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불법개인정보 조회 ‘파문 확산’

이완재 / 기사승인 : 2013-12-09 09: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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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모 행정관 개인적 일탈? 청와대 배후? 공방

靑 행정관 통해 채군 가족부 조회 의혹…검찰수사
채동욱 전 총장 ‘찍어내기’ 조직적 개입 의혹 증폭
이정현 홍보수석, “청와대와 관련성은 없다” 해명
민주, “꼬리자르기 말라 배후와 윗선 밝혀야” 비판

조모 행정관의 개인정보 조회는 개인적 일탈로 청와대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토요경제=이완재 기자] 청와대 조모 행정관의 불법 개인정보 조회 요청 의혹이 확산되자 그 배후를 놓고 진실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녀 의혹과 관련, 채모군의 개인정보 조회를 서초구청 조이제 행정지원국장에게 요청한 총무비서관실 조모 행정관에 대해 ‘개인적 일탈’로 규정하고 무관설을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배후에 청와대 고위인사가 개입한 정황이 의심된다며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 관철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당장 이 문제를 놓고 검찰의 안행부 국장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진실규명에 나섰다.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민간인 개인사찰이 청와대의 지시로 드러날 경우 현 정권의 도덕성과 권위도 크게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檢, '蔡혼외자 의혹' 안행부 국장 자택·사무실 압수수색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장영수)는 5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로 지목된 채모군 모자(母子)의 가족관계등록부를 불법 열람하는데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안전행정부 김장주(49·중앙공무원교육원 기획부장) 국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약 2시간에 걸쳐 김 국장의 경기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 사무실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자택에 수사관을 보내 개인수첩과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검찰이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에는 김 국장의 신체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장은 안행부의 감찰을 받고 있던 중 검찰의 요청으로 사무실 압수수색에 입회하는 대신 자택에는 변호인이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장은 연가를 내고 정상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국장이 지난 6월 중순 인척(姻戚) 관계인 청와대 조오영(54) 행정관을 통해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를 불법으로 열람·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조 행정관이 지난 6월11일 채군의 이름·주민등록번호·본적을 휴대전화(문자메시지)로 서초구청 조이제(53) 행정지원국장에게 알려주고 가족관계 정보 조회를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날 발표한 바 있다. 청와대는 조 행정관에게 정보 조회를 부탁한 인물로 김 국장을 지목했다.


검찰은 조 행정관한테서 임의제출받은 휴대전화 문자·통화 송수신 내역 등 통신기록을 분석하면서 김 국장과 자주 연락한 정황을 잡고, 두 사람간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에서 가족부 조회를 부탁하는 취지의 내용이 남아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신속한 수사를 위해 검사 1명을 새로 충원했다.


검찰은 김 국장이 채군의 신상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나 개인정보를 열람한 만한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 다른 지인으로부터 가족부 조회·열람을 지시받았을 것으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서초구청 행정국장, 청와대 행정관에 이어 안행부 고위공무원인 김 국장이 채군의 개인정보 열람·유출에 연루되면서 수사가 확대될 경우 제3의 인물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 국장은 경북 영천 출신으로 포항고,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사회에 입문, 이명박 정부 시절 '영포라인'으로 분류됐다. 김 국장은 주변의 같은 기수에 비해 승진이 빠른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청에서 부이사관(3급)으로 근무하는 등 주로 경북지역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해오다가 2010년 행정안전부로 전입해 지역녹색정책관을 맡았다. 이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국장의 출신지나 근무경력 등을 이유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구명이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우회적으로 김 국장을 통해 채군 모자에 관한 정보를 조회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다만 김 국장과 청와대 민정수석실간 유착 관계에 대해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김 국장은 지역녹색정책관 시절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사업에 다소 난색을 나타내 갈등을 빚다 마침 당시 민정수석실 내에 공석이 있어 안행부에서 파견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국장의 휴대전화 통신기록과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 국장을 상대로 채군의 인적사항을 사전 입수한 경위와 조 행정관에게 가족부 조회를 부탁한 사실이 있는지, 채군에 관한 가족부를 열람한 배경이 무엇인지, 채군에 관한 신상정보를 외부로 유출하거나 직무와 무관한 사적인 용도로 썼는지 여부 등을 따질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안행부는 전날 유정복 장관의 지시로 김 국장에 대한 감찰에 들어갔다. 하지만 김 부장은 조 행정관에게 채모군의 인적사항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전날 저녁 조 행정관을 불러 조사한 뒤 자정을 넘겨 돌려보냈다.


