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63시티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신한은행의 임달식 감독과 주장 최윤아, KB스타즈의 서동철 감독과 주장 정미란은 똑같이 연승으로 플레이오프를 마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3차전까지 갈 경우 챔피언 결정전끼지 하루 밖에 시간이 없어 체력적인 문제는 물론 우리은행을 대비해 준비할 여유도 없다는 점에서 무조건 하루라도 더 벌어두어야 한다는 부분 때문이다. 두 팀은 모두 우승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0. 시즌 리뷰 : 신한은행 4승 3패의 우위
신한은행과 KB스타즈는 올 시즌 7차례의 맞대결에서 4승 3패의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7경기 모두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대결을 진행했고, 신한은행이 1승의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68-67로 승리를 거뒀던 지난 6라운드의 맞대결에 대해 심판설명회에서 경기 운영에서 발생한 중대한 오심들을 인정하며, 판정으로 인해 승패가 바뀌었음을 사과하며 KB스타즈 측에서는 오히려 ‘4승 3패로 앞선 시즌’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청주에서 벌어진 2라운드 대결은 KB스타즈의 특급 용병 커리가 제압했다. 36득점 8리바운드로 위력적인 존재감을 과시한 커리의 활약속에 변연하가 12득점 8어시스트 5리바운드로 지원에 나선 KB스타즈를 최윤아가 결장한 신한은행이 감당하기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어진 3-4라운드 청주 경기에서는 신한은행이 모두 웃었다. 치열한 공격 공방전이 벌어진 12월 20일의 3라운드 경기에서는 1쿼터부터 선수들의 고른 득점이 폭발하고 내 외곽 슛이 작렬한 신한은행이 승리를 가져갔다. 스트릭렌이 20득점을 기록하며 2라운드 맞대결에서 커리에게 완패했던 아쉬움을 씻어냈고, 1쿼터부터 폭발한 김단비가.3점슛 3개를 포함해 18득점을 기록했다. KB스타즈는 변연하와 커리가 활약하고 홍아란이 13점을 도왔지만, 1쿼터에 벌어진 14점차를 마지막까지 극복하지 못했다.
어수선 한 가운데 펼쳐진 4라운드 경기는 신한은행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신한은행과 KB스타즈는 맞대결을 앞두고 우리은행과의 경기를 가졌고 모두 1점차의 분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 운영과 심판 판정에 이의를 제기한 양 팀은 심판 설명회를 통해 판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WKBL의 양해와 시인을 받아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결과가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다 잡은 승리를 도둑맞았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선 양 팀의 경기는 전반과 후반의 내용이 상반됐다. KB스타즈는 존디펜스로 신한은행의 공격을 철저히 차단하며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신한은행은 끈질기게 따라붙어 전반을 33-28로 마무리 했고, 후반에는 분위기가 반대로 뒤집혔다. 특히 신한은행의 스트릭렌은 이날 후반에만 30점을 쏟아부으며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과시했고, 뒤늦게 추격에 나선 KB스타즈에게 신한은행은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사흘 만에 펼쳐진 리턴매치에서 KB스타즈는 신한은행에 승리를 거뒀다. 변연하를 1번으로 내세우고, 강아정-커리-정미란-김수연으로 선발을 구성하는 변칙 선발 카드를 꺼내들었던 KB스타즈는 커리가 부진할 때 콜맨이 의외의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그야 말로 ‘되는 날’의 경기 모습을 보여줬고, 3점슛 12개를 집중시키며 신한은행을 흔든 끝에 신한은행 전 연패에서 벗어났다. 이 승리는 KB스타즈가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2012년 2월 20일 이후 706일 만에 거둔 승리였다.

그러나 양 팀의 투지넘치는 경기력이 명승부로 이어졌던 이 경기는 신한은행이 역전을 하던 순간에 발생한 충돌에서 반칙 상황을 불지 않는 등 심판의 오심이 수차례 이어졌으며, 심판설명회를 통해 WKBL도 이를 인정하며 오점을 만들고 말았다.
신한은행은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마지막 7라운드에서도 KB스타즈를 상대로 호락호락하게 승부하지 않았다. 3쿼터 중반 18점차까지 뒤지던 신한은행은 6라운드와 마찬가지로 무시무시한 추격전에 나서 막판 승부를 안개 속으로 끌고 갔고, 또 다시 신한은행에 역전패를 당할 뻔 했던 KB스타즈는 커리가 마지막 득점에 연속으로 성공하며 어려운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이러한 리그 결과로 인해 부쩍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쪽은 KB스타즈다. 6라운드에서 나왔던 심판진의 치명적인 오심이 아니었다면 상대전적에서 앞섰다고 생각하고 있는 KB스타즈는 올 시즌이 신한은행을 상대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시즌이었다.
