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103→130·대형마트 81→111, 슈퍼는 83→73
소량·목적형 소비 확산 속 연말 장사 기대감도 엇갈려
![]() |
| ▲ 소비자가 서울 시내의 모 편의점에서 도시락 상품을 고르고 있다. [김은선 기자] |
연말 대목을 앞둔 유통업계의 기대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지난해보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여전히 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과 슈퍼마켓의 경기전망 격차는 1년 만에 20포인트에서 57포인트로 벌어졌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6년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전체 지수는 87에서 88로 1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
유통업 전체의 경기 기대감은 사실상 제자리지만 업태별로는 다른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RBSI는 유통업체들이 전 분기와 비교해 다음 분기 경기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100을 밑돌면 나빠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다.
가장 큰 차이는 백화점과 슈퍼마켓에서 나타났다.
백화점의 4분기 전망치는 지난해 103에서 올해 130으로 27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슈퍼마켓은 83에서 73으로 10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두 업태의 전망치 차이가 20포인트였지만 올해는 57포인트로 확대됐다. 백화점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동안 슈퍼마켓은 오히려 더 신중해진 셈이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의 관계도 달라졌다.
지난해 4분기 대형마트 전망치는 81로 슈퍼마켓 83보다 낮았다. 올해는 대형마트가 111로 상승한 반면 슈퍼마켓은 73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슈퍼마켓보다 2포인트 낮았던 대형마트의 전망치가 올해는 38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식료품 구매 수요를 다루는 유통업태라도 연말 장사를 바라보는 기대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 같은 차이에는 업태별 주요 고객과 연말 수요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연말 선물, 겨울 의류 판매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형마트 역시 김장철과 연말 모임을 앞둔 식재료 수요가 경기전망을 뒷받침했다.
반면 슈퍼마켓은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 등 다른 장보기 채널과의 경쟁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신중한 지출 성향도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변화다.
이번 조사에서 고객의 소량·목적형 구매가 예년과 비슷하거나 늘었다는 업체는 83.6%에 달했다. 가성비 상품 선호도가 유지되거나 높아졌다는 응답도 78.4%였다.
필요한 상품을 골라 사고 가격을 따지는 소비행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러한 소비행태가 특정 유통업태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조사는 실제 고객의 구매 경로나 매출 변화를 추적한 것이 아니라 유통업체의 소비행태 인식과 경기전망을 집계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편의점의 전망치 변화도 숫자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편의점 RBSI는 올해 3분기 127에서 4분기 79로 48포인트 급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83과 비교하면 하락 폭은 4포인트에 그친다.
여름철 음료와 즉석식품 수요가 늘어나는 3분기와 달리 4분기는 기온 하락과 야외활동 감소로 편의점이 비수기에 접어드는 시기다.
따라서 전분기 대비 48포인트 하락했다는 숫자만으로 편의점 경기가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온라인쇼핑도 비슷하다.
온라인쇼핑 전망치는 3분기 74에서 4분기 82로 8포인트 상승했다. 5개 유통업태 가운데 유일한 전분기 대비 개선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전망치 87보다는 여전히 5포인트 낮다. 회복 기대감이 일부 높아졌지만 아직 기준치 100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유통업 전체의 경기전망이 4포인트 하락했다는 사실보다 같은 연말 대목을 바라보는 업태별 기대감이 얼마나 달라졌느냐다.
전체 지수 88은 지난해 87과 비슷하고 최근 5년 평균치 83보다도 높다. 유통업 전반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지난해보다 높은 전망치를 기록했고 슈퍼마켓과 편의점, 온라인쇼핑은 전년 같은 분기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연말 대목에 대한 기대가 모든 유통업태에 똑같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관건은 이러한 경기전망의 차이가 실제 매출로 이어질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기대하는 연말 수요가 실적으로 연결되는지, 슈퍼마켓과 편의점이 계절적 비수기와 채널 간 경쟁을 얼마나 극복하는지에 따라 연말 유통업계의 성적표도 달라질 수 있다.
이를 확인하려면 실제 매출 증가율뿐 아니라 고객 방문과 구매 건수, 객단가 등 구체적인 실적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