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AI 이미지 [연합뉴스] |
미국 AI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개발 속도조절론’이 14일 아시아 반도체주를 흔들었다. 14일 오후 현재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앤스로픽(Anthropic), 오픈AI(OpenAI), xAI 경영진의 AI 안전 발언 이후 투자자들이 AI 인프라주를 다시 평가했고, 한국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한국경제에는 단순한 주가 조정이 아니다. 반도체 수출 호황을 떠받쳐온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성과 전력 인프라 비용 부담을 함께 묻는 국제뉴스다.
로이터는 14일 싱가포르발 기사에서 “가장 앞선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이 인류에 대한 위협을 막기 위해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경고한 뒤 AI 관련 주식이 아시아 장 초반 급락했다(AI-connected stocks fell sharply in early Asian trading after the CEOs of the companies developing the most advanced AI models warned the pace of development must slow to prevent threats to humanity)”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AI 기업들이 모델 성능 고도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촉구했고, 일론 머스크 xAI 최고경영자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도 동의 의사를 밝혔다.
주가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로이터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장중 13.2%까지 떨어졌고, 키옥시아는 9.8%, 도쿄일렉트론은 3.7% 하락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SK하이닉스가 5.3%, 삼성전자가 3.7% 내렸다. 로이터는 소니파이낸셜그룹의 미야지마 다카유키 선임 이코노미스트 발언을 인용해 “AI 개발 속도 둔화를 요구한 주말 발언 이후 도쿄의 AI·반도체 관련주에 매도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크다(Selling pressure is likely to hit AI and semiconductor-related stocks in Tokyo following a series of weekend comments calling for a slowdown in the pace of AI development)”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14일 오전 4시(현지시간) “AI 관련 주식이 기술의 실존적 위험에 대한 감시 강화 우려로 하락했다(AI-linked stocks slipped as investors fretted over scrutiny of the technology's existential risks)”고 보도했다. FT는 AI 인프라 구축에 부품을 공급한 아시아 기업들이 올해 글로벌 증시의 최대 수혜주였다고 짚었다. 그러나 이날 SK하이닉스는 5.8%, 삼성전자는 3.5%, 대만 TSMC는 1.2% 하락했다고 전했다.
AP도 14일 홍콩발 기사(현지시간 오후)에서 소프트뱅크가 11.2% 급락했고, 한국 코스피가 2.5%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AP는 “앤스로픽과 오픈AI가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요구한 뒤 소프트뱅크 주가가 10% 넘게 떨어졌다(SoftBank Group fell more than 10% following calls from Anthropic and OpenAI to slow AI development for safety)”고 전했다. 같은 기사에서 SK하이닉스는 5.3%, 삼성전자는 2.8%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정은 한국 반도체에 특히 민감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수요 확대의 핵심 수혜 기업이다. AI 모델 개발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는 곧바로 데이터센터 투자, GPU 공급망, 메모리 수요 전망으로 이어진다. AI가 빠르게 확장될수록 한국 반도체 수출은 강해지지만, AI 안전 규제와 투자 속도 조절 논의가 커질수록 같은 구조가 변동성 통로가 된다.
전력 인프라 논쟁도 같은 맥락에 있다. 로이터는 14일 서울발 기사(한국시간 오전 11시45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전력공사의 25조원 규모 전기요금 선납 제안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계획된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지원하기 위한 25조원 선납 제안을 거부했다(Samsung Electronics and SK Hynix have rejected a proposal by Korea Electric Power Corp to make a 25 trillion won upfront payment to support power supplies for planned semiconductor mega clusters)”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두 회사는 내부 검토 뒤 해당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을 한전에 전달했다. 서울의 한 회사 관계자는 장기 반도체 수요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 정도 규모의 선납이 필요한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로이터에 별도 논평을 하지 않았다. 이는 AI 반도체 호황이 전력망 투자와 재무 부담까지 동반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전력 수요 확대 자체는 이미 공식화된 흐름이다. 로이터는 지난 8일 서울발 기사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인용해 AI 붐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생산 확대, 신규 AI 데이터센터 건설로 한국 전력 수요가 25~30GW 늘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 장관은 원전을 “에너지 믹스 발전 구조 안에서 고려해야 할 필수 요소(an essential element to consider within the power generation structure of our energy mix)”라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정부의 800조원 규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남권 신규 공장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0일 한국은행 보고서를 인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연동된 고위험 AI 투자상품이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고 보도했다. WSJ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기술 대기업에 묶인 레버리지 ETF 투자가 국내 주식시장에 상당한 변동성을 만들었다(A surge of investment in leveraged exchange-traded funds tied to tech titans such as Samsung Electronics and SK Hynix generated significant volatility in the domestic stock market)”고 전했다. AI 반도체가 한국 증시와 수출을 끌어올린 동시에, 금융시장 쏠림도 키웠다는 의미다.
이날 국제뉴스의 핵심은 AI 호황이 끝났다는 게 아니다. AI 호황의 가격이 더 분명해졌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 확대의 중심에 있지만, 이제 시장은 수요 증가뿐 아니라 안전 규제, 빅테크 투자 지속성, 전력망 비용, 금융시장 변동성까지 함께 따지기 시작했다. 한국경제의 다음 질문은 반도체 수출이 얼마나 더 늘어나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AI 반도체가 벌어들이는 이익으로 전력망, 투자, 환율, 증시 변동성까지 감당할 수 있느냐가 더 큰 화두로 올라섰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