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최병춘 기자]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현 정부 첫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첫 주차를 지나 전반전을 마치고 후반전에 돌입할 태세다. 전반전은 ‘동양사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국감을 평정하다 시피한 가운데 기업인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출석하며 ‘기업국감’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 사령부의 댓글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선개입 추가 의혹과 관련해 다시 여야간 정쟁 구도가 그려졌고 한편에서는 추가 증인채택 공방으로 파행이 속출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둘째 주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박근혜 정부의 지하양성화 정책을 놓고 세무조사의 적정성 여부를 따졌다. 또 국민 불안감이 고조되며 연이은 탈퇴로 위기에 몰린 국민연금에 대한 공방이 계속됐다.
4대강 문제와 공기업의 원전비리 의혹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본격화 됐다. 이번 국감 최대 이슈인 동양사태에 대한 책임 추궁도 전반기 내내 이어졌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과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2세들이 나란히 국감 증인으로 출두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역외탈세 집중 공세, 전재국·김선용 “송구스럽다”
출두 증인 질의 수위 놓고 여야 의원 난타전 벌여
은닉재산과 관련해 국내 최대 이슈 메이커인 전두환 전 대통령과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두 아들이 국감장에 나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여야는 이들 2세들에게 역외탈세 의혹에 대해 집중공세를 퍼부었다. 여야는 출석한 증인에 대한 질의 내용을 놓고도 난타전을 벌이기도 했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씨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3남인 김선용는 역외탈세 의혹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전씨는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계좌를 운용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1989년 일시 귀국하면서 미국에 남겨둔 70만 불을 옮겨오면서 9·11테러 사건 이후 해외 정치와 관련된 인사 자제들의 게좌를 엄격하게 관리하게 됐다는 말에 아랍은행을 소개 받았다. 이 과정에 (아랍은행 측이) 자신들과 거래하려면 법인 명의로 하면 좋겠다고 얘기를 해와 깊이 생각하지 않고 법인을 만든 후 송금했다”면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당 최재성 의원이 돈의 사용처를 묻자 “80% 이상을 미술관 건립을 위한 작품 구입로 썼고 나머지는 자녀 학비 등으로 지출했다”면서 “당시 수입은 별도로 없었고 이 돈은 외조부 등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국세청 조사를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자료 요청이 있었는데 검찰 조사로 연기됐다. 검찰 조사 후 (자료를) 제출하는 걸로 양해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선용씨 역시 “국민들께 걱정끼친 데 대해 아버지의 아들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여야가 출석 증인을 대한 질의 내용을 놓고 설전이 오갔다.
민주당 홍종학 의원이 김선용씨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이 “역외탈세 문제는 악질적이어서 (국민적) 공분을 사기는 하지만 수사권도 없는 국회가 민원인을 불러 함부로 다뤄도 되는건지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고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사법·세무당국이 발각하지 못하는 역외탈세의 과정을 알아야 제도 개선이 가능하지 않겠냐. 소명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취지에서 질의했고,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것일 뿐이다”라고 반박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언제부터 다른 의원이 질의에 대해 평가를 했느냐. 수사, 조사권 없지만 국민을 대신해 청문권을 갖고 있다. 이건 청문인데, 사사건건 개입해선 안된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검찰과 국세청이 할 일을 우리가 할 필요가 없다. 나중에 잘못하면 나무라면 되는 것이다”라고 꼬집었고 같은당 이한성 의원도 “정부를 상대로 잘잘못을 따지는 게 국감의 취지”라고 따지는 등 여야간 언쟁이 높아지기도 했다.
<“세금쥐어짜기가 지하경제양성화라고?”>
여야, 국세청 세무조사 적정성 도마위
“세무조사 강화, 기업 투자 의욕 꺾어”
국정감사 둘째 주 접어들며 박근혜 정부의 ‘지하양성화’ 정책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다뤄졌다.
21일 국세청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지하경제 양성화 차원에서의 세무조사 강화가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꺾고 있다는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터져나왔다.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 환경 조성이 시급하지만 정부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불경기에 잦고 강도높은 세무조사로 쥐어짜도 되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질타했다.
