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 빠른대처.적극적 사과 남양보다 앞서
“남양유업, 진정성 없는 사과에 소비자 외면”
[토요경제=강수지기자] 지난 9월 ‘라면 상무’에 이어 ‘신문지 회장’이 사건이 이슈가 된 일이 있었다. 신문지 회장은 아웃도어의류업체 블랙야크의 강태선 회장이 그 주역으로 항공사 직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이 일은 언론과 주요포털등에 주요 이슈로 급확산되며 회사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얻는 듯 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블랙야크는 치밀한 대응으로 우려와는 달리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업체로 건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지난 5월 ‘갑을관계’로 논란을 빚었던 남양유업은 소비자들이 대대적인 불매운동을 펼치며 격렬하게 외면한 바 있다. 이 일을 두고 업계 안팎으로 두 회사의 위기관리 대응방법과, CEO들의 위기를 극복해내는 돌파력이 비교되고 있다.

◇ 강태선 회장 비행기탑승 물의에도 회사는 국무총리상 수상
지난 9월 27일 오후 3시9분쯤 김포공항의 한 탑승구에서 소란이 일었다. 3시10분 출발예정인 김포~여수 노선 비행기를 타려는 승객과 출발시간 지연 문제로 탑승이 어렵다는 항공사 직원 사이에서 폭행이 발생한 것이다.
폭행을 가한 당사자는 바로 블랙야크의 강태선 회장이었다. 강 회장은 당시 손에 들고 있던 신문지로 항공사 직원의 어깨를 때렸다.
앞서 지난 4월 포스코에너지 A 상무(53)가 인천~로스앤젤레스 여객기에서 “라면이 덜 익었다”며 승무원을 폭행했던 ‘라면 상무’ 사건이 일어난 지 채 반년도 지나지 않은 주요 기업의 임원진에 의한 불미스런 일이었다.
시민들을 더욱 실망시킨 것은 과거 강 회장이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국민훈장을 받았던 인물이라는 것이다. 마침 사건 발생 전날 강 회장은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한 바 있다.
지난 9월 26일 강 회장은 업계 처음으로 비영리 사회공헌 공익재단인 ‘사회복지법인 블랙야크강태선나눔재단’과 ‘재단법인 블랙야크강태선장학재단’을 출범시켰다.
강 회장은 당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단출범 기자간담회를 통해 “장기적이고 새로운 차원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글로벌 기업 수준에 맞는 사회적 기업으로 리더십을 실현하기 위해 재단을 출범하게 됐다”며 “나눔재단을 통해 함께 돕는 기회를 제공하고 고객과의 소통을 늘려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모순으로 인해 강 회장을 비난 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며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했었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강 회장은 항공사 직원 폭행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를 했다.
강 회장은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해 이 같은 성명을 발표하게 돼 송구스럽다”며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겸허히 받아들이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현장에서 당사자에게 사과를 했고, 약 1시간 후에도 재차 당사자를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고 잘못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화해를 시도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일과 관련 블랙야크의 관계자는 “현장에서 당사자 간 마무리가 된 사건이다. 그 자리에서 즉각 사과를 했던 부분이라 그 뒤 다른 일은 없었다. 갑이라는 특권 의식에서 나온 행동이 아닌 고객으로서 화가 났던 부분이라 이해를 받기도 했다”며 “하지만 공인으로서 잘못했던 부분이라 사과를 하는 것이 마땅했고 이로 인해 자숙하며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인해 비영리 사회공헌 공익재단을 약속대로 이어 나가는 것과 관련, 차질을 빚은 것은 없다”며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글로벌 기업 수준에 맞는 사회적 기업으로 만드는 것에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의 신속한 대처로 인해 일부 업계 관계자들의 걱정과는 달리 불매운동이 실제 벌어지지 않았다. 매출에도 큰 타격은 없었다. 실제 사회공헌 공익재단의 운영과 관련해서도 현재 예정대로 잘 진행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블랙야크는 올해 중국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며 국내 브랜드 최초로 1000억 원 매출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500억 원에 이어 올해 매출 규모를 2배가량 끌어올릴 예정이다. 오는 2015년까지는 중국 유통망을 80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블랙야크의 관계자는 “향후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 10여 개국에 진출하기 위해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며 “이를 위해 현재 독일의 뮌헨 등 유럽에 2개의 매장을 추가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고 알렸다. 업계에 따르면 1~9월 누계 매출은 노스페이스가 3800억 원 가량으로 1위 자리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4위에 머물렀던 블랙야크는 37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그 뒤를 바짝 따라오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블랙야크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브랜드대상 시상식에서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 아웃도어 기업으로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했으며 최근 3년간 브랜드 경영 활동이 우수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남양유업 ‘갑을논란.폭언사태’ 십자포화로 침체 늪
지난 5월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걷잡을 수 없는 비난을 받았던 갑을논란 사태가 있었다. 갑의 횡포를 보여주며 문제를 일으킨 기업은 바로 남양유업이었다.
