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물갈이' 정치권 입김부나?

토요경제 / 기사승인 : 2012-02-27 11: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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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개사 중 30곳 CEO 등 대규모 '인사 태풍'

[온라인팀] 최근 국내외 악재속에서도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은 존폐 위기에 처했다.


올해 1월2일 거래대금이 5871억원을 기록했으며 1월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900억원 수준으로 1조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ELW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살 때보다 현금 지출이 적고, 주식이 예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주식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점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증거금 없이 투자가 가능해 무분별한 시장 진입으로 투자자의 손실이 커졌다고 판단, ELW 투자 시 15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부과토록 했다.


우리나라 ELW 시장은 2005년 12월1일 개장 이래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2009년에는 홍콩과 독일 거래소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ELW 시장 위축 시작은 스캘퍼 검찰 수사
‘승승장구’하던 ELW 시장에 ‘이상 징후’가 보인 것은 지난해 6월 검찰이 주요 증권사 및 스캘퍼(scalper·초단타 매매자) 등을 대상으로 한 수사를 시작하면서다.


검찰은 ELW 매매과정에서 스캘퍼들에게 일반 투자자들보다 속도가 빠른 전용회선을 제공하는 등 부당거래를 한 혐의(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로 12개 증권사 대표 및 관련자 전원을 기소하면서 ELW 시장은 위축되기 시작했다.


당시 검찰은 우리투자증권과 삼성, KTB, 이트레이드, HMC투자증권 등 5곳을 압수 수색한 데 이어 현대, 대신, 신한금융투자, 유진, LIG증권 등 5곳을 추가 압수 수색했다. 스캘퍼와 증권사 직원 등 관련자만 20~30명에 달한다.


지난해 1월13일 ELW 거래량은 2조2897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검찰이 부당거래에 연루된 주요 증권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자 ELW 거래량은 급감했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해 11월28일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의 무죄 판결을 시작해 지난 1월31일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및 남삼현 이트레이드증권 사장 등에 대한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관련자 전원의 무죄가 확정됐다.


이처럼 부당거래 혐의로 기소된 증권사 대표 및 스캘퍼 전원의 무죄가 확정됐지만 좀처럼 ELW 시장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검찰 기소 등으로 투자자들에게 ELW 시장에 대해 ‘투기적시장’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심어진 데다가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 김신 현대증권 대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대표, 김경규 LIG투자증권 대표


◇금융당국 규제에 ELW 시장 ‘꽁꽁’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1차 규제안으로 ELW에 투자 시 1500만원을 부과토록 하는 등 기본예탁금이라는 장벽을 세웠다.


금융당국은 증거금 없이 투자가 가능해 무분별한 시장 진입으로 투자자의 손실이 커졌다고 판단, ELW 투자 시 15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부과토록 했다.


거래행사 가능성이 낮은 극외 가격대 ELW는 추가 발행을 제한하는 등 ELW 발행 조건을 강화하고 스캘퍼를 위한 전용회선 특혜도 제한했다.


이어 증권사별 월 1회 이내로 ELW 종목 발행을 제한하고 유동상공급자(LP)는 장내 미수·매도 호가 차가 일정비율만큼 벌어져 있을 때만 호가를 제출토록 하는 2차 규제안을 내놓으면서 ELW 시장은 더욱 얼어붙었다.


아울러 최근에는 한국거래소가 스캘퍼들을 겨냥해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 제한’ 제도를 내놓아 계속되는 시장 위축이 예상된다.


내달 12일부터 시행되는 ‘호가 제출 제한’ 제도는 LP를 위한 호가를 시장스프레드비율이 15%를 초과하는 경우 8~15% 선에서 제출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시장스프레드비율이 20%를 초과하면 5분 이내에 20% 이내로 제출 가능했다.


◇ELW에서 손 떼는 증권사 ‘줄줄’
ELW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11월 1조4000억원, 12월 1조2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20일 거래대금은 8587억을 나타냈으며 앞서 1월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900억원 수준으로 1조원 이하로 떨어졌다.


ELW 상장종목 수 역시 6800여 개로 줄었다. 지난해 1만 개를 넘어선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이처럼 최근 ELW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ELW 발행 및 LP 역할을 중단하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는 실태다.


지난해 ELW 발행 및 LP 역할을 담당하는 증권사 약 30개 가운데 약 5~6개사가 적자를 면치 못해 ELW 발행 및 해당 업무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ELW 시장 위축이 계속된다면 ELW 분야 조직을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사를 통해 발행하고 있는 지점 형태의 외국계 증권사들도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KB투자증권 및 SK증권이 ELW 시장에 신규 진입했지만, ELW 시장의 침체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ELW는 원래 증거금이 없는 상품이었는데 지난해 ELW 증거금이 생기면서 거래량이 준 것”이라며 “ELW 거래량 등이 감소했던 시점은 (금융당국이) 증거금 1500만원을 요구했던 시점이다. 무죄 판결 자체가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특별히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스캘퍼들이 돌아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ELW 거래량이 증가했을 때 가능한데, 지금으로서는 거래량이 특별히 늘지 않아 알 수 없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LW 시장 살아남기 방편
ELW 시장이 ‘투기적시장’이란 부정적 인식을 벗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을 비롯한 기관에서 특단의 방안을 내어 놓아야 한다. 시장 활성화와 소비자 보호 등을 위한 공정한 거래 질서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은 변함없다. 투자자 교육도 중요하지만 ELW시장의 공정성을 높이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을 비롯해 금융투자협회, 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 등은 지난 2010년 11월 '1단계 ELW 건전화 방안'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스캘퍼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ELW 거래시 신청사 작성과 교육 이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부적격 LP의 난립을 막기 위해 LP평가를 강화했다.


