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붉은사막' 4026억…상반기 영업이익률 54%

조민규 기자 / 기사승인 : 2026-09-16 09: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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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매출 5211억·영업익 2797억…붉은사막 매출 비중 77%
2분기에도 영업이익률 35% 유지…해외 매출 비중 91%
140만주 자사주 소각·1000억 매입…첫 배당 계획까지
▲ 펄어비스 ‘붉은사막’ 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600만장을 돌파했다. [=펄어비스 제공]

 

펄어비스가 장기간 개발해온 '붉은사막'을 이익으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의 77%를 신작 한 편에서 올리며 영업이익률을 54%까지 끌어올렸다. 신작 흥행이 실적을 넘어 자사주 소각과 매입, 첫 배당 계획까지 자본정책을 바꾸는 단계로 이어졌다.

15일 펄어비스(대표이사 허진영)의 실적자료를 분석한 결과 1·2분기 연결 매출은 총 5211억원, 영업이익은 2797억원이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53.7%에 달한다.

1분기 매출은 3285억원, 영업이익은 2121억원이었다. 2분기에도 매출 1926억원, 영업이익 676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64.6%, 35.1%다. 두 분기 모두 펜리스 크리에이션(옛 CCP게임즈) 등 매각 자회사를 중단사업으로 분류한 계속영업 기준이다.

수익구조를 바꾼 것은 지난 3월 20일 출시한 붉은사막이다.

붉은사막 매출은 1분기 2665억원, 2분기 1361억원으로 상반기 총 4026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연결 매출의 77.3%에 해당한다. 기존 핵심 IP인 검은사막이 같은 기간 1166억원의 매출을 낸 가운데 신작 하나가 단숨에 최대 매출원으로 올라섰다.

해외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1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94%, 2분기는 91%다. 이 가운데 북미·유럽 비중은 각각 81%, 75%를 차지했다. PC·콘솔 패키지 게임을 직접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는 사업모델이 실제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판매 성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붉은사막은 출시 첫날 200만장, 12일 만에 400만장을 팔았고 한 달이 되기 전 500만장을 넘어섰다. 출시 83일 만에는 누적 판매 600만장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서카나 기준 올해 미국 비디오게임 누적 판매량 2위에 올랐고 신규 IP 가운데 스팀 매출 1위도 기록했다.

게임사의 이익구조를 감안하면 이 숫자의 의미는 매출 증가보다 크다. 대형 게임은 출시 전 개발비와 인건비를 장기간 먼저 투입하지만 출시 이후 판매가 늘어날 때 비용이 같은 속도로 증가하지 않는다. 붉은사막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이미 투입한 개발비가 매출로 회수되는 영업 레버리지가 나타난 것이다.

다만 상반기 영업이익률 53.7%를 앞으로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실제로 2분기 붉은사막 매출은 1361억원으로 1분기보다 감소했다. 펄어비스가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제시했던 2분기 매출 전망 2713억~3247억원과 영업이익 1296억~1767억원에도 실제 실적이 미치지 못했다.

회사도 이 차이를 인정했다. 펄어비스는 지난달 24일 주주들에게 별도 설명문을 내고 예상보다 판매가 출시 초기에 더 집중됐고, 평균 정산단가가 전망을 밑돌았으며 일부 판매분의 정산 시기도 예상과 달랐다고 밝혔다. 전망치 산출 절차도 개선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상반기 실적을 볼 때는 두 숫자를 함께 봐야 한다. 붉은사막이 4026억원의 매출과 2797억원의 연결 영업이익을 만들어낸 것은 분명하지만 패키지 게임 특성상 출시 직후 판매 집중도가 높다는 점도 확인됐다.

펄어비스는 본편 판매에만 기대지 않고 IP의 수명을 늘리는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달 '붉은사막 인핸스드'를 내놓고 전 플랫폼에서 첫 할인판매를 실시했으며, 다음달 16일에는 첫 다운로드 콘텐츠(DLC) '미지의 여정'을 글로벌 출시한다. 본편 판매 이후 추가 콘텐츠와 할인, 언어 확대를 통해 장기 매출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흥행으로 달라진 것은 손익계산서만이 아니다.

펄어비스는 지난 6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내놓고 연간 100억원과 당기순이익의 10% 가운데 큰 금액을 매년 현금배당하겠다고 밝혔다. 회사가 정례적인 현금배당 정책을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아직 실제 배당액은 올해 결산 이후 확정해야 한다.

자사주 정책은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 펄어비스는 보유 자사주 280만3945주의 절반인 140만3945주를 6월 소각했다. 당시 시가 기준 약 540억원 규모다. 소각 이후 상장주식 수는 6284만3910주로 줄었다.

동시에 1000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6월 9일부터 12월 9일까지다. 신작 개발에 이익을 재투자하는 것과 별도로 주주에게 자본을 돌려주는 통로도 만든 것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자체 IP 중심으로 다시 정리했다. 펄어비스는 지난 5월 6일 펜리스 크리에이션과 옛 CCP게임즈 관련 종속회사의 매각을 완료했고 해당 사업을 중단사업으로 분류했다. 현재 실적은 검은사막과 붉은사막 등 계속영업 사업을 중심으로 재작성돼 있다.

펄어비스의 상반기는 붉은사막 판매량 자체보다 한 작품이 회사의 재무구조에 미친 효과가 더 선명하다. 신작이 전체 매출의 77%를 만들면서 영업이익률은 50%를 넘어섰고, 회사는 자사주 소각·매입과 첫 배당 계획까지 꺼냈다.

이제 관건은 출시 초기에 집중된 매출을 얼마나 길게 끌고 가느냐다. 10월 첫 DLC를 시작으로 붉은사막이 장기 IP로 안착한다면 상반기 실적은 일회성 흥행보다 펄어비스의 이익창출력과 자본배치 방식이 바뀐 출발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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