사태의 발단은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대리점 업주에게 욕설을 하며 ‘밀어내기(대리점에서 주문하는 물량보다 많은 물량을 배송하고 그에 따른 대금을 청구하는 행위)’를 강요한 녹취록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부터였다.
온라인에 공개된 2분40초 분량의 녹음 파일에는 영업사원이 대리점 업주에게 “죽여버리겠다” 또는 “(제품을)버리든가”, “‘맞짱’ 뜨려면 (회사로)들어오든가. ××야” 등의 폭언을 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곧이어 해당 녹음파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졌고 큰 파문이 일었다.
이에 남양유업은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인터넷에 회자되고 있는 당사 영업사원 통화녹취록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며 “실망을 안겨드린 모든 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영업사원은 사직서를 제출했고 사태의 엄중함을 감안해 즉각 수리했다”고 알렸다.
또 “이번 통화녹취록은 3년 전 내용으로 확인됐다.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관리자를 문책하겠다. 다시 한 번 회사 차원에서 해당 대리점주께 진심어린 용서를 구하도록 하겠다”며 “임직원 인성교육시스템을 재편하고 대리점 관련 영업환경 전반을 면밀히 조사해 이번과 같은 사례가 결코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시작된 남양유업 불매운동은 증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쳤고, 남양유업의 주식이 급락세를 보이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수천주의 지분을 팔기도 했다.
또 전 대리점주들이 서울중앙지검에 남양유업 측의 밀어내기 행태를 고소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전 대리점 업주 이창섭(40)씨와 정승훈(41) 씨가 서울중앙지검에 홍원식 남양유업 주식회사 회장 등 10명을 공갈죄와 사전자기록변작죄, 동행사죄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남양유업 측은 대리점의 인터넷 발주 전산 프로그램에 접속해 각 대리점들의 상품주문 품목과 수량을 조작해 이를 고소인들에게 강매했다. 이렇게 남양유업은 폭언 사태를 기점으로 계속해서 사건이 발생했다.
백화점이라는 원청업체에 시달리는 입점업체들의 비애와 떡값을 상납해야 했던 남양유업 대리점주들의 호소도 이어졌다.
이 가운데 남양유업대리점피해자협의회는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떡값을 받았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해 또 한 번의 파장을 몰고 왔다.
약 2분30초 정도의 짧은 녹취록에는 지난 1월31일 남양유업 서부지점 영업팀장과 정승훈 연합회 총무의 통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영업팀장은 “내가 사장님한테 돈을 받은 것은 진실이다”며 “그러나 (그 돈이)어디로 갔느냐는 오리무중이고 받은 사람이 안 받았다고 하면 내가 뒤집어쓰는 거야”라고 말했다.
또 “명절마다 한 지점에서 떡값 명목으로 내야하는 돈만 10~30만원이고 그 외 각종 리베이트와 장려금 등을 합하면 수 천 만원은 될 것이다”며 “신규 매장을 개척하면 몇 백만 원을 지원해줬다 다시 가져가는 등 떡값 외 다른 횡포도 심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떡값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그 돈을 일부 다른 곳에 상납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밖에 남양유업 폭언 녹취록의 장본인인 전 영업사원 이모(35) 씨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진정서를 제출한 사실도 드러난 바 있다.
이 씨는 “3년 전 녹취록을 악의적으로 이용했다”며 “적절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경찰에 요구했다. 이 같은 행동은 을과 소비자들로부터 더욱 비난을 사게 했다.
이로 인해 남양유업은 ‘대국민 사과 기자 회견’도 열었지만 “진정성이 없다”는 소리만 들을 뿐 이미지 회복에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와 관련, 블랙야크와 남양유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 비교 되고 있다. 작은 잘못이더라도 빠르게 인정하고 당사자와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던 블랙야크는 용서 받을 수 있었다.
또 갑이 아닌 고객의 입장으로 행했던 잘못임을 강조하며 다른 이들의 이해와 공감을 구했던 부분도 국민들의 분노를 사그라지게 하는 데 한 몫 했다.
나눔재단과 같은 기존의 선한 의도가 더 큰 비난을 낳기 전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보이며 이미지를 전환시킨 것도 좋은 작용을 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하나의 사건을 통해 그동안 숨겨왔던 감춰진 사건들이 연이어 터졌다.
이는 국민들이 용서할 틈을 주지 못 했으며 매번 발생하는 사건마다 남양유업의 대처는 “진정성이 없다” 또는 “허울뿐이다”는 비난만 양산했다.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 한 것과 기존에 행해왔던 잘못된 기업의 행태는 결국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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