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세헌기자]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안(단통법)’ 가운데 ‘자료 제출’과 ‘보조금 상한제’ 조항을 3년 일몰제로 운영하기로 정부 부처 간 조율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지지부진했던 단통법 처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조만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법안심사소위를 거쳐야 연내 통과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동안 강하게 반대해온 삼성전자와 극적 합의를 이룰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주재한 관계부처 회의에서 기획재정부, 미래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 부처들은 단통법과 관련해 이같은 입장을 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김주한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관계부처 회의에서 정부의 입장을 그렇게 하기로 조율이 끝났다”면서 “앞으로 제조사와 계속 의논해 나가 단통법 연내 통과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단통법 제12조항은 휴대전화 제조사가 단말기 판매량과 장려금 규모, 매출액, 출고가 등 4가지 자료를 정부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제 삼성전자는 국내 장려금 관련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면 해외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어 반대해왔다.
하지만 막판에 정부가 일몰법을 도입하기로 입장을 정하면서 미래부와 제조사가 정부에 자료를 제출하는 범위에 대해 최종적으로 조율하기만 한다면 연내 통과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현행 27만원으로 묶여있는 보조금 상한의 경우 단통법 통과 후 방통위가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는 자료제출과 보조금 상한제를 제외한 단말기별 출고가, 보조금·판매가 공시, 보조금과 요금할인 선택제 등 조항에 대해서는 유지하기로 했다.
김 통신정책국장은 “19~20일 국회 미방위 법안심사소위 심사가 열리고 23일 의결되면 다음 주 국회법제사법위원회에 넘어가 통과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면서 “법사위에서 법안과 관련된 최종점검을 마치면 이달 30~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LG전자-유플러스, 단통법 놓고 ‘딜레마’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을 두고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딜레마에 빠졌다.
LG전자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해 단통법 통과가 절실하지만 LG유플러스는 단통법이 통과되면 현재 이통사 점유율 5대3대2 구조가 고착화 돼 만년 3위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열린 단통법 개선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에서 배원복 LG전자 마케팅센터장(부사장)은 단통법에 대해 적극 찬성하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가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인 영업 핵심 자료 제출에 대해서도 찬성의 뜻을 전했다.
배 부사장은 “제조업체의 본질은 좋은 제품을 훌륭한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영업 비밀 자료 공개 등의 이슈는 탄력적으로 논의하면서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단통법에 찬성하는 이유는 현재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에서 7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지난해 전 계열사의 역량을 총 집결한 ‘옵티머스 G’를 출시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삼성을 추격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LG G2’ 등 옵티머스 G의 차기작이 나오면서 제품 스펙과 성능면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를 따라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점유율을 늘려나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삼성이 유통 시장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입장에서는 단통법이 통과돼 보조금의 영향 없이 제품 대 제품으로 공정한 경쟁구도를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계열사인 LG유플러스는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해 이번 단통법 통과를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오히려 경쟁을 억제할까봐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보조금을 적극적으로 쓸 수가 없어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단통법으로 인해 번호이동 시장이 차분해지면 결국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2위로 올라갈 수 있는 힘을 잃을 수도 있다.
유필계 LG유플러스 CR전략실장(부사장)은 “특별한 이견은 없으나 우려되는 것은 경쟁 활성화 측면이 반영이 덜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이 법이 크게 보면 마케팅 활동을 제한해 경쟁을 억제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그런 부분들이 법 시행 과정에서 현재 이통시장의 시장 점유율을 고착시키는 방향으로 가지 않기를 부탁한다”면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제정할 때도 이용자 보호도 충분히 하면서 경쟁도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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