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제조사·이통사에 재앙될까?

김세헌 / 기사승인 : 2013-12-09 11: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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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비자 우선” 유통구조 개선의지 피력…업계, 단통법 통과되면 휴대폰산업 위축될 것

[토요경제=김세헌기자] 정부가 불법 보조금 문제의 해결책으로 내놓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업체는 물론, 정부와도 온도차도 극명하게 갈리는 가운데 실제로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어떤 혜택이 돌아갈지 관심이 아닐수 없기 때문이다.


◇ 과도한 보조금 차별 지급 감소 가능성


우선 이 법이 통과되면 그동안 고객별로 최대 60만~70만원 이상 다르게 책정됐던 보조금으로 인해 이용자 간 부당하게 차별되는 일은 줄어들 전망이다.


그동안 이동통신 3사는 이용자의 가입유형이 번호이동일 때와 신규가입일 때, 기기변경 변경일 때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했다. 또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에는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거주지역에 따라서도 차별적인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 홍진배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이 최근 열린 ‘이동전화 단말기 유통구조 제도 개선 발표’에서 외국 이동통신 매장에 휴대폰 소비자 가격과 단말기 보조금 가격이 명시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단통법이 실시되면 부당한 차별의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해 강하게 규제한다. 이를 통해 고가 요금제로만 보조금을 과도하게 집중하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이통사가 홈페이지 등에 단말기별로 출고가(A)와 보조금(B), 판매가(A-B)를 공시하도록 해 보조금 지급의 투명성을 높인다. 또 공시기간을 정해 이통사별, 단말기별로 공시된 보조금을 실제로 적용토록 한다.


다만 대리점이나 판매점별로 이통사 공시 보조금의 일정 범위 내에서 보조금을 추가 지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현재 보조금 추가 지급의 규모는 이용자 별로 최대 2~300% 이상 차이가 나고 있으나 단통법이 도입되면 약 15%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대리점과 판매점은 이통사 공시 자료를 게시하고 추가로 지급하는 보조금도 함께 공시하도록 할 게획이다. 실제로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 이통사는 단말기별 할인액 수준을 사전에 알기 쉽게 온·오프라인을 통해 공시하고 있다.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7만원 이상의 요금제를 3개월 이상 유지하도록 하는 등의 강제 계약 체결을 하는 것도 사라진다. 그동안 공식약관과 별도로 이통사 대리점, 판매점이 음성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고가 요금제, 특정부가서비스 등을 일정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단통법이 통과되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약관 외 불공정 개별계약을 무효화해 소비자들은 이 같은 구두 계약을 따를 필요가 없게 된다.


◇ 단말기 할인? 통신요금 할인?…소비자 중심으로


단통법은 서비스 가입 시 단말기 보조금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요금할인을 받을 것인지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서비스 가입 시 보조금을 지급받지 않은 가입자는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제공토록 한다.


단말기 할인 코스를 선택하는 소비자는 이통사에서 단말기를 구입하는 가입자에게 일정 금액의 단말기 할인(보조금)을 지원한다. 반면 요금할인 코스를 선택하면 자급 단말기 이용자 등 서비스 단독 가입자에게 단말기 할인(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 할인을 지원한다.


가령 고가폰을 구입하는 대신 자급폰으로 저렴한 단말기를 별도로 구입하고 이통사 서비스를 가입할 때는 요금할인을 선택해 이용자들이 할인 혜택을 더욱 크게 가져가도록 할 전망이다.


홍진배 미래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단통법을 통해 가격 전달 체계를 투명하게 하면 이통사와 제조사들이 건전한 경쟁 체계를 만들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이통사업자들이 요금 경쟁을 벌이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 단통법 두고 제조사간 ‘입장차’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단통법을 둘러싸고 정부와 휴대폰 제조사간 힘겨루기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제조사들은 “단통법이 통과될 경우 휴대폰 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며 한 목소리로 반발하고 있지만 속내는 조금씩 다르다.


단통법은 제조사로 하여금 단말기 판매량과 장려금 규모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 그동안 제조사들은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이동통신사에 장려금을 지원해 판매를 촉진해 왔는데 단통법이 시행될 경우 이러한 가격 정책이 먹히지 않게 된다.


정부는 단통법이 시행되면 똑같은 단말기를 누구는 60만원에 사고 누구는 17만원에 구입하는 식의 가격차별이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제조사 측에서는 △판매 장려금 등 영업비밀이 공개될 경우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고 △결국 국내 휴대폰 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등의 반대 논리를 펴고 있다.


제조사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단통법 반대에 가장 적극적이다. 삼성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해, 단통법이 시행될 경우 규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삼성의 경우 국내 보다 해외 판매 비중이 더 높기 때문에 장려금 규모 등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리는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이 작은 LG전자는 일단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공식적으로는 “단통법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단통법 찬성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에 비해 장려금 지원 규모가 작은 LG전자로선 내심 ‘제품만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국내 최대 휴대폰 제조사이자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단통법을 적극 반대하는 상황에서 대놓고 찬성 입장을 밝히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규모 장려금을 쏟아 부을 여력이 되지 않는 팬택 입장에서도 가격이 아닌, 제품만으로 승부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가뜩이나 침체되고 있는 국내 휴대폰 시장이 단통법 통과로 더욱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미래부 “단통법은 보조금 투명 지급법”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은 보조금 투명 지급법이다.”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은 최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미래부 기자단 스터디모임에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윤 차관은 현재 제조사와 정부가 단통법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국면을 풀기 위해 직접 기자들과 만나 법의 취지와 국민의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윤 차관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휴대폰 단말기를 구입을 하는데 언제 샀는지, 어디서 샀는지에 따라서 2~30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저도 미국에서 살면서 아이폰을 개통한 적이 있는데 해외에서는 보조금 공시, 할인 선택제 등이 이미 도입돼 있어 심각한 이용자 차별 현상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각 나라가 각 국의 상황에 맞게 시장이 작동하지 않을 때는 시장 실패 영역을 치유하기 위한 법이 있다”면서 “눈이 많이 오는 캐나다는 스노우 타이어의 장착 의무화 되고 있는 사례가 그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차관은 단통법은 가계 통신비 경감하고 경쟁을 정상화하려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보조금 공시, 부당한 이용자 차별 금지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가격 제공하는 법이기 때문에 단통법이 통과되면 중저가 폰 시장이 활성화 되고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윤 차관은 “현재 알뜰폰이 인기가 있는 것을 보면 중저가 수요가 상당부분 존재했다는 것을 알수 있다”면서 “그동안 너무 하이엔드 중심으로 가다보니 소비자는 어쩔 수 없이 밀려 하이엔드로만 가고 그게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윤 차관은 제조사에게도 단통법에 대해 이의가 있거나 의견이 있으면 언제는 의견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정부에서는 열린 자세로 소비자, 이통사, 제조사, 대리점, 판매점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오고 있다”면서 “협의를 통해 사실 관계 설명했음에도 반복적으로 사실 왜곡을 통해 국민 혼란을 가중 시키는 것은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이들이 이해관계 떠나서 국민의 입장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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