단일리그가 시작된 지난 2007-08시즌 이후 KB스타즈에게 신한은행은 그야말로 악몽 그 자체였다. 2007년 7전 전패를 시작으로 2008-09시즌 8전 전패, 2009-10시즌 1승 7패, 2010-11시즌 1승 6패, 2011-12시즌 3승 5패, 2012-13시즌 1승 6패 등 올 시즌을 제외한 6시즌에서 6승 39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라고 특별히 다를 리 없다. 2007-08시즌, 신한은행에게 3전 전패를 당했고, 2011-12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3전 전패로 무릎을 꿇었다. 특히, 신한은행의 홈인 와동 체육관에서는 2006년 여름리그였던 2006년 5월 25일에 승리를 거둔 후, 올 시즌 1라운드까지 1승 27패를 기록했다. 그 1승조차도 2011-12시즌, 신한은행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후에 거둔 승리였다. 올시즌을 제외한 양팀의 통산 전적은 59승 17패로 신한은행의 압도적인 우위, 플레이오프 통산 전적도 6승 3패로 신한은행이 앞서 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무언가 달랐다. 매 경기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고, ‘통곡의 벽’이라 여겨졌던 안산 와동체육관에서도 5할 승률을 달성했다. 특별히 신한은행만 만나면 패배에 대한 부담을 안았던 족쇄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반면, 신한은행으로서는 여전히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도 져보지 않았던 KB스타즈가 어렵지 않은 상대다. ‘이기는 농구’와 ‘뒤집는 농구’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선수로 구성되어 있다는 강점과 단기전 토너먼트를 가장 많이 이겨봤다는 장점, 그리고 여기에 지난 시즌 실패의 쓴 맛까지 확인했기에 더욱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정상을 차지하고도 “아직까지 신한은행보다 나은 팀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라고 하던 우리은행이, “이제는 신한은행한테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선언을 한 마당에 KB스타즈에게도 쉽게 보이는 것은 통합 6연패를 이룩했던 ‘레알 신한은행’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2. 초반의 KB, 후반의 신한 – 공식을 파괴하라
올 시즌 양 팀의 경기는 항상 비슷한 흐름이었다. 초반의 기선을 KB스타즈가 제압했지만 결국 신한은행이 무서운 기세로 추격에 나섰고, 이로 인한 치열한 승부에서 고비를 넘긴 팀이 승리를 가져갔다. 7차례의 맞대결 중 KB가 1쿼터를 내줬던 것은 3라운드 뿐이었다.
KB는 6번이나 스타트에서 신한을 앞서갔다. 전반전 전체를 보더라도 1라운드에서의 1점차 리드와 3라운드를 제외하면, KB스타즈가 5번이나 전반을 앞선 채 맞섰다. 항상 초반의 흐름은 KB스타즈가 끌고 갔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후반 뒷심에서는 항상 신한이 웃었다. 이러한 모습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났던 것이 지난 6라운드와 7라운드에서의 대결이었다.
우리은행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프레스 수비를 자랑하는 신한은행의 전면적인 수비에 KB스타즈는 막판 질식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이며 한 없이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신한은행은, 적어도 올 시즌 후반에 경기를 뒤집는 능력은 전성기 못지않은 모습을 되찾고 있다.
신한은행의 임달식 감독은 “경기 막판에 어떻게 운영하고 따라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잘 알고 있고, 오랫동안 체득한 우리 팀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반대로 “과거 ‘승리공식’이 있던 시절에 너무 익숙해져서인지 초반의 집중력이 후반에 미치지 못하는 문제는 여전히 숙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반대로 KB스타즈는 정규리그와 마찬가지로 초반에 신한은행을 압도하는 경기 분위기를 이어가고, 후반 들어 신한은행이 펼치는 특유의 강압 수비에 대해 지혜로운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다.
3. 커리의 위력, 신한을 집어 삼킬까?
