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당선 1주년인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시민사회·종교계 인사들과 시민단체가 행진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야권을 비롯 시민.종교 단체들이 잇따라 민주주의와 후퇴와 박 대통령의 불통정치를 맹 비난하고 있다. 19일 있었던 새누리당 대선승리 1주년 기념식에는 박근혜정부의 산파역할을 담당했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이상돈 중앙대 교수 등이 불참하며 현 정권에 고개를 돌리는 모양새다. 박근혜정부 지난 1년은 ‘긍정’보다는 ‘부정’의 시선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어느 때보다 박 대통령의 국민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 朴집권 1년 국정운영 맹비난…특검살리기 고삐
민주당은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 1년을 맞아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받들었던 경제민주화와 복지의 깃발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안녕’을 시대의 화두로 만들었다”며 소통 부족의 모습을 꼬집기도 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던 약속은 사라지고 나는 하류층이라고 답하는 국민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그래서 안녕들 하냐란 물음에 안녕하지 못하다는 응답이 국민들 사이에서 파도처럼 번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의 깃발들이 다 사라져 버렸다. 박근혜 정부가 국회에 내놓은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경제민주화와 복지 관련 예산은 찾아보기가 힘들다”며 “국민은 박근혜 정부가 무엇도 하지 않겠다는 정부인지는 눈치는 챘지만 무엇을 하겠다는 정부인지는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공약들은 죄송하다 한마디로 다 무효된 것 같다. 영유아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요람서 무덤까지 생애주기별 맞춤 공약들은 모든 연령대 국민을 상대로 맞춤형 거짓말 돼 버리고 말았다”며 “국민대통합 위한 대탕평 인사는 어디가고 특정지역 독식인사, 낙하산 인사가 판치고 있다. 출범 이후 이념의 장벽, 지역·계층 장벽이 하루하루 더 높아져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안녕들 하십니까’란 우리가 평상적으로 쓰던 언어가 하나의 사회적 신드롬으로 번지고 있다”며 “이것은 지난 대선이 끝난 뒤 1년 동안 국민들이 모두 다 안녕치 못하다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원내대표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대통령과 여당의 무책임과 무능이 지극히 평상적 언어인 ‘안녕’을 이 시대의 화두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요즘 인터넷에 불통의 아이콘 ‘마리 앙뚜아네뜨’를 패러디해서 ‘말이 안통하네뜨’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한다”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치기어린 우격다짐으로 또다시 국민의 억장을 무너뜨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지도부에게 힘을 보탰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난 1년간 대한민국은 단 한발자국도 미래를 향해 나가지 못하고 있다. 민생은 파탄 나고 민주주의는 실종되고 국민안녕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으로 인해 정치는 실종됐고 밀어붙이기식 정책 집행으로 사회 곳곳에서의 갈등도 양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또 박 대통령 때리기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국정원 개혁 및 특검도입을 위한 고강도 압박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약속했던 정당공천제폐지 공약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공세도 펼쳤다.
김 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국가기관 불법 대선개입을 덮는 데에만 온통 정신이 팔려있는 것 같아 국가적으로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특검으로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원내대표는 역시 “대선 과정에서의 불법과 국가기관 선거개입의 진상을 규명할 특검도 반드시 관철해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특검도입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박 대통령과 여권을 압박하기 위해 정의당, 무소속 안철수 의원측과 공동발의하기로 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법을 당론으로 의결했다.
