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세헌기자] 저렴한 요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저비용항공사(저가항공사). 그렇지만 가격이 싼 만큼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환불불가 등 과도한 위약금 규정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접수된 항공서비스 관련 소비자피해 사례는 2010년 141건에서 2011년 254건, 2012년에는 396건에 달하는 등 연평균 약 70%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항공권 구입 취소 시 위약금 과다·환급 거절’이 149건(37.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운송 불이행·지연’이 146건(36.9%), ‘정보제공 미흡에 따른 미탑승’ 45건(11.4%), ‘위탁수하물 분실·파손’ 21건(5.3%) 순이었다.
특히 저가항공사 이용 증가와 함께 최근 3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저강항공사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건수도 2010년 16건에서 2011년 40건, 2012년 114건으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 소비자불만 선두 에어아시아, 환불정책 변경 ‘느릿’
소비자의 불만이 가장 높은 저가항공사는 어디일까? 최근 소비자원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항공서비스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은 저가항공사는 에어아시아 엑스(말레이이사), 피치항공(일본), 세부퍼시픽(필리핀), 제스트항공(필리핀), 이스타항공(한국), 제주항공(한국), 티웨이항공(한국), 진에어(한국), 에어부산(한국) 순으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외국계 저가항공사가 나란히 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외국계 저가항공사는 국내에 취항한 이후 항공권의 경우 일반항공권 외에 특가항공권·얼리버드항공권·실속항공권 등 종류가 다양하고, 날짜·시간대·체류시간 등에 따라 운임이 천차만별이다. 계약해지 시에는 저가항공사가 약관 등을 이유로 운임을 전액 환금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약관을 이유로 들어 항공권에 대해 환불불가 정책을 시행해왔던 것이다.
이에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약관조항을 이유로 항공권 환불을 거부하거나 과도한 수수료를 매겨오던 해외 저가 항공사들에게 제재를 가했다. 항공권 환불불가 정책을 시행해온 에어아시아와 피치항공을 대상으로 시정권고과 자진시정을 명령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에어아시아와 피치항공은 모든 항공권에 대해 전액 환불불가 정책을 시행해왔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고객이 운임 할인으로 얻는 이익에 비해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과하고 있어 무효인 약관 조항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에어아시아의 경우 11개 등급의 정기성 항공권과 2개 등급의 판촉항공원을 0원부터 74만3115원까지 판매(공항이용료 제외, 부가 서비스 이용시 추가 부담)하면서 모든 항공권에 공항세를 제외한 부가 서비스료 포함 전체 금액에 대해 환불불가 원칙을 고수해왔다.
피치항공 역시 11개 등급(5만9800원~25만9800원 편도, 공항세 제외)으로 이뤄진 ‘해피피치’와 9개 등급(9만5600원~27만5500원 편도, 공항세 제외 가격)으로 구성된 ‘해피피치 플러스’ 항공권을 판매하고 2개 등급의 판촉 항공권을 판매하면서 모든 항공권에 공항세를 제외한 전체 금액에 환불 불가를 시행해왔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항공업계의 항공권 관련 취소 수수료 부과관행을 감안할 때 에어아시아 등 항공사의 취소 수수료는 과중하다”면서 소비자 혜택과 파급효과가 제한적이어서 환불불가로 인한 소비자의 직접적 피해를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특히 공정위는 항공권의 등급과 가격, 서비스 등에 관계없이 모든 항공권에 환불불가 약관을 적용하는 점이 소비자로 하여금 ‘취소불가’로 인식하는데 자연스럽게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 피해 메시지 전할 국내지사 등 해결 통로 ‘不在’
서울에 사는 A씨는 지난해 3월 에어아시아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달 2일 출발하는 인천발 말레이시아행 왕복 항공권을 구입하고 71만4515원을 결제한 후, 개인사정으로 출발 10일 전 에어아시아 측에 취소를 통보하고 일정 위약금을 제외한 환불을 요구했다. 이에 에어아시아 측은 “약관상 환급은 불가하다”고 답했다.
경기도에 사는 B씨는 지난해 11월 1일 출발하는 ‘인천-쿠알라룸프-푸켓’ 간 왕복항공권 4매를 구입하고 3월 28일 202만5907원을 결제한 후 개인사정으로 7월 13일 최소와 환불을 요구했다. 에어아시아 측은 이 역시 약관을 이유로 환불불가라고 일축했다.