양 팀은 올 시즌 맞대결에서 평균 74점대의 고득점 경기를 펼쳤다. 평균 득점 1-2위 팀 간의 맞대결답게 자신들의 평균보다도 더 많은 득점들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경기 기록에서도 신한은행이 근소하게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 시즌 양 팀 주요 선수들의 맞대결 성적은 다음과 같다
▲ 신한은행, KB스타즈 전 주요선수 성적
최윤아 6경기 평균 30:21출전 6.7득점 6.8리바운드 4.8어시스트 1.8스틸 2.7턴오버
김규희 7경기 평균 25:44출전 3.4득점 1.9리바운드 2.9어시스트 1.4스틸 1.3턴오버
김단비 7경기 평균 30:58출전 10.3득점 4.7리바운드 3.3어시스트 0.9스틸 1.4턴오버
조은주 7경기 평균 21:51출전 6.3득점 3.6리바운드 1.7어시스트 1.3턴오버
곽주영 7경기 평균 25:55출전 7.7득점 4.6리바운드 1.4어시스트 0.9스틸 2.0턴오버
김연주 7경기 평균 20:04출전 5.9득점 1.7리바운드 0.4어시스트 1.0턴오버
하은주 2경기 평균 9:32출전 4.0득점 2.5리바운드 1.0어시스트 0.5턴오버
스트릭렌 7경기 평균 23:16출전 22.0득점 6.4리바운드 1.3어시스트 1.0스틸 1.4턴오버
비어드 7경기 평균 16:17출전 11.4득점 6.0리바운드 1.0어시스트 1.4스틸 1.7턴오버
▲ KB스타즈, 신한은행 전 주요선수 성적
홍아란 7경기 평균 33:36출전 6.9득점 2.1리바운드 1.6어시스트 1.4스틸 2.0턴오버
심성영 5경기 평균 7:06출전 0.4득점 0.6리바운드 0.8어시스트 0.4턴오버
변연하 7경기 평균 35:47출전 15.1득점 5.9리바운드 4.4어시스트 2.0스틸 2.7턴오버
강아정 7경기 평균 35:10출전 10.0득점 3.9리바운드 1.6어시스트 1.3스틸 1.6턴오버
정미란 7경기 평균 25:31출전 6.6득점 3.9리바운드 1.4어시스트 0.7스틸 0.7턴오버
김수연 7경기 평균 13:29출전 4.3득점 2.3리바운드 0.9어시스트 0.3스틸 0.7턴오버
김채원 5경기 평균 12:53출전 2.4득점 1.0리바운드 0.6어시스트 0.2턴오버
커리 7경기 평균 31:38출전 24.7득점 7.9리바운드 1.4어시스트 1.7스틸 2.4턴오버
콜맨 7경기 평균 8:21출전 3.7득점 3.1리바운드 0.1어시스트 0.6스틸 0.4턴오버
외국인 선수 싸움에서는 KB스타즈의 커리가 앞선다. 커리는 리그 최우수 외국인 선수에 뽑힌 것은 물론, 선수들과 현장에서 뽑은 최우수 외국인 선수 부분에서도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스트릭렌 역시 폭발적인 득점력을 갖고 있지만 기술과 경험에서 커리보다 한 수 아래다. 그러나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선 수비-후 공격’을 강조하는 신한은행의 임달식 감독은 스트릭렌에게 커리를 맞대결시키기보다는 비어드를 먼저 내보내 커리를 흔들어 놓는 형태의 운영을 더 선호한 바 있다.
커리의 대학 1년 선배인 비어드는 지능적인 플레이와 영리한 수비를 펼치며, 다혈질인 커리를 흔들어 마음대로 경기를 펼치지 못하도록 흔들어 놓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커리가 흐름을 놓친 이후 스트릭렌이 투입되어 득점에서 폭발력을 가져간다면 신한은행의 뒷심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WKBL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WNBA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답게 커리는 단연 클래스가 돋보이는 선수다. 특히 7라운드 KDB생명과의 맞대결에서 보여줬던 커리의 플레이는 올 시즌 많은 구단의 감독들이 커리를 눈독 들였던 이유를 증명해주는 모습이었다. 만약 커리가 그때와 같은 집중력을 보여준다면, 사실 파울 외에는 제대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커리가 막혔을 경우 외국인 선수 싸움에서 특별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KB스타즈로서는 큰 고민이다. 비어드와 스트릭렌이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역할 분담을 하며 밸런스를 맞추고 있는 신한은행에 비해 KB스타즈는 커리가 부담해야 할 짐이 상당하다. 신한은행의 임달식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콜맨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해 보겠다”며 사실 상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KB스타즈의 서동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커리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KB스타즈의 입장에서는 커리에 대해 ‘무한신뢰’외에는 마련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4. 신한은행, ‘공수겸장’ 김단비 퍼즐
반면, 신한은행은 김단비의 활용법을 두고 다양한 고민을 할 수 있다. 경기당 10점 정도를 꾸준히 넣어주는 김단비는 부상으로 시즌 초반 고전한 데 이어, 복귀 후에도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를 보여주지 못했었다. 김단비는 임달식 감독으로부터 외국인 선수라는 주득점원이 생겼기 때문에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주문을 받았다며,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의 역할에 더 충실하겠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었다.