특검은 현재 공소가 제기되고 재판이 계속 중인 부분을 제외하고 18대 대선 과정에서 국정원·국방부·보훈처·안전행정부·통일부 등 정부기관 및 소속 공무원과 공모한 민간인의 선거 관련 불법행위 일체를 수사하기로 했다. 민간인은 지난해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관계자들까지 포함한다. 이와 함께 청와대와 국정원, 검찰, 경찰 등 수사 축소·은폐·조작 문제와 함께 수사 중에 인지된 관련 사건도 수사 대상에 올렸다. 특히 2007년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특별검사는 여야 동수의 국회의원으로 추천위를 구성해 추천위가 추천한 2명 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특검보는 6명 추천 중 3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불통독선에 정치실종 사회곳곳 갈등 ‘국민안녕 위협’
‘국가기관 대선개입.경제민주화 혼선’ 등 잇단 악재
정권 산파, 김종인.이상돈 등도 줄줄이 정권 등돌려

◆與, ‘野 대선불복’에 고군분투…대선 1년 자평
새누리당은 19일 18대 대통령 선거 1년을 맞아 “수퍼 갑(甲) 야당의 한풀이성 대선불복 발목잡기에 맞서 고군분투한 한해였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외교와 안보,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아쉬움도 남는 한해였다. 당과 정부의 노력에도 끊임없이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따가운 질책을 받는다”며 “1년 가까이 지속되는 야당의 대선 불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지난 한해는 국기를 바로 세우는 한 해였다. 엄중한 북한의 대남 태세를 직시하고 종북을 막는데 노력하며 안보를 굳건히 했다”면서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의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기 위한 기본적 안보 외교와 경제 영역을 넓히는 경제외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 국익 외교의 한 해였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19일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가 한 말이다. 당 내에서 ‘대선 승리’를 기념하는 축하 메시지 대신 쓴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당·청 간 불협화음이 불거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김용준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비롯해 지난해 박근혜캠프 주요 인사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대선 승리에 기여했음에도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이들의 빈 자리도 눈에 띄었다.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총괄지휘한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이자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이준석 전 비대위원과 손수조 전 미래세대위원회 위원장도 ‘축하 파티’에서 빠졌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최근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 연일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도 자축 분위기에 맞지 않는 ‘뼈 있는 발언’이 나왔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국민대통합이라는 거대 슬로건 아래 동참했던 주요 인사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도록 당 대표가 청와대와 담판을 지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대선공신’임에도 현 정부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 관계자는 “그만큼 당청 간 소통이 부족하다는 뜻 아니겠느냐”라는 해석을 내놨다.
◆시민단체, ‘지난 1년 민주주의 참혹하게 훼손된 시간’ 비판
시민사회단체들의 현 정권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19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 1주년을 맞아 시민사회 및 종교계가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고 나선 것. 시민사회단체 및 종교계 인사 100여 명은 이날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기관의 총체적 정치 개입과 공작에 의해 민주주의가 참혹하게 훼손된 1년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을 두고 “박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부정과 불의로 집권 1년을 맞았지만 총체적 관권부정선거에 대해 국민 앞에 결코 사과하거나 반성하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군 사이버 사령부, 국가보훈처, 안전행정부, 통일부에 이르기까지 국가기관들이 총체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증거들이 차례차례 드러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따라 평범한 대학생부터 강단의 교수들까지 각계각층의 항의와 시국선언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로 이어졌지만, 정부는 오히려 이들을 ‘선거 불복 세력’으로 규정하고 몰아세운다고도 비판했다. 이들은 “대선 1년이 지난 오늘,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이 더이상 과거 정부만의 책임이 아니라 진실은폐와 국민을 상대로 한 심리전을 지속하고 있는 현 정부의 책임이 되었다”고 선언했다.
또한 “국가 권력을 사유화하고 정파의 전유물로 만든 박근혜 대통령은 민주 헌정질서와 국민 통합 파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즉각 취해야 한다”며 국정원의 개혁안을 폐기하고 특별검사제도를 도입하는 등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시민사회 인사 272명과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노총 등 318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했다.
민주, ‘국민행복 어디로 간거냐?’ 국정운영 맹비난
새누리, 야당의 대선불복 속 ‘외교안보’ 성과 자평

◆박 대통령 지지자들 이탈....국정원 댓글 의혹, 지난 대선 결정적 영향
한편 지난 대선 직전 발생한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해 경찰이 사실대로 밝혔다면 박근혜 후보 투표층의 12.9%가 “문재인 후보를 찍을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18일 실시한 대선 1주년 특집 여론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한 511명을 대상으로 “만약 작년 대통령선거 직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경찰이 사실대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면 누구에게 투표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81.8%의 응답자들은 “그래도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을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12.9%는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무응답은 5.3%였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10월 27, 11월 20일에 이은 세 번째 조사로 박 후보 투표층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세 차례 조사에서 “그래도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을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86.8%, 86.6%, 81.8%로 10월 대비 5.0%포인트 하락한 반면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했을 것”이라는 의견은 각각 8.3%, 9.7%, 12.9%로 4.6%포인트 상승했다.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했을 것”이라는 응답층 12.9%를 박 후보 투표율 51.55%에 대입할 경우 6.65%에 해당하는 수치로, 이 값을 두 후보가 얻은 투표율에 반영할 경우 박 후보는 51.55%에서 44.9%로 하락하고, 문 후보는 48.02%에서 54.67%로 상승해 문 후보가 9.77%포인트 앞서게 된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 10명 중 2명이 지지를 철회하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여성들의 지지철회현상이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이번 조사는 대선 1주년을 맞아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18일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휴대전화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RDD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2013년 11월 말 현재 국가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비례할당 후 무작위로 추출했으면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5.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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