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김세헌기자] 정부의 핵심 주거복지 공약인 ‘행복주택’이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행복주택 건설사업이 시범지구를 선정한지 5개월여가 지났지만 사업추진에 있어 적잖은 난항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지난 5월 1차로 오류, 가좌, 공릉, 고잔, 목동, 잠실, 송파 등 수도권 7곳의 시범지구를 지정하고 7월말 지구지정을 끝낸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오류와 가좌를 제외한 5개 지구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직면하면서 지구지정이 지연됐다. 당초 연내 지구지정을 마무리 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되면서 사업 전반에 걸쳐 먹구름이 낄 것을 보인다.
기술제안 입찰방식에 건설사들 ‘부담’
국토교통부가 10월중으로 예정했던 2차 지구 지정을 1차 지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유보하겠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연말까지 인허가는 오류 1500가구, 가좌 650가구 등 2150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행복주택 건설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지구 지정이 완료된 오류, 가좌 지구 2곳만이라도 연내 착공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LH는 최근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회를 개최하고 행복주택 오류지구와 가좌지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초 행복주택 건설사업은 버려진 땅인 ‘철도·공공 유휴부지’에 주택을 지어 서민들과 사회 초년생들에게 공급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철길 위에 인공지반을 설치해 그 위에 집을 짓는 방식은 국내 건설사로서는 수행해본 적이 거의 없는 공사방식이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제시하는 ‘기술제안방식’으로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설계상 문제가 없더라도 공사 기간 중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술제안 방식 역시 일단 설계안이 확정되면 공기 중 설계방안 변경이 불가능해 건설사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이를 두고 “기존 공법과 달리 새로운 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만일 공사에 문제가 생기 되면 시공사가 그 부담을 모두 떠안을 가능성 있어 사실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일관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입찰방식 외에도 여러 문제가 산재해 있어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차지구 발표 빨라야 연말
1차 시범지구 주민 반발이 거세 2차 지구 발표가 지연되면서 연내 1만 가구 공급은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1차 행복지구 시범지구로 선정했던 목동, 잠실, 송파, 공릉, 고잔 등 5개 지구를 대상으로 국토부와 LH가 반대 입장을 고수학 있는 지역주민 설득 작업에 나선 상태이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공릉지구의 경우 지자체에서 공원시설을 넣어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잠실·송파지구는 교통문제, 목동지구는 교육·교통문제를 문제삼고 있어 지자체·주민들과 타협점을 찾고 있다.
여기에 2차 지구 발표가 올해 말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어서 사업추진에 차질이 일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수도권과 지방에서 행복주택 2차 시범사업 후보지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보류한 만큼 내년에도 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토부는 상반기 지정한 행복주택 시범사업의 주민 협의와 지구지정을 마무리에 목표를두고 시범사업에 대한 지구지정이 이뤄질 때까지 2차 지구는 지정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행복주택 사업을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하되 주민과 지자체 협의가 선결되지 않는 무리한 사업추진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시범사업의 지구지정도 상당기간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범사업의 지구지정 절차가 어느 정도 진행돼야 2차 후보지 발표가 가능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행복주택 사업 추진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가 행복주택을 도입하면서 주민반발 등을 사전에 예상하지 못하고 무계획적으로 추진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 중심이 아닌, 다가구 장기 임차나 매입, 소규모 개발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정부는 앞으로 5년간 도심에 20만가구의 행복주택 건립용 부지 확보를 위해 철도부지뿐 아니라 다른 국·공유지 등도 주요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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