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식적인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량급 캠프 구성과는 별도로 각종 정치공세를 막을 네거티브 대응팀이 구성돼 주변 정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박 전 위원장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의 출국이 대권 행보와 맞물려 정치권의 이목을 끌고 있다. 서 변호사는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 출신으로 그동안 저축은행 비리 의혹과 관련해 야당의 공세를 받아왔다. 서 변호사는 해외 연수를 이유로 남편인 박지만 EG회장은 동행하지 않고 아들과 함께 2개월간 홍콩에 머물 예정이다. 박 회장도 저축은행 로비 파문과 관련해 의혹을 받아왔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서 변호사의 출국을 박 전 위원장 대선 준비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일각에서는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출마 시기가 임박해오자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으며 동생인 박 회장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 박근혜 올케 서향희 변호사, 홍콩연수 내막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올케인 서향희(38) 변호사가 이번달 홍콩으로 해외연수를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31일 새누리당 관계자를 인용해 “서 변호사가 6월부터 두 달 정도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준비 중”이라며 “연수지는 홍콩이 될 것으로 아는데, 연수기간은 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서 변호사가 예전에도 가끔씩 단기 해외연수를 다녀왔고, 이번엔 아들을 현지 서머캠프에 보내는 일정과도 관련이 있다”며 “정치적 배경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최근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네거티브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것과 서 변호사의 홍콩 연수를 관련 짓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주변 정리를 시작하려면 아버지 박정희로부터 배운 생각과 이념도 정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고위정책회의를 갖고 “달마가 동쪽으로 간 이유라는 영화를 봤다. 박 전 비대위원장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가 왜 홍콩으로 갈까. 참 흥미진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변호사는 박 비대위원장의 친동생인 박지만씨의 배우자로, 영업정지 당한 삼화저축은행에서 2년간 법률고문으로 활동하다 사임했다. 박지만씨도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친분이 있어 일각에서는 이들이 저축은행 구명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의 인도를 일으킨 인디라 간디 수상은 아버지로부터 편지에 의거해서 역사교육을 받았다”며 “과연 박 전 비대위원장은 독재자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무엇을 보고 배웠는가를 우리는 생각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다른 당이라지만 박 전 비대위원장은 박근혜식 독식인사로 최고위원을 또 독식하려 한다”며 “국회 의장과 부의장도 그런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 서향희 출국…야권 공세 차단?
최근 친박 내부에서 박 전 위원장의 올케인 서 변호사와 동생 박 회장의 거취를 두고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검증 공세를 사전에 차단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서 변호사는 지금까지 유명한 남편에 가려진 조용한 모습으로 조명돼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위와 같이 자신의 일에 당차고 열정적인 성격이라고 한다. 서 변호사는 2004년 12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결혼했다.
당시 서 변호사는 30세, 박지만 회장은 46세. 젊고 예쁜 여변호사와 비운의 대통령 아들의 16살 나이차를 극복한 혼인이어서 더 화제가 됐다. 서 변호사는 고려대 법대, 사법시험 41회 출신으로 전북 익산이 고향이지만 부산에서 학창시절(부산 중앙여고)을 보낸 인연으로 부산에 지인이 많다고 한다.
그녀는 2008년 여동생ㆍ친구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온 다음 “결혼하고 아들 낳고 그렇게 아줌마가 된 후 간댕이가 커진 나머지 남편과 아들을 내팽개치고(?) 친구핑계를 대며 훌쩍 떠난 이야기”라는 서문의 ‘정말 좋았어-아줌마가 된 향희의 뉴욕·바하마 첫 여행기’를 내는데 이때도 부산지역 출판사를 통해 출간했다.
결혼 직후 임신한 서 변호사는 2005년 9월경 아들 세현군을 출산한다. 박정희 손자의 출생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지인들에 따르면 서 변호사는 출산 전날까지 출근할 만큼 일에 욕심을 보였다고 한다. 산후 조리도 한 달 정도로 끝내고 바로 업무에 복귀했다.
서 변호사를 잘 아는 인물들은 서 변호사가 박 회장과 결혼한 것에는 정치적 욕심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박지만 회장의 경우 수차례 마약 전과 등 남편으로 맞기에는 부적격한 측면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하자 이런 얘기가 더 많았다. 두 사람이 결혼하던 2004년만 하더라도 박근혜 전 위원장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고 있었으며,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하던 때다.
선데이저널은 지난주 보도를 통해 언급했듯이 박 전 위원장 역시 올케인 서 변호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박 전 위원장은 박지만-서향희 부부의 결혼식을 앞두고 “동생이 막상 결혼을 한다고 하니 지나온 날들에 대한 생각 때문에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서향희씨는) 동생과 아주 잘 어울리는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라고 홈피를 통해 밝힌 적이 있다.
서 변호사가 아들 세현군을 낳자 “우리 가문의 귀한 아이가 태어나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가문의 귀한 선물을 안겨준 올케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고…”라고 홈피를 통해 언급했다.
하지만 서 변호사가 여기저기 이름을 올리며 대외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다가 결정적으로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로 구설에 오르자 박 전 위원장 주변에서는 박지만 회장 부부에 대한 집안 단속 얘기가 솔솔 불거져 나왔다.
