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부터 구광모까지..코로나 사태 해결에 최전선서 팔 걷어붙인 총수들

최봉석 / 기사승인 : 2020-03-20 17: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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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이사회 의장 선임 "확고한 리더십 필요하다"
롯데 신동빈, 한일 롯데 '원톱' 올라...삼성 이재용, 현장 경영 속도전
재계 총수들이 '장기화 국면'으로 치닫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해법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재계 총수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해법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재계가 '장기화 국면'의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해법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에 올라 현대차의 세대교체를 공식화했으며,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원톱 체제로 재편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산을 찾아 사업장을 현장점검했으며, '젊은 총수'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코로나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연일 팔소매 걷어붙이고 나섰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9일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정의선 그룹 수석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3년.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은 것으로 세대교체가 공식화됐고, 정 부회장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휘봉 넘겨 받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현대차그룹의 지휘봉을 넘겨 받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책임경영'을 더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의장직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1년 만에 의장직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승계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져 왔다.


이날 현대차 이사회가 정 수석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데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산업 전반이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분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그룹 안팎에선 국내 자동차 업계 전망이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갈 정도로 굉장히 불투명하고, 여기에 코로나19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측면에서 유례없는 위기가 조성된 만큼 정 부회장이 모든 권한을 갖고 현대차그룹의 전반적인 경영을 이끌어 한다는 기류가 조성돼 있었다. 대표이사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이원희 사장, 하언태 사장의 3인 공동대표 체제로 꾸려진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주총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현대차 측은 "세계 경제위기 우려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급변 등의 경영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사회 안건과 운영 등에 이해도가 높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사회를 끌어가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앞서 지난 18일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에 선임됐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그룹의 최정점에 있는 지주사다. 신 회장은 다음달 1일 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롯데홀딩스 회장직은 지난 1월 별세한 롯데그룹 창업자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맡고 있다가 2017년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이후 공석으로 유지돼 왔다. 신 회장은 그동안 계속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을 맡은 채로 2018년 2월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2월 다시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원톱 자리 우뚝 선 신동빈 회장


신 회장이 이번에 롯데홀딩스 회장에까지 오르면서 사실상 한일 롯데그룹을 총괄해 진두지휘하는 '원톱 자리'에 우뚝 서게 됐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 경영진의 굳건한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했으며 한일 양국 롯데의 경영을 책임지는 리더로서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은 신 회장은 이처럼 6년에 걸친 관련 이슈에서 완벽하게 해방돼 한국과 일본 롯데 경영을 모두 책임지게 되면서 신 회장의 오너십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또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2016년부터 추진 중인 호텔롯데 '상장'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지분율 19.07%)는 롯데홀딩스다. 롯데호텔 상장이 마무리되면 신동빈 회장을 정점에 두는 한·일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도 마무리된다.


호텔롯데 상장은 재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표현처럼 '원롯데'의 마지막 퍼즐조각으로 꼽힌다. '원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꾸준히 공을 들여온 작업이다. 결국 형과의 분쟁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면서 '원톱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신 회장이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재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여기에도 변수는 있다.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대표적인 분야가 항공·여행업계라는 점이 바로 그 것이다. 호텔롯데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면세점 사업은 코로나 사태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에 실적 회복과 관련해 신 회장이 어떤 묘안을 제시할지가 관건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앞서 코로나19 감염 예방, 피해 확산 방지와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직접 강력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지난달 27일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코로나19 피해 예방을 위해 1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일 롯데 모두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러티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이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으로 휘청거리며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점점 커지자 직접 사업장을 찾아다니며 위기관리에 나서는 재계 오너들도 있다. 삼성전자(반도체·휴대전화·배터리), LG(디스플레이·가전·배터리) 등의 기업들은 모두 한국의 주력 수출 업종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그룹 총수들은 핵심 의사결정을 책임진 만큼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현장 경영을 '올스톱'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주요 사업장을 찾아 지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경영은 '현재진행형'
구광모 회장도 '국내 행보' 주력
총수들 대외 활동은 '조심' 또 '조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현장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이 아산사업장을 찾은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당장의 위기 극복과 병행해 미래사업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힘들겠지만 잠시도 멈추면 안 된다"며 "신중하되 과감하게 기존의 틀을 넘어서자"고 당부했다. 또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김기남 부회장도 지난 18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 위기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계획대로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해외 출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사안의 심각성 때문에 여전히 조심스러운 분위기는 엿보인다.


구 회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인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응원편지와 함께 개인 위생과 건강 유지에 도움을 주는 물품키트를 전달했다. 구 대표는 '함께 이겨냅시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함께 보내며, "임직원과 가족의 소중함을 그리고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며 "모두가 서로 배려하고 응원해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지난달 18일 LG전자 서초 R&D캠퍼스 내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출시 예정인 제품들을 살펴봤지만, 이후에는 현장 일정도 최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화상회의 등을 통해 업무를 하고 있다. 공식 일정은 지난 1월 신입사원과 함께 하는 신년회와 다보스포럼 패널토론이 마지막이었다. 지난달 19일에는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본사 사옥 인근 식당에서 열리는 직원 회식에 참석했지만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그 이후엔 대외활동은 자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총수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되면 기업에 상당한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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