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김세헌기자]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보루네오 가구에 다시 큰 걸림돌이 생겼다. 야심차게 준비한 팔레트(상품 상·하역 보조 받침대) 수출사업이 납품 대상업체의 손해배상청구로 인해 사업 중단이라는 난항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보루네오가구는 관련 업계에서 47년 전통을 자랑하는 업체로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부동산 매각, 투자유치 등의 자구노력이 실패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자 지난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가구업계 일각에서는 이번에 손해배상 청구액이 확정될 경우 보루네오가구의 경영 정상화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보루네오가구는 미국 알렉스사가 지난달 18일 미국 미시간 지방법원에 자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보르네오가구는 지난해 6월 물류를 쌓아놓는 받침대인 팔레트 생산과 판매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미국 자회사인 ‘BIF 월드’를 설립, 해외에 진출했다.
지난해 11월엔 미국 내 팔레트 업체인 알렉스와 929억원 상당의 알루미늄 팔레트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보루네오가 알루미늄 팔레트 반제품을 수출한 뒤 BIF 월드에 공급하면, BIF 월드가 최종 조립한 완제품을 알렉스에 납품하는 형태였다. 알렉스에 수출한 팔레트는 지난 10월까지 1년간 P&G와 네슬레 등 대기업에 납품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보루네오가구가 유동성 위기에 빠져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팔레트 사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면서 알렉스와의 공급계약을 지킬 수 없게 됐다.
보루네오가구 측은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액수의 손해배상액이 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소송이 보루네오가구의 경영 정상화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 역시 “보루네오가구의 경우 최근 매출이 급감하면서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인데 이번에 소송까지 제기돼 다시 기업에 큰 위기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보루네오가구는 지난달 14일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 결정에 따라 보통주 3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와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감자 관련 변경 상장일인 내년 1월 7일 전날까지 주식 매매거래도 정지됐다.
◇ 연이은 최대주주 변경과 과도한 신사업 추진 ‘난항’ 예고
그동안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하던 보루네오가구는 지난해 최대주주가 에이엘팔레트물류로 바뀌면서 경영난이 시작됐다.
에이엘팔레트는 지난해 6월 정복균 거성건설산업 회장으로부터 보루네오 주식 320만주(지분율 33.27%)를 인수했다. 에이엘팔레트가 유통 부문을 분리해 설립한 에이엘팔레트물류는 당시 지분을 넘겨받으면서 보루네오가구의 최대주주가 됐다. 그리고 보루네오가구의 팔레트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에이엘팔레트물류는 다각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신사업인 팔레트 사업을 지원했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현지 법인을 세우는 등 팔레트 사업의 발판을 확장시켰다. 이어 석유대체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비아이에프씨엔에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보루네오의 내부 자금 유용은 물론 외부 자금 조달도 늘었다. 신사업에 투입된 정확한 자금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외부 자금 조달로 인해 보루네오의 재무 상황은 크게 악화됐다.
2011년 인수 전 104억원에 이르던 현금성자산은 1년 여간 100억원이 소멸됐다. 또 보루네오가 보유한 토지와 건물 등 투자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조달한 차입금 규모도 2011년 말 4억원에서 2012년 말 8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43억 원의 투자부동산을 처분하기도 했다.
보루네오가구는 팔레트 제조업을 신사업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부족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회사는 총제적인 경영난에 빠지게 됐다.
팔레트 사업을 포함한 가구 사업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장기적인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사실상 팔레트 사업이 총체적인 난항을 예고했다는 업계의 평가가 나온다.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선 보루네오가구는 무리한 사업 확장이 영업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판단, 팔레트 사업을 정리하겠단 방침을 세웠다.
이러한 경영난을 견디다 못한 보루네오가구는 지난 5월 말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AL팔레트물류는 보유 주식 대부분을 처분했다.
지난 14일 회생계획인가 결정에 따른 출자전환으로 보루네오가구협력사협의회가 보루네오가구의 최대주주가 됐다.
협력사협의회는 보루네오가구와 20년 이상 거래한 150여개 납품업체들이 구성한 단체로, 회생채권 176여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각종 의결권을 위임받은 채권까지 포함하면 협의회가 권리를 가진 채권이 250여억원의 규모에 이른다.
안종호 다원산업 사장이 이끄는 협력사협의회는 보루네오가구의 회생계획이 인가된 후 법인으로 전환하다는 방침이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재조달, 운영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주주로서 경영에 적극 참여하다는 계획이다.
안 협력사협의회장은 “기업회생 인가 여부와 관계없이 보루네오가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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