(52억달러), 3월(46억달러), 4월(26억달러) 등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는데 이달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5월들어 수출 부진과 적자 확대로 연간 무역수지도 더 악화됐다.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수입은 6.6% 각각 줄었다.
누적 무역적자는 총 295억달러로 300억달러에 육박한다. 특별한 반전이 없는한 5월말 기준 무역적자는 300억달러를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무역수지 상황이 다시 나빠진 악화되고 있는 것은 반도체에 이어 석유화학 제품이 극도로 부진한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반도체의 경우 수출 감소폭이 점차 줄어들고는 있으나 이달 들어서도 전년 대비 35.5% 줄었다. 최대 수출품목이었던 반도체 수출의 급감은 전체 수출과 무역수지에 계속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들어 1월(-44.5%), 2월(-42.5%), 3월(-34.5%), 4월(-41.0%) 등 올들어 40% 안팎의 큰 감소폭을 계속 중인 반도체 수출은 이달에도 20일까지 35.5% 쪼그라들었다. 5개월 연속 큰 폭의 감소세다.
■ 불난 집에 기름 붓는 석유제품...수출 부진 속 33% 급감
반도체는 수출 부진을 거듭하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월말기준 13.4%까지 하락했다. 2016년 이후 한국의 총수출 중 반도체 비중이 15% 밑으로 떨어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반도체 수출 감소의 여파로 1∼4월 중간재 수출 비중도 68.9%를 기록, 2017년 이후 처음 70% 밑으로 내려왔다.
여기에 석유제품이 반도체 못지않은 하락폭을 보이며 마치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있다. 석유화학 수출은 지난해 에너지가격 급등에 따른 높은 정제마진으로 전년대비 64.9% 성장했다.
하지만 올들어 4월까지 7.9% 감소했고 이달들어선 20일까지 무려 33.0% 줄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정제마진의 가파른 하락이 겹치며 수출이 급김, 전체 수출에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나마 자동차는 이달에도 20일까지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54.7% 성장하며 '나홀로 선전'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 4월까지 성장률(43.0%)을 11.7%포인트 웃도는 것으로 수출증가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부품을 포함한 자동차류의 수출은 당분간 반도체를 제치고 수출1위 자리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 ▲지역별·품목별 전년 동기 대비 수출증가율 추이<자료=한국무역협회제공> |
지역별로는 중국, 미국, EU, 베트남, 일본 등 5대 수출시장에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출1위국인 중국수출 부진이 수출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 계속됐다.
이달들어 20일까지 대 중국수출은 4월까지 누적(-29.0%) 실적에 비해선 다소 회복됐으나 23.4%의 높은 감소율을 나타냈다.
중국은 시진핑정부가 리오프닝으로 정책 전환 이후 강력한 소비진작책을 펼치고 있으나, 아직 그 효과가 눈에띄가 나타나지 않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다만 30일 미국의 민간 경제정보업체 차이나베이지북(CBBI)에 따르면 5월 중국 제조업 생산이 전월 대비 현저히 개선됐으며 내수 및 수출 주문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수출목표 달성 어려울듯...주요국과 통상협력 강화 절실
중국, 미국에 이어 수출3위국이었던 베트남 수출 감소세도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이달에도 베트남 수출은 15.7% 줄어들며 갈수록 감소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미국, EU 등도 4월까지 소폭 증가세를 계속했으나 이달들어선 각각 -2.0%, -1.1%로 똑같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처럼 5월들어 수출감소세가 지속되고 무역적자 폭이 다시 커지면서 정부의 수출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수출이 계속 쪼그라들면서 정부가 연간 수출목표로 잡은 6850억달러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이달 20일까지 누적 수출액은 2376억달러에 머물러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수출이 상저하고(上低下高) 현상이 두드러져 상반기까지 부진하고 하반기부터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6850억달러는 너무 높은 벽이라는 지적이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4월까지 누적수출은 2009억3263만달러다. 월평균 502억3316만달러이다. 즉, 정부의 수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남은 8개월 동안 매월 605억842만달러씩 수출해야 하는데, 당장 5월 수출이 이에 크게 못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무협은 이에 따라 최근의 수출 부진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선 노동 유연성 제고, 최저임금 결정 체계 개편, 수출기업의 금리 인하, 조세 부담 완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과의 통상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수출업계에선 미국과는 반도체 보조금의 조건부 제공과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 파장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 피해를 최소화하고 반사이익을 극대화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최근 관계개선이 두드러진 일본과는 정상회담 이후 무역 확대를 위한 민간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아 뒤따라야한다고 조언한다.
중국과는 실리에 기반한 경제 교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협 측은 "당분간 중국을 자극하는 민감한 언행은 최대한 자제하고 중국과 대화를 병행해 양국 간 교역 회복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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