특히 그는 “사후 조사도 대상자에게 사전에 알려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갑자기 과세하면 경제주체들은 내사 단계로 느낄 수 있다”면서 “통계수치로는 별반 차이가 없더라도 경기가 나빠졌을 때의 체감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류성걸 의원도 “움직이고 있는 달팽이를 빨리 가라고 재촉하면 오히려 촉수를 오므리고 꼼짝하지 않는다”면서 “규정에 의한 세무조사가 아니더라도 기업들의 부담은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나성린 의원 역시 “사후 검증이 국민들 입장에서는 세무 간섭으로 받아들여진다”면서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세수를 확보하기 보단 오히려 기업의 신규투자 축소와 현금결제 비중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경기가 어려울 때 기업 세무조사를 강화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지 의문시 된다”면서 “이럴 때일 수록 징수유예·납기연장 등 납세 편의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재성 의원도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중견·중소기업에게 세무조사에 따른 부과세액은 폐업에 이를 만큼 영향력이 크다”면서 “세무조사 기능 강화라는 후진적 과세행정보다 세원 발굴과 과세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덕중 국세청장은 “기업 현장에서도 사후·기획 검증이 세무조사로 인식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탄력적으로 보다 세심하게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 청장은 “세무조사 변수만이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는 큰 팩터로 보지 않는다. 세무조사 건수가 연간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실제 국세청의 활동과 달리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 극복 과제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환노위, 4대강 사업 부작용 등 전방위 지적
국토위, 수자원공사 무리한 사업 추진 질타
국감 최대 이슈로 주목받았던 MB정권 4대강에 대한 점검이 시작됐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작용과 사업을 주도해온 수자원공사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대전 한국수자원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는 수자원공사의 무리한 4대강 사업 추진에 대해 질타했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을 조기에 마무리하기 위해 무리하게 건설사들을 독촉해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낙동강 18공구(함안보)를 공사한 GS건설 등 9개 건설사는 수자원공사가 무리한 공정을 요구했다며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공사비 추가분 226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또 같은 당 박수현 의원은 4대강 참여에 법적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사업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다며 경영 손실을 초래한 수자원공사 경영진에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감에선 수자원공사의 열악한 재무 상황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은 “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비 부채원금 회수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3개 친수구역 사업의 추정이익은 2977억원에 불과해, 채무원금 상환에 턱 없이 부족한 규모다”며 “수자원공사의 부채관리 대책은 공사 존립이 달려 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21일 국회에서 실시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MB 정권에서 실시한 4대강 사업에 따른 부작용 등을 따지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지난 9월11일 개최된 제7차 낙동강 수질관리협의회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거론하며 4대강 사업 이후 심화된 녹조 현상 해소를 위해 환경청에서는 방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국토교통부와 홍수통제소 등에서는 이를 반대하는 등 정부 내에서 정책의 난맥상이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한명숙 의원은 “4대강 감사 보고서 등에 의하면 중류로의 녹조 확산은 이미 예견된 재앙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박근혜정부는 이를 하루 속히 인정하고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영표 의원은 “22조원의 국책사업을 사계절 환경영향 평가가 없이 이뤄졌으며 대부분 현장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며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4대강 공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낙동강 유역의 수질 개선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낙동강은 다른 3대강과 달리 상수원이 상류부터 하류까지 위치하고 있어 낙동강유역 주민들의 수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정부는 지역주민이 만족하는 물복지 실현을 위해 깨끗하고 생명력 있는 낙동강 물환경 조성에 적극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탈퇴 영향 미미”vs“연계안 포기해야”
연금공단 “현재 정부안의 최선 중 하나”
위기에 빠진 국민연금문제가 국감 현장에서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여야는 24일 국민연금공단을 대상으로 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초연금의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안을 두고 공방전을 벌였다.
이날 서울 송파구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감에서는 최광 연금공단 이사장이 정부안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야당 의원들의 질타와 반대의견이 쏟아졌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연계안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방식을 고민한 것은 현 세대에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어르신의 노인빈곤을 해소하도록 도움 주고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정록 의원은 “노후보장을 위해서는 (국민연금) 가입이 탈퇴보다 유리하다”며 “기초연금이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돼 장기가입자가 기초연금을 조금 덜 받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래 가입할수록 순이익도 증가하기 때문에 가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기초연금제 도입은 다 환영하지만 이 (제도의) 도입방식, 운영방식에 대한 논란이 있다”며 “연계방식도 하나의 방식이 아니라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연계한 기초연금 지급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은 것이다. 잘못 오해하면 호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남윤인순 의원은 “(정부의) 기초연금안 발표 이후에 국민연금 탈퇴자가 7000여명 넘는다. 진영 전 장관도 고려했던 부분”이라며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있는 전업주부들의 임의가입 탈퇴가 발생했다. 탈퇴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승조 의원 역시 국민연금 신규가입자 감소와 자발적 탈퇴율의 증가 추세를 거론하며 “충분히 인지하면 과연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것이 국민연금의 장기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동익 의원은 “국민연금과의 연계로 인해 4년간 1조1000억원을 감액할 수 있다. (기초연금 총 재원) 40조 중에 1조1000억원 1.5% 줄이자고 국민연금에 가입한 2500만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407조 국민연금 기금을 흔들고 있다”며 “이쯤 됐으면 국민연금 연계안 포기할 때 되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면 (연계하지 않을 때와 비교해) 현재 1조1000억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2020년 가면 10% 차이난다”며 “그 10%가 미래 세대에게 부과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유재중 의원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어려운 노인 빈곤세대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국민연금과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연금 가입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이익”이라며 “상당 수 임의가입자는 가입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광 이사장은 “국민의 빈곤해소라든지 세대 간 형평성이 감안되는 공적연금의 마련, 이 두 목적을 놓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면 현재 정부의 안이 최선의 적정한 안 중에 하나일 수 있다”며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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