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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연합뉴스] |
삼성자산운용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확보한 6조원 규모의 순자산을 얼마나 지켜낼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기존 상품은 계속 운용할 수 있지만 신규 상장과 광고가 막히고 투자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추가 고객과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경로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의 순자산은 2조2429억5300만원이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순자산은 3조7522억6100만원으로 집계됐다.
두 상품의 합산 순자산은 5조9952억1400만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려는 투자 수요를 바탕으로 삼성자산운용의 주요 ETF 상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자산운용이 두 상품에서 확보하는 보수 수익 기반도 적지 않다. 두 상품의 총보수는 각각 연 0.29%이며,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이 받는 집합투자업자 보수는 연 0.269%다.
23일 기준 순자산이 1년 동안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두 상품에서 발생하는 전체 보수는 연간 약 173억9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의 집합투자업자 보수는 약 161억3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실제 보수는 매일 변하는 순자산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단순 계산과 차이가 날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지난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상장을 시장 안정 시까지 잠정 중단하고 기존 상품의 광고와 이벤트성 마케팅을 금지하는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투자자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거래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기본예탁금은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아진다. 현재는 기본예탁금의 70%를 보유 주식 등 대용증권으로 충당할 수 있어 현금 300만원과 주식 700만원으로도 거래할 수 있다. 앞으로는 3000만원 전액을 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매매수량 단위도 현행 1주에서 20주로 확대된다. 금융당국은 당초 기본예탁금 강화와 사전교육 확대, 괴리율 관리 강화 등을 8월에 시행하고 매매단위 변경은 증권사 전산 개발 기간을 고려해 11월 도입할 예정이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제도를 신속히 보완하라고 지시하면서 금융당국은 금융투자업계와 시행 일정 단축을 협의하고 있다. 거래소 규정 개정만으로 가능한 괴리율 관리 강화 조치부터 시행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제한 조치에 필요한 전산 개발은 증권사 영역”이라며 “증권사가 인력을 많이 투입해 개발하더라도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의 시스템과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어 시행 일정을 단축하는 데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기존 상품은 상장폐지나 강제 청산 대상에서 제외됐다. 삼성자산운용은 현재 확보한 순자산에서 운용보수를 받을 수 있지만 규제의 부담은 기존 사업 중단보다 추가 성장 기회가 제한됐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외의 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후속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당분간 출시할 수 없고, 광고나 이벤트를 통해 신규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상품군을 넓혀 순자산과 운용보수 수익을 늘리려던 전략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기본예탁금 인상은 투자자층을 좁힐 수 있는 요인이다. 거래에 필요한 최소 현금이 사실상 3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나면서 소액 개인투자자의 신규 진입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20주 단위 매매가 시행되면 주문 한 건에 필요한 투자금도 커진다. 단기·소액 거래를 줄이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거래가 위축될 경우 ETF 유동성과 매매 편의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괴리율 관리의무 기준을 현행 3%에서 2%로 강화하고 투자유의종목 지정 절차를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줄이기로 했다. 적정 괴리율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ETF 운용사에 신규 상품 상장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투자자 자금이 어디로 이동할지도 관건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접근성이 낮아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본주나 반도체 업종 ETF, 코스피200 등 지수형 레버리지 상품으로 수요가 옮겨갈 수 있다.
자금이 삼성자산운용의 다른 KODEX 상품으로 이동하면 회사 전체 운용자산 이탈을 일부 방어할 수 있다. 다만 업종·지수형 상품은 특정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려는 투자 수요를 그대로 대체하기 어렵다.
삼성자산운용이 당장 잃은 것은 기존 상품의 상장 지위가 아니라 신규 상품과 고객을 통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선택지다. 6조원 규모의 순자산과 연간 161억원 수준의 운용보수 기반을 지키면서 투자 수요를 다른 KODEX 상품으로 흡수할 수 있을지가 향후 ETF 전략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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