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관객 동반 행사 활기...코로나로 바꾼 생활 습관이 변수
2022년 4월중순의 어느날, 인천 계양구의 속칭 '먹자촌'. 자정이 훌쩍 넘긴 시각인데도 불금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20대에서 6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택시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고, 군데군데 대리기사들이 오더콜을 기다리며 연신 스마트폰 어플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영업시간 제한으로 불과 며칠전만해도 자정 이후엔 한산했던 도심 곳곳의 먹자거리는 그야말로 불야성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철폐 이후의 먹자골목의 예상가능한 진풍경이다. 오미크론 확진자 추이가 정점을 지나 빠르게 감소하자 정부의 생각이 점차 바뀌고 있다.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을 검토 중인 정부는 '전면 해제'를 신중히 검토중이다. 다음달 4일부터 적용될 새 조정안은 영업시간을 12시까지로 완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로부터 2주후인 4월18일부터는 전면해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지난 4일 종로 한 식당 앞에 정부의 느슨한 방역지침을 비판하는 간판이 눈에 띈다. <사진: 연합뉴스> |
정부는 원래 방역 조치를 일시 해제할 경우 코로나 유행이 증폭될 것을 우려, 점진적이고 단계적 완화 조치 기조를 꾸준히 견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오미크론 대유행이 한풀 꺾이며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자, 전면해제를 고심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4월 18일부터 '전면해제' 가능성 높아
정부의 분위기가 '추가 완화'에서 '전면 해제'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차기 정부 쪽의 강력한 요청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측이 자영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영업시간 제한과 모임 인원수 제한 등 풀 것은 다 풀어 달라고 적극 요청하고 나서자 정부가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인수위 측은 30일 다중 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폐지를 골자로한 거리두기 규제의 전면 철폐를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나섰다. 업태나 업종에 상관없이 모든 업소의 영업 규제를 다 없애달라는 제안이다.
단계적 조정안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원성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는 데다가, 거리두기 규제가 3년차로 접어들며 피로감이 극에 달한 국민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된 정부로서도 전면해제를 고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사사건건 극한 대립 양상을 보여왔던 여야 정치권이 거리두기 전면 철폐에 관해선 공감대를 형성함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 넘게 자영업자들을 짓누르며 심각한 타격을 줬던 거리두기 방역조치는 4월18일부터 적용될 새 조정안에 맞춰 시행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졌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30일 브리핑에서 "인수위측과의 협의 내용 등을 포함해 각계 의견을 수렴해 논의하는 중"이라며 "내달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거리두기 조정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관객 동반 행사 활기 되찾나
의료계 일각에서 전면해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잔존하고 있지만, 국민여론과 정치권이 의견일치를 본 상태여서 현재로선 도입 시간이 문제일 뿐 전면해제는 거의 확실시되고 있디.
전문가들은 "전면해제안이 다다음 조정안이 시행되는 4월18일부터 적용될 것같다"면서 "'4월 엔데믹'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도 이날 인수위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났다고 확인하는 즉시 영업제한은 철폐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원일희 수석부대변인도 "인수위가 영업제한 전면 철폐도 적극 검토해달라 제안했고, 방역당국도 기본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달 4일부터 적용되는 조정안은 영업시간이 자정까지 1시간 완화되고, 사적 모임인원 수를 10명으로 늘리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코로나19 유행이 이미 2주 전 정점을 찍은 후 완만하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면해제안을 정밀 검토중인 정부로선 이번 조정안이 마지막 완화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 2년을 넘게 시행돼온 거리두기 규제가 조만간 모두 풀리게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되는 분수령을 맞게 됐다. 특히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다.
앤데믹 시대가 열리면 여러가지로 큰 변화를 수반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영업시간 등 모든 규재가 풀림에 따라 자영업이 다시 기지개를 피게되는 것은 물론 국내외 여행객 수요가 급증할 것이 자명하다. 정부는 이에맞춰 입국 후 격리면제 등 다양한 후속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인해 하늘길이 막힌 항로들도 하나 둘씩 다시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하면 극장, 스포츠경기, 공연, 클럽 등 대규모 관람객을 동반하는 시설과 관련 행사들도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가 바꾼 생활 습관이 변수
그러나 당장 엔데믹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코로나 이전 상태로 100%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기가 예전만 못한 데다가 2년 여에 걸친 거리두기 시행으로 국민들의 문화생활 자체가 많이 달라진 탓이다.
인터넷을 활용한 비대면 문화의 발달로 오프라인 관련 행사의 모객이 예전보다 못미칠 가능성이 높다. 영업시간 및 모임인원수 제한이 장기간 시행되면서 혼술, 혼밥 등이 새로운 문화로 정착, 자영업 역시 과거로 바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생활습관의 변화로 원래대로 돌아가기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자체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침체돼있고, 국민들의 생활습관 자체가 많이 달라져 앤데믹 시대가 열린다고 해서 당장에 예전으로 되돌아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경기회복과 소비진작을 위한 정부차원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한데, 세계적으로 긴축이 대세인 것이 부담스러운 변수"라고 강조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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