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CAPEX 946억…전년보다 95.9% 확대
수주보다 생산·매출 전환 속도가 다음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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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765㎸ 초고압 변압기. [효성중공업] |
효성중공업의 성장 과제가 수주에서 생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상반기 매출이 17.1% 늘어날 때 수주잔고는 63%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95.9% 확대됐다. 주문이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쌓이자 생산능력 확충에 자본을 앞당겨 투입하는 구조다.
28일 효성중공업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3조45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공업부문 수주잔고는 17조5000억원으로 63% 늘었다. 수주잔고 증가 속도가 매출 증가율의 약 3.7배다.
투자 속도는 더 빠르다. 상반기 전체 설비투자는 9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3억원보다 95.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신설·증설에 투입한 금액은 692억원으로 당초 계획 52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재무적으로 보면 회사가 받은 주문을 실제 매출로 바꾸기 위해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의미가 강하다.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는 주문을 확보해도 즉시 매출로 잡히지 않는다. 고객별 설계와 인증, 제작·시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수주잔고가 생산능력보다 빠르게 늘면 미래 매출 가시성은 높아지지만 납기와 생산 병목이 성장의 제약으로 바뀔 수 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을 중심으로 이 병목을 풀고 있다.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에 1억57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2028년까지 생산능력을 50% 이상 늘리고 있으며 초고압차단기도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수주는 계속 쌓이고 있다. 상반기 신규 수주는 약 7조5000억원이었고 9월 미국 빅테크 2곳에서 따낸 초고압변압기 3865억9000만원을 포함하면 올해 누적 신규 수주는 약 9조6900억원에 이른다. 회사는 연간 수주 목표도 8조40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높였다.
이익 증가 속도 역시 매출보다 빠르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41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2% 늘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고수익 전력기기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현재의 높은 수익성이 계속되려면 늘어난 설비를 빠르게 가동해야 한다. 증설은 매출 확대의 기반이지만 감가상각과 인건비 등 고정비도 함께 키운다. 지금 쌓인 고수익 수주잔고가 계획대로 생산돼야 투자 효과가 실제 현금흐름으로 이어진다.
효성중공업의 숫자는 현재 성장의 병목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보여준다. 매출은 17% 늘었지만 일감은 63%, 설비투자는 96% 증가했다.
앞으로 볼 숫자는 신규 수주액보다 수주잔고가 줄어드는 속도와 증설된 공장의 가동률이다. 17조5000억원의 일감을 얼마나 빨리 매출과 현금으로 바꾸느냐가 다음 성장 폭을 결정하게 됐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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