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게임업계, AI 활용 창의 활동 작업자의 ‘노동 가치’ 기준 논란

황세림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5 17: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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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사자 65.6% “업무에 AI 활용” 80.3% “효율 체감”
“이미 쓰고 있지만 기준 없다”…현장서 제도 공백 지적
기업은 활용 사례 제시…교육·지원 놓고 체감 온도차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게임 업계가 창의적 작업 전반에 AI(인공지능) 활용이 크게 늘면서 최종 결과물에 대한 노동자의 기여도가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장에서는 이미 10명 중 7명이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지만, 결과물에 대한 기여도 산정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로 인해 고용 불안과 함께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논란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와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지난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AI 시대의 K-게임, 노동자에게 길을 묻다’ 정책 간담회를 열고, AI 확산에 따른 산업 현장의 인식과 제도적 과제를 점검했다.

 

노조 측은 AI 전환이 이미 현실화된 만큼,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용 안정과 성과 배분 문제를 포함한 제도적 기준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 AI는 이미 도입…기준 논의는 뒤늦어

 

▲ 김상호 화섬식품노조 넥슨 지회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황세림 기자

이날 발제를 맡은 김상호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넥슨 지회장은 넥슨·엔씨·넷마블 등 국내 게임사 종사자 107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5.6%가 업무에 AI를 자주 활용하고 80.3%는 효율 향상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회사와 노조 간 AI 도입 관련 공식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응답은 26.7%에 그쳤다. 

 

AI 도입으로 고용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은 77.3%, 수익 배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2.3%였다. AI 활용 자체보다 이를 둘러싼 기준과 논의 구조 마련이 더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이 드러난 셈이다.


정책 방향에 대한 공감과 별개로 세부 실행 방식에 대한 불신도 확인됐다.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94.5%, AI 관련 법 제정 93.1%, 게임진흥원 설립 91.3% 등 주요 정책에는 찬성률이 높았지만 세부 내용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12~16%에 그쳤다.

 

김 지회장은 “현장은 제도 변화 자체를 반대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설명과 신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영호 게임특위 산업육성 분과위원 겸 화섬식품노조 웹젠 지회장은 AI 전환기에 필요한 장치로 노사정 협의체를 제안했다.  

 

▲ 노영호 게임특위 산업육성 분과위원 겸 화섬식품노조 웹젠 지회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황세림 기자

 

노 지회장은 “게임 산업에는 거의 전부가 AI와 연결된다”며 “어느 부분에 어떻게 쓰이는지는 현장 개발자들이 제일 잘 알고 있는데도 회사 개발 프로세스 안에서는 충분히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코드와 이미지를 뽑아주지만 게임의 방향과 스토리를 결정하는 건 여전히 인간 개발자라며 “AI 기술을 창작 보조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노사정 표준 가이드라인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직무 전환 교육과 고용 유지 프로그램, 성과 배분 기준 정립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현장 발언은 단순한 고용 불안론에 머물지 않았다.

송가람 화섬식품노조 엔씨 지회장은 “게임 산업의 특이점은 생산자가 곧 열성 고객”이라며 “현장 인사이트가 곧 시장 수요와 맞닿아 있지만 늦게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기업은 확대, 현장은 “지원 부족”…체감 온도차

기업들 또한 AI 활용이 이미 개발과 운영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넥슨은 문서 작성과 번역, 코드 작성 및 리뷰 같은 개인 생산성 영역뿐 아니라 ▲데이터 분석 ▲고객 대응 ▲매칭·추천 시스템 ▲마케팅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자 직군 등 AI 활용 강연 프로그램도 상시적으로 진행 중이다.


엔씨는 “내부 가이드라인은 존재하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넷마블 역시 “AI 활용 관련 내부 가이드라인을 운영 중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 강의와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AI 이상 감지 시스템을 실제 게임 운영에 적용하고 있고 AI 에이전트 기반 업무 환경 구축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 1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AI 시대의 K-게임, 노동자에게 길을 묻다’ 정책 간담회가 열렸다/사진=황세림 기자

다만 회사들의 설명과 별개로 현장에선 체감이 다르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해미 화섬식품노조 넷마블 지회장은 “AI라는 좋은 문물을 활용해서 더 의욕적으로 일하고 싶은 이들은 많다”면서도 “그에 대해 회사가 충분히 지원해 주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사정 협의체가 이뤄져서 현장의 목소리가 법에도 전달되고 AI 시대에 발맞춰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했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게임특위 위원장도 “AI 전환이 노동자와 산업 모두에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경쟁의 규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사와 정부가 함께 의견을 모아 AI 시대의 기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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