조 행정관은 검찰에서 평소 친분있는 김 국장의 부탁으로 채군의 가족정보 조회를 요청했을 뿐 개인적인 목적으로 정보를 이용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 靑행정관 의혹 비판속 특검관철 총력


민주당은 5일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 관철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당내 강경파는 물론 특검을 고리로 한 범야권을 형성하고 있는 정의당, 무소속 안철수 의원, 시민사회 등의 비판을 잠재워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행정관이 개인정보 불법유출에 개입된 것을 맹비난하며 특검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이슈를 쟁점화해 특검수용에 대한 압박수위를 최고조로 올려 여권의 특검 무력화 전략에 맞불을 놓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고위정책-약속살리기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과 관련한 청와대 행정관의 불법 신상정보 취득에 대해 “개인적 일탈이란 해명은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 정도 변명하는 청와대와 정권은 사춘기 정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꼬리 자르기 변명은 사춘기 청소년의 변명에 불과하고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라며 “이번 채동욱 총장 찍어내기 사건에서도 특검 도입의 필요성은 증가하고 있다”고 특검 실시를 촉구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채모군의 정보가 유출된 것은 사실인데 지시자는 없고 청와대가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하며 배후의 정점으로 곽상도 전 민정수석을 지목했다.


문병호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나와 “채 전 총장 사건에서 보듯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어 새누리당에서도 특검을 거부할 명분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채동욱 찍어내기’ 사건도 특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관석 의원 역시 “청와대가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꼬리 자르기를 한 것에 불과하다”며 “박근혜 정부는 종북몰이, 공포정치, 공안통치로 대한민국을 3공화국으로 되돌려 놓았다”라고 비판했다.


대변인들도 가세헸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특검이 필요하다”며 “특검을 향한 민주당의 의지는 결코 식지 않을 것이고 민주당은 이를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배재정 대변인도 “청와대, 그럼에도 꼬리 자르기하고 수사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도 ‘개인 일탈’, ‘모두 전 정권 사람들’ 라며 ‘그래서 모르는 일’이라고 얘기한다”며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 아니라면 말장난 당장 그만두고 성실하게 특검 논의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특검법안을 상정하고 특검 도입을 위한 대여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에서 특검에 대한 반대 기류가 강해 특검 도입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청와대 조모 행정관의 불법개인정보 의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



◆靑, ‘채동욱 찍어내기’ 재점화에 곤혹


청와대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로 지목된 채모군의 개인정보의 불법열람·유출 과정에 총무비서관실 소속 조오영 행정관이 개입한 사실과 관련해 ‘채동욱 찍어내기’ 논란이 재점화되자 곤혼스런 표정이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이 경위를 파악중이라고 밝힌지 하루만인 전날 조 행정관이 안전행정부 소속 김모 국장의 부탁을 받고 서초구청 조이제 국장에게 문자로 채군의 정보를 요청했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밝혔다. 조 행정관은 서둘러 직위해제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해명과 조치에도 불구하고 채동욱 찍어내기 논란은 진화되기는 커녕 야당의 거센 비판속에 오히려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는 청와대의 자체 조사로 등장하게 된 제3의 인물인 안행부 김 국장 때문.


김 국장은 경북 영천 출신으로 포항에서 고등학교를 나왔으며 MB정부의 ‘영포라인’으로 분류된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지난 2010년부터 안행부로 자리를 옮겼다.


문제는 김 국장이 MB정부 말기인 지난해 1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일했다는 점이다.


비록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3월 중순께 원소속 부처인 안행부로 복귀했다고는 하지만 당시 상관이자 야권에서 채 전 총장 사태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는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같은 성균관대 출신이라는 점 등이 얽혀 의혹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전날 민정수석실의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처음에는 ‘모 중앙부처 공무원 김모씨’라고만 했다가 뒤늦게 안행부 소속임을 알렸으며 지위는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더욱이 MB정부 말기부터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까지 짧은 기간이었다고는 해도 김 국장이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이력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


또 김 국장은 인척 관계인 조 행정관과 평소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채군에 관한 정보 조회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청와대로 쏠리는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전날 발표와 관련한 추가적인 언급은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발표한 것 이외에 추가로 더 말할 게 없다”만 말했다.


민정수석실의 자체조사 결과 외의 구체적인 내용들은 검찰조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으로 보이지만 전날 해명에도 불구하고 채동욱 찍어내기 의혹이 더 커지고 있는데 대한 당혹감도 묻어난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이 합법적인 절차만 밟으면 얼마든지 정보 취득이 가능한데 '윗선' 개입 의혹을 사면서까지 굳이 시설관리 담당인 조 행정관에게 정보유출을 부탁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또 김 국장이 현 정부 들어서는 사실상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업무를 본 적이 없고 곽 전 수석과도 출신 대학이 같을 뿐 아무 관련이 없기 때문이 계속된 의혹 제기를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권은 이번 사건을 ‘꼬리 자르기’로 규정하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 청와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나아가 이번 이슈를 쟁점화해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규명과 관련한 특검수용의 압박수위를 최고조로 올릴 것으로 보여 청와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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