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17주년 특별기획]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지붕 없는 박물관 '군산 이야기'(19)

김병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7-05 23: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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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싸고 맛있는 ‘군산의 맛집’, 만 원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홍집’, 싼값으로 한우갈비를 맛볼 수 있는 ‘뽀빠이 갈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아픔과 고난의 연속이다. 그 가운데 일제강점기는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다. 일제는 36년간 우리의 삼천리 금수강산을 수탈하고 농락했다. 군산은 그런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대표적인 도시다. 김병윤 대기자는 지난 100여 일 이런 아픔의 도시 군산의 이곳저곳을 돌았다. 그리고 다시 웅비하는 군산을 목도했다. 김병윤 대기자가 둘러본 ‘군산 이야기’를 ‘토요경제 17주년 특별기획’ 일환으로 매주 2회 독자에게 전하려 한다. [편집자 주]

 

값싸고 맛있는 ‘군산의 맛집’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가. 견문을 넓힐 수 있다. 멋진 풍경을 보게 된다. 낯선 사람을 만난다. 새로운 풍습을 경험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신기하다. 모두가 삶에 도움이 된다. 귀중한 자산이 된다. 여행이 주는 선물이다. 그런 여행을 하려면 꼭 필요한 것이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배가 불러야 한다. 먹는 것이 중요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더욱 좋다. 먹으려면 돈이 든다.돈이 많으면 문제가 안 된다.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 좋은 곳에서 자면 된다. 비싼 음식을 먹으면 된다. 돈이 풍족하지 않으면 어찌할까. 경비를 아껴야 한다. 고생해야 한다. 그러면서 여행의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그럴 때 여행의 기쁨을 더해주는 것이 있다. 값싸고 맛있는 집이다.
 

군산은 관광의 도시다. 여행객의 발길이 멈추지 않는다. 미각의 도시다. 음식이 맛있다. 인심이 좋다. 한 상 가득 반찬을 내놓는다. 값도 싸다. 여행객의 배고픔을 달래준다. 집 떠난 고달픔을 씻어준다. 군산에는 그런 집이 많다. 값싸고 맛있는 집. 인정이 넘치는 작은 맛집을 알아본다.

만 원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홍집’
할머니의 정이 흘러넘친다. 인심 좋은 맛집이다.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왔다. 40년이 넘는다. 주인 ‘송정아(75)’ 할머니의 손맛이 한결같다. 군산 현지인이 많이 찾는다. 외지 손님도 많이 온다. 단골손님이 많다. 서울에서 당일치기로 왔다 간다.
 

‘홍집’의 맛을 못 잊어 내려온다. 할머니의 정이 그리워 온다. 여자 친구끼리 와서 수다를 떨다 간다. 할머니에게 응석을 떤다. 할머니는 손녀 같이 대해준다. 곁에서 보고만 있어도 정이 넘친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막걸리 한잔이 들어갈 때마다 목소리가 커진다. 외갓집에 놀러 온 분위기다. 막차 시간이 다가오나 시계를 자꾸 쳐다본다. 떠나는 발걸음에 아쉬움이 넘친다. 못내 돌아서며 할머니를 껴안는다. “할머니 건강하세요. 다음에 또 올게요.” 아쉬움만 있는 게 아니다. 다시 만날 희망이있다.
 

홍집은 신영시장(新榮市場) 안에 있다. 가게가 작다. 자리가 비좁다. 테이블이 3개밖에 없다. 주인 할머니가 쉬는 온돌에 테이블이 한 개 더 있다. 비상용 테이블이다. 다해봐야 4개다. 자리는 언제나 모자란다. 자리가 없을 때는 조리대에 서서 먹는다. 선술집에서 마시는 기분이다. ‘선술집’의 원래 뜻은 ‘서서 먹는다’는 뜻이다.
 

아침 10시에 문을 연다. 저녁 8시에 닫는다. 대낮에도 손님이 줄을 선다. 홍집만의 매력이 있어서다. 값이 싸다. 막걸리 한 주전자에 만 원이다. 안주 값은 안 받는다. 공짜 안주라고 무시하지 마라. 안주가 풍부하다. 한 상 가득 안주가 깔린다. 기본으로 12가지가 나온다. 질은 상상을 초월한다. 소라, 병어회, 꽃게, 꼬막, 자연산 생굴, 조기매운탕, 홍어 등 싱싱한 해산물이 풍부하다. 철에 따라 안주가 바뀐다. 안주가 떨어지면 끊임없이 채워 준다. 주인할머니는 반찬 가짓수를 세지 않는다. 그날그날 좋은 재료로 안주상을 꾸민다. 손님에 대한 정성이 대단하다.