그러나 마지막 7라운드에서 김단비는 경기당 15점을 득점하며, 공격력에서도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을 보여줬다. 스스로 약점이라고 말했던 3점슛도 시즌 막판으로 올수록 정확도가 높아졌고, 특히 중요한 고비에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김단비는 KB스타즈와 중요한 경기 때마다 변연하를 전담으로 마크하는 역할을 했다. “(변)연하 언니와 함께 코트에서 존재감이 없어지는 게 목표”라고 할 만큼 수비에 집중했던 것이다. 따라서 공격적인 강점을 내려놓고 수비에 올인을 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임달식 감독이 김단비에게 그런 역할을 맡길지, 아니면 김단비의 공격력을 함께 살릴 수 있는 작전을 도모할 지는 지켜볼 일이다.


지난 시즌, 은퇴를 선언할 때까지도 팀의 주전으로 활약했으며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을 받았던 삼성생명의 박정은 코치는 KB스타즈의 변연하에 대해 “한번 리듬을 뺐기면, 경기 내내 잡을 수 없는 선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연하와 매치업이 될 것으로 보이는 김단비 역시 경험이 많은 선수인 만큼 충분히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맞대결을 펼치는 입장에서 변연하를 정의한다면?
“(변)연하랑 맞대결을 하는 건 대표팀으로 일본이나 대만이랑 농구하는 느낌이다. 처음 리듬 뺐기면 끝날 때까지 못 찾아온다. 계속 추격하고 따라가다가 끝나나다는 얘기다. 연하가 초반부터 자기 리듬대로 경기를 풀어가게 되면 경기 내내 마이클 조던이라고 보면 된다. 초반에 자기 마음대로 안 되게 기선 제압해야 한다.”
▲변연하를 수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가?
“(변)연하는 나이 여부와 상관없이 그야말로 미친 듯이 돌아다니는 선수다. 젊은 선수들은 연하를 계속 따라다니면서 지치게 만들겠다는 생각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연하가 제일 좋아하는 패턴이다. 자기를 상대로 할 때 젊은 선수들이 체력전으로 힘들게 하고 몸으로 부딪혀서 승부를 보려고 한다는 걸 연하 정도 되는 선수가 모를 수 없다. 오히려 그걸 이용해서 파울을 얻어내고, 자유투로 쉽게 득점을 한다. 오히려 연하를 상대하는 선수가 먼저 지치거나 파울트러블로 고생하게 된다.
▲본인은 선수시절 어떻게 승부를 걸었나?
▲본인은 선수시절 어떻게 승부를 걸었나?
“나는 선수시절에 계속 따라붙기도 했지만, 일부러 따라가다가 말고 손만 들고 서있기도 했다. 연하의 슛이 얼마나 위력적인지 알면서도 손만 들고 도발하듯이 한 발 떨어져 있기도 했다. 문제는 연하의 체력이 아니라 리듬이기 때문이다. 앞에 수비가 압박을 하든 안하든, 위협적이든 그렇지 않든, 연하는 자기 리듬만 타면 그런 것과 상관없이 득점을 해내는 선수다.”
▲김단비에게 변연하를 막기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연하를 따라다니는게 아니라, 연하가 도망가게 해야한다. (김)단비도 신인이 아니다. 그리고 (변)연하와 수없이 많은 경기를 해왔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알아서 서로 잘 할 것이다. 어쨌든 연하를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리듬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평소에 서로가 어떤 방법으로 경기를 했는지 잘 알고 있을 테니 갑자기 변칙으로 나서서 안하던 방법을 써보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 순간이라도 연하가 당황을 하게 된다면, 자기 리듬을 잃게 될 것이고, 그럴 경우에는 오픈 찬스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올 시즌 적지 않은 나이에도 최고의 포인트가드로서의 명성을 다시 확인시켜 준 이미선은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정상급 가드인 최윤아와 상대해야 하는 KB스타즈의 어린 가드진인 홍아란과 심성영에게 자신감을 갖고 저돌적으로 경기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맞대결을 펼치는 입장에서 최윤아를 정의한다면?
