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22개 완성차 브랜드를 비롯해 총 11개국 179개사가 참가한 이번 모터쇼는 공식 개막식이 진행된 30일 이후 열흘 간 총 115만 1300명이 몰리며 더욱 높아진 자동차와 모터쇼의 위상을 확인시켰다. 이는 110만 관객을 돌파했던 지난 2012년 모터쇼(110만 7100명)의 기록을 넘어선 역대 최다 관람객 방문 기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모터쇼와 부산모터쇼가 2년에 한 번씩 펼쳐지며 매년 모터쇼가 진행되고 있다. 행사를 거듭할 때마다 규모가 커지며 세계적인 행사에 근접하고 있는 국내 모터쇼는 성장하고 있는 국내 수입차 시장과 더불어 더욱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입지를 구축해 가고 있다.
성장하는 수입차 시장 … 모터쇼도 함께 '쑥쑥'
장기화된 불황과 내수 부진의 우려 속에서도 국내 수입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각종 FTA로 인해 관세가 인하되며 수입차의 문턱이 낮아지자 국내 소비자들의 눈이 수입차를 향하고 있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등록된 수입차는 총 7만 6460대로 전년 동기대비 23.9%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미 수입차업체들은 지난 2010년부터 국내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들의 대대적인 점유율 확보에 맞서 국내 업계들도 강력한 방어전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 완성차 업계의 팽팽한 대결은 모터쇼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모터쇼 당시에도 전시관을 두 배로 늘려야 했을 정도로 많은 브랜드의 참여가 이어졌던데 이어 올해 부산모터쇼에서도 참여 브랜드들은 서로 전시면적 대형화에 사활을 걸고 더 나은 위치 선점에 치열한 전면전을 벌이기도 했다.
‘르노삼성’과 ‘아우디’는 전년에 비해 전시면적을 2배로 늘렸고, ‘폭스바겐’을 비롯해 ‘비엠더블유 & 미니’, ‘포드 & 링컨’은 1000㎡ 이상의 대형부스를 확보했다. 이는 벡스코가 지난 2012년 제2전시장을 완공하며, 전시면적을 역대 최대 규모인 4만 4652㎡로 늘렸기에 가능했다.
참가업체들은 전시면적을 늘리면서 신차들도 전면에 배치했다. 국내 시장의 최강자인 ‘현대자동차’는 중형세단인 ‘AG’를 월드프리미어로 선보였고, ‘기아자동차’와 ‘쉐보레’, ‘르노삼성’ 등 국내 브랜드들은 아시아프리미어와 콘셉트카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차량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한 달 앞서 열린 ‘베이징 모터쇼’로 인해 월드프리미어나 아시아프리미어를 꺼내들지 못한 수입차들은 국내에서 곧 선보일 예정인 차량들, 혹은 현재 주력으로 내세운 차량들을 앞세워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특히 수입차 업체들은 지난달 29일 진행된 ‘프레스 데이’ 당시 국제 시장에서 자사가 인정받고 있는 역량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으며, 그러한 능력을 결집하여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청사진을 앞다투어 제시했다.
'자동차 축제'로 자리잡은 모터쇼
이번 모터쇼를 앞두고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회적인 분위기의 침체와 지방선거로 인한 관심의 분산, 그리고 행사가 열린 주말의 궂은 날씨 등 몇가지 악재가 이어졌다.
그러나 행사 첫 주말에 30만 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린 것을 비롯해, 국내 모터쇼 사상 최대 인파가 기록됐다. 추첨을 통해 하루 한명에게 주어진 경품 차량의 주인공이 전국 각지에 분포된 것을 통해 알 수 있듯, 국토의 남동쪽 끝인 부산으로 전국민이 몰려 들었다.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하여 예년보다 차분하게 진행했지만 각종 이벤트와 참가업체들이 제공하는 기본적인 볼거리는 관람객들의 만족도를 한껏 높여줬다.
‘전시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모터쇼는 자동차와 전시산업 종사자 뿐 아니라 디자인과 마케팅, 영상 및 연출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들과 학생들이 찾아 전문성을 키우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광고 및 홍보 업계 역시 모터쇼는 빼 놓을 수 없는 대형 이벤트다. 전세계에서 DSLR카메라와 카메라 기능이 강화된 스마트폰의 보급률에 가장 민감한 우리나라에서는 정상급 레이싱 모델들이 총출동하는 모터쇼에 카메라 동호인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자동차로 인해 파생되는 수많은 산업군은 물론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모든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모터쇼는 이미 ‘전시 이벤트’에서 가장 각광을 받는 최고의 쇼로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모터쇼라는 전시문화이벤트가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효율·친환경' 2014 자동차 트렌드 증명
이번 부산국제모터쇼에 참가한 브랜드들은 디젤과 하이브리드로 대표되는 고연비 차량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앞으로의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결국 ‘연비효율’로 이어질 것임을 예상하게 했다.
