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준의 부동산 칼럼]Balance of Unbalance - 풍수지리

조항준 / 기사승인 : 2015-04-14 14: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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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항준 신대림공인중개사 대표(서울 성산동)
서울시지정글로벌공인중개사
현 상명대학교대학원 글로벌 부동산학과 석사과정
단국대 지역개발학과 졸업
인연이란 것이 사람 사이의 것만은 아닌 듯하다. 아버지가 토목기술자로 평생을 사셨고 나 또한 지역개발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공인중개사로 업을 하니 땅과의 인연에 있어서 예사로운 인연은 아니다.


땅과의 인연을 가진 이라면 인연의 깊이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스치고 지나가기라도 하는 인연을 가진 것이 풍수(風水)다. 하지만 그에 대해 글로 쓴다는 것은 늘 조심스럽다. 존경하는 분의 이야기를 빌리면 엉터리가 가장 많은 곳이 풍수라 하고 그러다 보니 나 또한 어찌하다보면 그 무리에 섞이고 말 것이라는 조심에서 일 것이다.


풍수라는 것은 공간과 사람의 관계에 관한 것이며 우리 문화에서는 태생적 인연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의 음택(陰宅)중심의 풍수가 양택(陽宅)에 대한 관심으로 그리고 근래에 생활풍수에 대한 관심의 확대에는 매스미디어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또한 풍수의 기원을 중국이라 하지만 그것이 중국과 달리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오고 유지되는 데에는 우리 사상체계의 고유함도 한 몫을 할 것이다.


즉, 중국의 근본 사상이 우주를 그리고 사람을 완전함에 대한 전제에서 시작했다면 우리의 철학은 불완전함에 대한 인정으로부터 비롯된다. 중국의 것이 이상적 완전함에 대한 추구였다면 우리의 풍수는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그 부족한 것을 보완하고 과한 것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를 비보(裨補)풍수로 구분하여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근본을 보는 시각의 차이에 대해서 시장기능의 불완전함을 인정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의 업적에 비견될 만 한 것이 아니냐는 농담을 하기도 하고 당시로서 본다면 이러한 근본에 대한 차이로 대단히 급진적(Radical)인 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풍수에 대한 논의를 보면 그 기본에 대한 성찰 없이 풍수만의 관심으로 한정되면서 그 고유의 생동감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과하지도 부족하지 않게라는 비보의 전제는 먼저 과하고 부족함에 대한 판단이 선행되는 것이며 이러한 판단이 철학이다. 사실 풍수는 매우 직관적이며 또한 창의적인 분야이다. 그러다 보니 풍수의 대가(大家)조차도 그 판단에 있어서의 실수들이 전해지는 것이 풍수의 분야이며 이러한 것을 보면 부동산의 다른 어느 분야보다 겸손함이 요구되는 분야일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풍수가를 판단한다면 “이 곳이 명당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곳에 부족하고 과함을 판단하고 그 부족함과 과함에 대한 비보를 말하는 이가 될 것이다. 이러한 과한 것을 줄이고 부족한 것을 보태는 것 그것은 오늘날의 개발의 이념과도 다르지 않고 오늘날의 개발에 있어 가장 부족한 부분으로 지적되는 철학적인 공백을 채우는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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