“(최)윤아는 여전히 적극적이고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지만, 어려서부터 큰 경기를 많이 치른 만큼, 노련하고 상대 약점을 이용할 줄 아는 친구라서 언제든지 상대의 빈틈을 득점이나 어시스트로 이용할 수 있는 선수다”
▲큰 경기 경험이 없는 홍아란이나 심성영이 최윤아를 상대로 어떤 경기를 펼쳐야 하나?
“(최)윤아를 어떻게 막으라고 조언하는 건 결국 나를 이렇게 막으라는 것과 같은 말이라 사실 조심스럽다. 윤아는 나이가 많은 선수는 아니지만 (홍)아란이나 (심)성영이보다는 분명히 나이가 있다. 아란이하고 성영이는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펼치고 귀찮게 따라붙으면서 윤아가 볼을 못잡게 하고, 잡더라도 편하게 잡지 못하도록 괴롭혀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이렇게 계속 따라붙으면 처음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겠지만, 정말로 집중력이 필요한 경기 막판이나 승부처에서는 힘이 떨어지기 때문에 평소의 자기 기량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어차피 가드는 득점을 많이 하는 자리가 아니니까 이런 부분이 중요하다”
▲경기 경험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만 KB가드진은 신한은행의 프레스에 유독 어려움을 겪는다.
“프레스 수비는 일단 그 자체가 변칙이다. 개인적으로 공을 처음 받는 가드는 자기한테 붙어있는 첫 번째 수비자만 흔들어 놓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공을 받기 전의 모션이든 받은 후의 속임 동작이든, 그 수비수만 제치고 나면 프레스는 깨지게 된다. 그러니 공을 잡기 전에 내가 도망갈 수 있는 공간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가드라면 공격자가 수비자보다는 빠르게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상대가 나를 가두거나 더블팀이 오기 전에 치고 나갈 수 있다”
▲같은 수비에 반복해서 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상식적으로 볼을 잡고 있는 가드한테 수비가 집중되고 2명이 붙는 만큼, 가드가 이걸 뚫고 나가거나 패스를 내줘버리면 이 수비는 무의미해진다. 바로 우리 팀의 한 골이 되는 거다. 내 플레이 하나로 우리 팀이 쉽게 득점을 얻는다는 상황을 즐겼으면 좋겠다. 그런데 어린 선수들은 한번 실수를 하면 당황하고 망설이기 때문에 같은 장면에서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 같다. 망설이는 순간 도움수비가 달려오고 갇히게 되는 것이다”
▲본인은 어린 시절에 상대의 프레스 수비에 어떻게 대응했나?
“나는 어렸을 때 웨이트가 좀 있는 편이었고, 스피드에서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냥 치고 달렸다. 사실 이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자신 있으면 수비를 달고 빠르게 넘어가면 된다. 더블팀이 올 거 같으면 더 빨리 뛰었다. 내 수비자를 제치면 이 상황은 다 끝난다”
6. 하은주, 위력 발휘 할까?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하은주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하은주는 시즌 막판 꾸준히 출전하며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그리고 높이에 약점이 있는 KB스타즈를 상대로는 최소한의 위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공격에서의 강점만큼이나 수비에서의 약점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KB스타즈는 리그 전체에서 가장 3점슛이 정확한 팀이다. 주전 전원이 3점슛을 던지는 팀이며, 가장 선발로 많이 나섰던 홍아란-변연하-강아정-커리-정미란의 베스트5는 올 시즌 35경기에서 645개의 3점을 시도해 231개를 성공시키며 35.8%의 성공률을 자랑했다. 3점슛 시도수가 규정에 들지 못해 성공률 부분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커리와 홍아란은 5라운드 한때 각각 52%와 47%에 이르는 3점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기도 했다.
여기에 2008-09시즌의 변연하 이후 처음으로 40%대의 3점슛 성공률로 이 부분 1위에 오른 정미란의 44%에 이르는 3점 성공률은 단일리그 이후 최고 적중률을 자랑하고 있다. 하은주의 투입으로 2점을 넣고 3점을 잃는 단순한 계산의 패턴이 가능하다는 우려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임달식 감독은 KB스타즈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정미란이 코트에 나설때는 하은주를 불러들이고, 김수연이 나설 때만 투입하는 작전을 사용한 바 있다.