 

할머니는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다. 시장 안을 일찍부터 돌아다닌다. 장바구니를 가득 채운다. 손님에게 배부름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할머니의 체력이 힘에 부칠 만도 하다. 그래도 괜찮다고 한다. 젊어서부터 한 일이라 습관이 됐다고 한다. 손님이 맛있게 먹고 가면 된단다. 배불리 먹으면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바람이 있다. 한 번 왔던 손님이 계속 오길 바라고 있다. 코로나19로힘든 시기에 작은 힘이 됐으면 한다. 할머니의 소박함이 별처럼 빛난다.


‘만원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홍집. 군산의 인심을 느낄 수 있다. 군산의 맛에 흠뻑 빠져든다. 배부름의 만족감을 만끽할 수 있다.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주머니 걱정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 

 

싼값으로 한우갈비를 맛볼 수 있는 ‘뽀빠이 갈비’

▲ 뽀빠이갈비 <사진=김병윤 대기자>

 

한우 소갈비는 값이 비싸 먹기 힘들다. 서민에겐 부담이다. 예로부터 그랬다. 지체높은 양반 집에서나 먹었다. 예나 지금이나 갈비는 귀한 음식이다. 돈이 많아야 먹을 수 있다. 이런 갈비를 값싸게 먹을 수 있는 집이 있다. ‘뽀빠이갈비집’이다. ‘뽀빠이냉면집’ 큰아들이 운영한다. 2013년에 개업했다. 고기의 질이 좋다. 믿을 수 있다. 순수 100% 한우갈비다. 가격이 놀랄 만큼 싸다. 180g갈비 1대에 19,000원이다. 일반 갈빗집과 비교해도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개업 첫해에는 14,000원을 받았다. 물가 상승으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다.


뽀빠이갈비집 가격은 왜 이리 쌀까. 이 집의 특징이 있다. 주인이 직접 갈비를 사온다. 충북 음성 도축장에서 일주일치 갈비를 받는다. 중매인에게 직접 산다. 육가공공장에서 나오는 갈비는 맛이 다르다. 좋은 갈비를 사려고 무진 노력을 한다.
 

갈비는 주인 김태완 씨가 직접 손질을 한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요리 방법도 달리했다. 손님이 직접 볼 수 있게 주방을 열어 놨다. 손님 앞에서 직접 갈비를 발라낸다. 손님은 신뢰감을 느낀다. 갈비 맛을 좋게 하려고 여러 살을 섞는다. 살치·꽃갈비·늑간·안창살·마구리살을 모두 섞는다. 각 부위별로 해체해 섞는 힘든 작업이다. 섞인 살을 갈비에 혼합한다. 부드러움을 더해준다. 갈비 맛이 혀를 녹인다.
 

뽀빠이갈비는 양념을 재어 놓아도 맛의 변함이 없다. 양념 배합이 비책이다. 양념은 간장과 각종 과일의 배합이 중요하다. 문제는 간장이다. 조선간장과 양조간장을 섞는다. 조선간장은 매년 담근다. 조선간장의 맛이 매년 다르다. 그때마다 맛의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지금도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는 이유다. 언제나 90% 이상은 맛을 잡고 있다. 100% 맛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맛을 만드는 것보다 옛 맛을 지키는 게 어렵다. 유혹을 떨치는 것도 힘들다. 가격을 더 올리라는 유혹이 많다. 주인은 이미 그런 유혹을 떨쳐 버렸다. 뽀빠이갈비는 거의 쉬지 않는다. 설날과 추석만 쉰다. 갈비가 떨어지는 날은 장사를 못 한다. 그날 준비한 물량만큼만 판다. 이른 날에는 오후 6~7 사이에 갈비가 떨어진다. 값싸고 맛있는 한우 소갈비를 먹으려고 쟁탈전을 벌인다.

주인의 갈빗집 창업 동기가 특이하다. 할머니가 해주신 맛이 그리워서다. 할머니는 장손인 주인에게 맛난 음식을 해줬다. 그때 그 맛이 그리웠다. 많은 연구를 했다. 현재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취미가 갈빗집 투어다. 전국의 유명 갈빗집을 다니고 있다. 그 가게의 맛 변화를 알기 위해서다. 1년에 2번 정도는 일본을 방문한다.
 

일본의 장맛을 알아보고 있다. 정보를 알아야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이다. 뽀빠이갈비는 여행에 지친 입맛을 살리기 좋은 집이다. 얄팍한 주머니에도 들러볼만한 장소다. 

<계속>

 

토요경제 / 김병윤 대기자 bykim71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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