지난 6월 공정위의 시정명령에 따라 피치항공은 7월 1일자로 항공권에 대해 취소 수수료 3만5000원을 제외한 전액을 환불하기로 했다. 하지만 에어아시아의 경우는 달랐다. 시정권고서 수령일부터 60일 이내에 약관을 시정하고 시정권고에 따라야 했지만 지난달 21일이 돼서야 환불불가 약관을 시정하고, 환불을 시작해 소비자의 눈총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에어아시아는 이번 약관 변경에 따라 지난달부터 판매된 항공권에 대해 일정률의 취소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환불하기로 했다. 출발일을 기준으로 △3개월 전 취소 시 100% △2개월 전 취소 시 90% △1개월 전 취소 시 80% △1개월 이내 취소 시 70%가 환불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에어아시아 엑스의 환불불가 정책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공동소송을 추진 중인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로 피해접수를 하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게 됐다.
당초 공정위는 여행객의 증가로 항공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조치를 계기로 관련 업계의 불공정한 환불관행이 개선되고 소비자피해가 구제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에어아시아의 경우 늑장대응으로 소비자의 불만을 증폭시켰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공정위가 당초 외국계 저가항공사들을 대상으로 환불불가와 관련한 약관시정 명령을 내렸지만, 이들 외 저가항공사 일부는 아직까지 환불불가 약관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어 이로 인한 피해는 점점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현혹돼 구매하기 보다는 자신의 여행 목적에 맞춰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정이 수시로 변경되는 출장 등 비즈니스 여행의 경우 프로모션 항공권 보다는 출발·도착일과 여정 등을 쉽게 변경할 수 있는 일반 항공권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특히 국내에 지사 또는 영업소를 두고 있지 않은 외국계 항공사 보다는 국내의 저비용항공사와 대형항공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피해발생 시에는 관련 항공사에 통보하고 당사자 간 해결이 어려울 경우에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상담센터(1372)에 문의하면 된다. 공정위 고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국내·국제 항공 이용 시 사업자의 고의·과실로 인한 운송 불이행의 경우 대체 항공편 제공과 운송 지연시간에 따라 배상을 받을 수 있다.
[이것만은 꼭!] 저비용항공 이용 체크 포인트
- 특가항공권은 운임 천차만별, 비교 후 선택
△ 일반 항공권 이외에 ‘얼리버드’ ‘특가항공권’ ‘실속항공권’ ‘수퍼 세이브’ 등 다양한 항공권이 판매되며, 날짜·시간대·체류기간 등에 따라 운임이 천차만별이므로 비교는 필수다. 단, 이러한 할인항공권이나 특가항공권은 계약 해지 시 항공사가 약관 등을 이유로 운임을 전액 환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구입한다.
- 포인트 적립 여부·제휴서비스 확인
△ 기본적으로 마일리지 개념은 없지만 이와 유사한 포인트제를 운영하거나 신용카드 제휴를 통한 추가 할인과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항공사도 있다. 국제선의 경우에는 면세점이나 특정 숙박시설·제휴점 할인 서비스도 있으니 각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한다.
- 항공권 구입시 위약금 액수 등 ‘꼼꼼하게’
△ 항공권을 결제하기 전에 여행지·영문명·환급규정·일정변경 가능여부와 함께 취소 시 위약금 등 계약조건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업체별로 만 3~13세의 운임기준이 성인요금의 25%, 10% 또는 ‘5천원 할인’ 등 제각각이어서 구간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 정확한 일정이 있는 경우 신중하게 선택
△ 일반 항공사에 비해 운항편수나 승객정원 등이 적기 때문에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운항이 지연될 경우 상대적으로 대처가 미흡할 수 있다. 일정에 여유가 없다면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 각종 수수료 확인
△ 일반 항공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유류할증료나 항공권 취소 수수료·날짜 변경 수수료·좌석 지정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가 규정돼 있고 항공사별로 금액이 달라 반드시 이를 비교해야 한다.
- 일반 항공사보다 까다로운 수하물 운임기준
△ 일반 항공사보다 위탁수하물 운임기준이 매우 까다롭고 기내 휴대 수하물이나 무료 위탁 수하물 기준이 항공사별로 달라 확인이 필요하다. 해당 항공사의 수하물 운임기준을 파악한 후 각자의 수하물 무게를 재 정확한 운임을 알아둬야 낭패를 입지 않는다.
- 인터넷 탑승권 준비 필수
△ 인터넷으로 좌석을 예약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인터넷 좌석 배정 여부, 인터넷으로 탑승권 발권이 가능한지 등은 항공사별로 다르니 확인해야 한다. 또한 저비용항공사의 탑승수속대는 일반 항공사에 비해 멀리 위치해 있으므로 인터넷 탑승권을 발행해 가면 비교적 여유 있게 탑승할 수 있다.
- 음료 등 기내서비스를 확인한다.
△ 생수·주스 등 기본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유료로 제공하는 항공사도 있으므로 음료와 기내식의 유·무료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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