또한, 임달식 감독이 “따라가는 상황에서 수비에 약점이 있으면 부담이 된다”라고 여러차례 밝힌 만큼, 초반 스타트가 좋지 못한 신한은행이 리드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선뜻 하은주 카드를 꺼내들고 얼마나 인내심을 가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리바운드다. 하은주가 빠진 신한은행 역시 높이가 그렇게 좋은 팀은 아니다. 때문에 수비리바운드에서는 KB스타즈와 함께 리그 하위권이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공격리바운드는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KB스타즈는 공격리바운드와 수비리바운드 모두 리그 최하위다.
KB스타즈가 신한은행과 치른 올 시즌 7경기에서 10개 이상 리바운드를 더 내준 3경기에서는 모두 경기를 내줬다. 반면 그 안쪽에서 리바운드 승부를 펼쳤던 경기에서는 좋은 결과를 냈다. KB스타즈의 경우 리바운드에서 다른 팀과 대응한 승부만 펼쳐준다면 전체적인 경기력에서 크게 밀릴 상황이 벌어질 경우의 수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신한은행에서 KB스타즈를 상대로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낸 선수는 센터나 포워드가 아닌 최윤아였다. 최윤아는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경기당 6.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 스트릭렌이나 비어드 같은 외국인 선수들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KB스타즈로서는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8. KB의 최종병기는 무엇?
마지막 승부수 싸움에서는 역시 신한은행 쪽으로 무게가 기운다. 신한은행은 KB스타즈는 물론 KDB생명이나 우리은행을 상대로도 막판 뒤집기의 위력을 올 시즌 과시한 바 있다. 최윤아 역시 “박빙의 역전승을 많이 해봤다”며 지난 시즌과 달라진 승부처에서의 자신감을 이번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꼽기도 했다.
신한은행의 승부수는 역시 풀코트 프레스 통한 압박 수비다.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봤던 이 수비는 최윤아 김규희의 투가드에 때로는 수비가 좋은 비어드까지 투입하여 사실상 세 명의 가드가 상대의 공격을 원천 봉쇄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또한 이러한 압박을 통해 상대의 턴오버를 유발한 다음에는 기존의 김단비나 최윤아, 김규희가 3점슛을 시도하며 점수차를 빠르게 따라잡는다. 신한은행에는 김연주라는 3점슛 스페셜리스트도 있다. 김연주는 슛 거리도 길고 큰 경기에서 주저 없이 3점을 던져 성공시킨 경험도 많아 신한은행이 막판 역전 드라마를 만드는 장면에서는 꼭 한 장면 이상의 페이지를 담당하고 있다.
반면, KB스타즈는 커리와 변연하라는 걸출한 스타플레이어의 개인 능력 외에는 마지막 순간에 상황을 바꿔버릴 수 있는 확실한 카드를 시즌 중에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박빙의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1번 포지션에서 신한은행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승부처에서의 싸움은 KB스타즈가 신한은행에 비해 열세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양 팀 감독들은 모두 2차전 승부를 다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3차전까지 가야 승부가 날 것으로 전망을 하고 있다.

팀 전력 등에서는 역시 경험과 균형에서 신한은행이 우위에 있다. 하지만 양 팀이 비슷한 팀 컬러를 띠고 있다는 점과 3전 2선승제라는 부분 등을 감안하면 역시 1차전 결과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드진의 경험 문제가 KB스타즈의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신한은행이 초반부터 KB스타즈의 1번 자리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변연하를 1번으로 돌리도록 공격적인 수비를 펼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의 경우 한 번 기세가 오르면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장점도 있다. 최윤아 역시 “내가 가장 잘 했던 챔피언결정전은 멋모르고 뛰었던 첫 대회였던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1차전에서 홍아란이 최윤아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며 KB스타즈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을 경우 이후의 흐름은 오히려 KB스타즈 쪽으로 기울어 질수도 있다.
해결사는 역시 KB스타즈가 우위에 있다. 국가대표 에이스 변연하와 올 시즌 최고의 용병 커리가 조화를 이룬다면 그 이상의 무시무시한 조합은 상상조차하기 힘들다. “선수들을 믿는다”는 서동철 감독의 단언도 이러한 바탕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가용할 자원이 많고, 토너먼트에서 이겨 본 경험이 많은 신한은행이 갖고 있는 플레이오프 프리미엄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플레이오프 최다승 감독이자 최고승률을 자랑하는 감독인 임달식 감독이 꺼내들 다양한 카드 역시 KB스타즈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시즌 내내 공격적이고 빠른 농구로 저돌적인 플레이와 재미있는 농구를 선사했던 두 팀이 양보 없이 펼치는 진검승부인 만큼 이번 플레이오프는 그 어느 때보다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팽팽하고 흥미있는 경기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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