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후쿠시마 주변 8개현 수산물 수입금지
정부 “이상 없다” vs 시민 “일본산 전면금지”
추석 대목 앞두고 수산물 등 제수시장 ‘썰렁’
[토요경제=김세헌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출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최근 후쿠시마 주변 8개현의 모든 수산물에 수입금지라는 특별조치를 내렸다.
그동안 후쿠시마 주변 8개현의 50개 수산물에 대해 수입을 금지해왔으나, 이번 조치로 이 지역의 수산물은 방사능 오염과 상관없이 국내 유통이 전면 금지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현장에서 매일 수 백 톤의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에 대한 국민 우려가 매우 커졌고, 앞으로 일본에서의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 지 불확실하며, 일본정부가 지금까지 제공한 자료만으로는 향후 사태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또 후쿠시마 주변 8개현 이외 지역의 일본산 수산물(축산물 포함)에도 세슘이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스트론튬과 플루토늄 등 기타 핵종에 대한 검사증명서를 추가로 요구하기로 했다. 방사능에 조금이라도 오염된 수산물 수입을 사실상 원천 차단한다는 취지다.
국내산 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기준도 강화해 현재 적용하고 있는 세슘기준(370Bq/kg)을 일본산 식품 적용 기준인 100Bq/kg으로 적용, 일본산 수산물이 국내산으로 둔갑해 유통되는 것도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소비자단체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더욱 강화해야”
정부의 이번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시민들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시민사회 일부에서는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수입금지 조치가 일본 방사능 유출로 인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후쿠시마 주변 8개현의 수입금지 조치가 농산물과 축산물이 제외된 점을 비롯해 8개 현 이외의 수입 검사체계 강화방안 역시 농산물은 제외된 점, 방사능 기준치 강화나 방사선 검사항목 확대하는 등 근본적 수입검사체계 강화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는 최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근본적인 일본 방사능 관련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소비자정의센터는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의 수입금지 조치를 수산물 뿐 만 아니라 농·축산물에까지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후쿠시마 지하수까지 오염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수산물만을 수입금지한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고 국민의 안전권을 보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 이번 수입금지 조치를 시작으로 일본 전체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등에 대한 방사능 기준치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방사선 검사도 방사선 세슘과 요오드에서 스트폰튬, 플로토륨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함께 일본의 자료나 통보, 검사증명서에만 의지하지 말고 우리 정부의 자체적인 상시 감시체계를 마련해 선제적이고 신속하게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줄 것을 당부했다.
◇특별조치에도 정부 말 못 믿는 국민… ‘불신감’ 팽배
정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 유통되는 농수산물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추석 재수시장을 앞두고 동해안 최대 재래 어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을 비롯한 수산물 유통시장에서는 방사성 물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기관들은 최근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우려가 커지면서 이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는 등 진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방사능 오염 확인 지역 13개현의 농수산물 수입이 전면 금지된 상태로 포항시에는 일본산 수산물이 현재 유통되지 않고 있다.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에서 검출된 세슘 수치는 1Bq/kg 미만으로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쳐 자연 상태와 다름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죽도시장의 모습은 예년과 매우 대조적이다. 죽도시장은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한창 매출이 늘어나야 할 시기지만 시장 안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얼음차는 분주하게 움직이며 상점에 얼음을 공급하고 있지만 가격을 흥정하거나 생선을 사가는 손님들의 모습은 예전과 달랐다. 일부 상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예년에 비해 장사가 안 된다’며 푸념을 하기도 했다.
죽도시장의 한 상인은 “일본 방사능 얘기가 나오고 부터는 장사가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며 “그나마 오는 손님들도 원산지를 꼭 물어보고 일본산인지부터 확인한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해당기관은 일본사 수산물 공포가 전국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전 국민에게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안전성 조사를 확대하기로 하고 직접 시장 등을 돌며 수산물의 안정성에 대해 적극 점검, 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포항에서 직접 공수한 물회도시락을 시식한 바 있다. 정부 서울청사와 세종청사 두 곳에서 동시에 열린 시식회에는 ‘포항물회 도시락’ 150여개가 배달됐고, 국무위원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크게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 여야도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잇따라 방문해 국민 불안 확산으로 수산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을 격려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수산업계가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국내 수산물의 안전성을 적극 부각하면서 소비에 촉진에 나선 것이다.
이날 여야 지도부는 시장 방문을 마친 뒤 국내 수산물 안전 홍보 차원에서 횟집에서 각자 오찬을 하기도 했다.
◇한ㆍ일 검사결과 ‘불일치’…정부 안이한 대응에 실망 가중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시민사회의 불안감이 만연한 가운데, 최근엔 일본 정부의 수산물 방사능 검사결과가 우리나라 식품안전당국의 검사결과와 큰 차이를 보여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일본산 수입수산물 방사능 검출 현황’을 보면 일본 측이 방사성 물질 안전 검사증명서를 첨부한 64건 가운데 62건(96.9%)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본과 우리 정부의 검사결과, 공통으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경우는 전체의 3.1%인 2건에 불과했다.
식약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수입수산물 131건에서 기준치 이하의 방사능 세슘과 요오드를 검출했다. 이 가운데 방사능 검사증명서를 제출한 것은 64건(48.5%)이었으며 나머지 67건은 지정된 16개 현 이외 지역에서 수입된 수산물이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일본측 방사능 검사결과와 우리의 검사결과가 심각한 불일치를 보이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검사기관의 검사 전담인력을 늘려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번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두고 정부가 그동안 늑장대응과 안이한 대처로 일관했다고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다수 누리꾼들도 “지금이라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해 수입금지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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