선데이저널은 “실제로 새누리당 내에서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었으며 친박계 한 인사는 ‘서 변호사가 이런 저런 기업에 고문을 맡은 것 자체가 입에 오르내릴 여지를 두는 것’”이라며 “서 변호사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다닌다더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박 전 위원장 대선캠프 구성이 서 변호사 거취 문제로 늦춰진다는 예측이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 변호사의 이번 홍콩행은 사실상의 주변 정리라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 박지만 EG회장 재산 사용 내역 등 각종 의혹 불거져
서 변호사의 홍콩행에 박지만 회장이 동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자연스럽게 박 회장의 거취로 관심사가 모아졌다. 박 회장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의혹들은 박 전 위원장의 대권가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일단 그의 과거 개인적 행적이나 재산형성 과정 등이 우선적으로 언급된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는 EG회장으로 막대한 재산을 모은 과정에 의문을 나타내는 시각들이 적지 않다. 박지만 EG 회장은 재산 규모 583억원으로 360위에 이름을 올렸다. 6차례에 걸친 마약사범으로 구속과 선처 등 2000년대 초반까지도 사회 적응이 힘들었던 박 회장이 어떻게 신흥갑부로 떠올랐는지 궁금해 하는 것이다.
1987년 설립된 EG(당시 삼양산업)는 포항제철의 냉연강판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폐산을 독점해 전자용 산화철을 만드는 곳이다. 산화철 가공 부문에 수입 대체 기술을 갖고 있어 신기술 개발 벤처기업으로 지정돼 정부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1989년 마약 혐의로 구속됐다 석방된 직후 박 회장은 박태준 당시 포항제철 회장의 도움으로 이 회사의 부사장이 된다.
이후 1990년 2월 대표이사가 된 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도움을 받아 8억원을 출자해 대주주가 됐다. 당시 총자본금 36억원의 EG는 박 회장이 전체 지분의 74.3%를, 박 회장의 둘째누나 근령씨가 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EG와 관련해서 나오는 의혹은 ‘지분 매각으로 생긴 거액의 돈이 어디로 갔느냐?’는 것이다. 박 회장은 2007년 보유주식 206만 주(46.83%) 중 26만 주를 팔아 80억원을 현금화했다. 2010년 8월에는 22만9677주를 시간외 매매로 팔아 40억원 가량을 현금화했다.
앞서 말한 최근 매각까지 합하면 20년 전 처음 대표이사에 오를 당시 74.3%였던 지분이 33.6%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대선테마주 열풍으로 EG의 주식가격은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했다. 그렇다보니 박 회장의 재산 사용 내역 등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EG와 관련한 의혹 외에도 박 회장과 관련한 의혹들은 계속해서 불거져 나오고 있다.
◇ 박지만ㆍ서향희 저축은행 로비 파문
한편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해 6월 저축은행 로비 파문과 관련, “박지만씨와 부인 서향희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당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지만씨의 누나(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유력 정치인이고, 삼화저축은행은 로비에 성공했기 때문에 로비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권력의 핵심인 청와대의 정진석 정무수석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저축은행 로비와) 직접 관련돼 있다”며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위해서라도 정 수석과 곽 위원장에 대한 처분을 해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 부산저축은행 브로커 박태규씨, 삼화저축은행 브로커 이철수씨의 문제를 부각시켰다”며 “이들이 정 수석, 곽 위원장, 박지만 서향희 부부와 관계가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민적 관심과 검찰 수사 방향이 잡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산저축은행이 퇴출 저지 로비를 위해 청와대에 탄원서 두 통을 작성해 제출키로 결정했는데 이 과정에 부산지역의 한나라당 의원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탄원서가 청와대의 한 인사에게 전달된 것은 어느 정도 확인이 되는데 나머지 한 통이 어떻게 됐느냐는 당 진상조사위원회에서 파악하겠다”며 “민주당은 쏟아지는 제보들을 다시 한 번 검토해 정확하지 않으면 (언론에) 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박지원 원내대표의 박 전 위원장과 박 회장에 대한 공세 수위는 더욱 높아 가고 있다.
◇ ‘구속’ 박태규씨, “박 전 위원장과 직접 접촉은 없어”
이와 관련해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72ㆍ구속 기소)씨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허철호)는 박씨가 박 원내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을 최근 재배당받아 수사 중이라고 지난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9월 “박 전 위원장을 만나 로비를 벌인 적이 없는데도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박 원내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형사4부는 다른 곳에서 수사 중인 이 사건을 다시 배당받아 박근혜ㆍ박지원 대표 고소건과 함께 수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박 전 위원장의 고소 대리인을 출석시켜 고발내용과 경위 등을 확인했으며, 지난주 박씨도 소환해 조사했다. 박 씨는 검찰 조사에서 박 전 위원장과 여러 차례 만났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언론사 편집국장ㆍ보도국장들과의 식사 자리에 박 전 위원장이 와서 인사한 적이 있지만 나와 직접 인사한 것은 아니었다. 박 전 위원장과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박 원내대표를 소환해 발언 경위와 내용의 진위 등을 확인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18일 “박 전 위원장이 박태규씨와 여러 차례 만났는데 이 만남이 저축은행 로비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후 박 전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박 원내대표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박 원내대표 측은 같은 달 24일 박 전 위원장의 측근 인사 2명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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