당시에도 스캘퍼에 대한 전용회선 제공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모니터링을 강화하는데 그치면서 결국 건전화 방안은 무용지물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을 비롯한 기관에서 ELW시장 살리기에 대해 어떤 방안을 내어 놓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총선과 정권 말기를 앞두고 정치권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물러나거나 교체 바람이 불고 있어 업계에 관심을 끌고 있다.


대기업에서 금융권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증권업계 역시 49개사 중 30곳에 새 CEO가 대거 등장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특히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나빴던 데다 ELW 재판, 헤지펀드 도입 등으로 분위기를 새롭게 다질 필요가 있어 대규모 인사태풍이 예상된다.


이는 총선과 대선을 치르는 올해 정부의 낙하산 인사들이 증권가로 밀려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증권사 CEO 자리를 원하는 정부 관계자가 적잖다는 후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CEO 교체 ‘새바람’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들의 정기주총은 5월에 주로 몰려 있지만 올해는 금융투자협회장 선거 후폭풍으로 인해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CEO 교체가 단행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최근 현대증권은 김신 전 미래에셋증권 대표를, 신한금융투자는 강대석 신성투자자문 사장을 대표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김신 전 대표가 물러난 자리를 변재상 리테일사업부 대표가 물려받았다. LIG투자증권은 김경규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배치했다.


현대증권은 오는 3월말 임시 주주총회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 내정자를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쌍용증권에 입사한 뒤 2004년 미래에셋증권으로 옮겨 장외파생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서비스부문 대표 등을 지냈다.


현대증권 측은 “글로벌 증권사로 도약함에 있어 인사·기획·해외사업 등의 분야에서 두루 역량을 갖춘 김 신 내정자가 최적임자로 판단·영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경우 63년생으로 증권가에서는 상당히 젊은 측에 속한다는 점에서 세대교체 바람을 몰아올 전망이다.


지난 10일 취임식을 가진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신임 대표이사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인사였다. 강 대표이사는 신한조직을 떠난 지 7년 이상이 됐으며 직원들은 오랜만에 증권을 잘 아는 증권 출신이 사장으로 왔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강 사장은 취임식에서 “그룹 내 위상에 걸맞는 좋은 회사가 되려면 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1958년생인 강 사장은 1980년 외환은행 입행한 후 1988년부터 2004년까지 17년간 증권업계에 몸 담아왔다. 2002년부터 2년여간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을 지냈다.


미래에셋증권 변재상 신임 대표는 1963년생으로 대전 출신인 변 내정자는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동부증권,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을 거쳐 2000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했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채권본부장, 경영서비스부문 대표 등을 역임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은 조웅기 대표이사(홀세일, IB부문, 트레이딩)와 변재상 대표이사(리테일, 경영서비스)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LIG투자증권 김경규 신임 대표는 1960년생으로 우신고와 한양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LG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장과 우리투자증권 주식영업본부장을 역임했으며, LIG그룹이 증권업에 진출한 2008년 6월부터 LIG투자증권에서 영업총괄로 근무해 왔다.


김 대표는 이 날 취임식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고객자산증가율, 생산성 등의 측면에서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금융투자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증권사 5곳 중 1곳 적자…구조조정 바람 부나
증권업황 악화로 지난해 3분기까지(2011년 4~12월)에 62개 증권사 중 13개사가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5곳 중 1곳이 적자를 본 셈이어서 결산(3월 기준)을 끝낸 후 구조조정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SK증권(△118억원), IBK투자증권(△122억원), 한화투자증권(27억원), 골든브릿지증권(12억원), 한맥투자증권(3억원), 애플투자증권(20억원), 코리아RB증권(8억원) 등 국내 7개사를 비롯해 한국SC증권(12억원), 맥쿼리증권(27억원), 비오에스증권(29억원) 등 외국계 3사, 알비에스아시아증권(62억원), 다이와증권(71억원), 바클레이즈증권(73억원) 등 외국사지점계 3개사가 적자에 빠졌다.


흑자를 낸 증권사도 그 폭이 줄어, 전체 증권업계의 수익이 감소했다.


금감원의 잠정집계를 보면 이 기간 동안 62개 전체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754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351억원이 감소했다. 16%가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순이익률도 4.6%로 전년동기 대비 1.2% 포인트 하락했다.


순이익 감소는 집합투자증권과 파생결합증권의 판매 수수료 감소와 상품투자 손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유럽재정위기 우려 등 대내외불안요인에 따른 증시등락으로 자기매매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730억원 감소한 것도 주된 요인이다.


무더기 적자는 증권사 CEO 임기만료와 결산시점이 맞물린 3월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월을 전후해 30여명에 가까운 증권사 대표들이 임기가 만료돼 재신임 여부가 결정된다”며 “실적부진으로 인해 쇄신차원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진행될 경우 연쇄적으로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여파가 몰아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금융권
무엇보다 정권교체기에 심한 몸살을 앓는 곳은 금융권이다. 알아서 사표를 내고 연임을 포기하고 있다. 정권 눈칫밥이 이만저만 아니다. 드문드문 권토중래하는 사례도 있지만 혼란기를 벗어날 기미는 없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김태영 농협 신용대표나 3월 임기 만료 후 퇴진하는 이장호 부산은행장은 정치적 부담이 결심의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사퇴 역시 정치권 압박이 주된 이유로 알려졌다.


연임이 예상되는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정해진 임기가 3년이지만 1~2년으로 줄어들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임기를 맞춰 정치권 움직임에 따라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대 천왕’으로 불리는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운명은 현 정권과 궤를 같이 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내년 7월 3년 임기를 마치게 된다. 차기 정권 출범과 동시에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2014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역시 정권이 바뀌면 교체 논의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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