우리나라가 범정부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는 전기차도 전략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양산차 브랜드라기보다 확실한 타겟층을 갖추고 있는 마세라티 등도 디젤 차량을 선보이며 세계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확실하게 조명했다.
현대차 또한 고급 세단의 대명사인 그랜저의 디젤 모델을 선보였고, 쉐보레는 말리부 디젤과 스파크 E. V. 등 디젤 세단과 전기차를 앞세워 친환경 고효율을 전면에 내세웠다. 르노삼성 역시 고연비를 강조한 디젤 SUV인 QM3를 선보였고, 기아자동차는 아시아 프리미어로 출품한 카니발로 승부수를 걸었다.
수입차들 또한 디젤과 하이브리드를 사실상의 주제로 삼고 토종 브랜드들과의 맞대결에 들어갔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 듯 이번 모터쇼에서는 국내에 시판중인 전기자동차 5종과 더불어 총 22종의 친환경차량, 56종의 디젤 차량이 전시됐다.
GTT 동시 개최로 시너지효과
한편 이번 모터쇼에서는 국내 최대의 부품관련 전문전시회인 ‘국제수송기계부품산업전’(GTT)을 동시 개최하여, 전년도 대비 50% 이상 크게 증가한 15억 2000만 달러의 수출상담액과 4억 5000만 달러의 계약추진액 달성이라는 시너지효과를 내는데도 성공했다.
부산, 울산,경남 등 동남권에 집중된 자동차 부품산업 육성을 또 하나의 목적으로 하고 있는 부산국제모터쇼는 지난 2001년 개최한 첫 행사당시부터 자체적으로 부품전시회와 수출상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보다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지원과 육성을 위해 코트라와 연계하여 GTT를 동시 개최했다.
이 결과 완성차의 거점이라 할 수 있는 북미, 유럽, 일본은 물론 신흥 생산지로 부상하는 중국 등 53개국 245개사에서 300여명의 바이어가 내방하여 활발한 수출 상담을 벌였고,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어내는 효과를 달성했다.
발전 가능성 높은 부산모터쇼 … '규모보다 퀄리티'로 승부
이번 2014 부산국제모터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참가와 최대 관람객 방문 속에 최상의 결과로 행사를 마치며 국제모터쇼로서 위상을 확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미 이번 행사에 참여를 하지 않은 브랜드에서도 모터쇼를 참관한 후 차기 행사 참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외 브랜드들은 전체 시장이 일본보다 작은 한국에서 일부 독일 브랜드가 일본보다 5배 많은 고급모델의 판매실적을 낸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시장 면적의 한계는 부산 모터쇼의 성장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규모 시설 확충으로 그 어느 때보다 큰 행사로 치러내기는 했지만 지금보다 더 많은 업체가 참여를 원할 때는 이를 수용할 전시장 면적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실제로 올해도 쌍용자동차가 부스 배정과 관련한 불만으로 인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불참을 선언하고 말았다. 전체적으로 규모를 키워가며 성장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국내에서 열린 행사에 국내 업체가 불참하게 된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부산국제모터쇼사무국 측은 이러한 규모의 한계를 감안하여 당분간은 대형화 보다는 참가브랜드와 월드프리미어 등 신차의 출품대수 증가, 세계자동차관련 유력인사 및 취재진의 방문, 포럼 등 행사의 다양화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부산시에서는 중국 일본 아세안 등 아시아지역 자동차관련 전문가와 업계관계자들이 네트워킹 할 수 있는 다양한 세미나, 전문포럼 등 컨퍼런스를 강화해 국제모터쇼로 위상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벡스코의 오성근 대표이사는 “국내 자동차시장규모, 전시장면적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1백년 역사의 유럽모터쇼, 세계 최대시장인 상하이, 베이징모터쇼와 규모 경쟁보다는, 전국민의 자동차축제인 동시에, 아시아에서 가장 품격 있는, 최고의 프리미엄 모터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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