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 '후폭풍'...해당 지자체 반발 확산

김사선 / 기사승인 : 2020-08-05 16: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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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했다는 정부 말과 정반대 졸속 논란
기대수익 90% 환수에 강남 재건축 단지 반응 ‘싸늘’
[사진=토요경제 DB]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정부가 집값을 잡기위해 세제를 강화한데 이어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했지만 서울시, 과천시, 노원구, 마포구 등이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라고 반발하면서 향후 추진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대책에는 예상보다 많은 주택공급이 포함된 만큼 시장의 불안심리는 다소 잠재울 수 있겠지만, 집값 안정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4일 발표한 주택공급대책의 골자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규제완화를 통한 수도권 도심 고밀재개발과 유휴부지를 활용한 신규택지 발굴 등이다.


이를 통해 서울 권역에 13만2000가구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정비사업 규제완화를 통해 7만가구 주택을 공급한다.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상향하고 층수 제한도 50층까지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신규택지는 태릉 골프장 부지를 포함해 용산 캠프킴, 정부 과천청사 일대 등 총 3만3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3기 신도시와 용산정비창 등의 용적률을 높여 2만4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공급대책이 서울시, 과천시 등 해당 지자체와의 제대로 논의 조차 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졸속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정부의 공공재건축 공급 대책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민간재건축의 정상 추진을 건의했지만 이번 대책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공공재건축은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느냐라는 실무적인 퀘스쳔(의문)이 있다”며 “애초 서울시는 별로 찬성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50층으로 허용하겠다는 정부 발표와는 달리 서울시는 순수 주거용 아파트는 35층으로 제한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과천시도 정부의 일방적인 공급대책 발표에 대해 반발하는 모습이다. 김종천 경기 과천시장 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공공주택을 짓기로 한 정부 대책 발표에 대해 “과천을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주택공급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마포구도 “상암지역에 임대주택 공급을 적극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상암동 단 하나의 동에 6,200여 가구의 임대주택 건설을 해당 지자체인 마포구와 단 한차례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유 구청장은 “ 상암동 랜드마크 부지 인근은 상업시설이 거의 없고, 월드컵경기장 등으로 교통난이 심각한 지역인데 고밀 개발로 대규모 주택이 공급되면 교통체증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마포구민을 희생양으로 삼는 국토부의 이번 일방적인 발표는 도저히 묵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마포구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마포구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내 태릉골프장이 개발 대상지로 포함된 서울 노원구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태릉골프장을 단순히 아파트 단지로 개발할 경우 당초 목표인 집값 안정보다 노원구를 더욱 심각한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는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로 이루어져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라며 “이러한 곳에 충분한 인프라 구축 없이 또 다시 1만 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것은 그동안 많은 불편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 온 노원 구민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자체들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양질의 택지 확보를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설과 유휴부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관계부처와 지자체 협조가 절대적이었다는 발표와는 대치되는 대목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이번 주택공급 대책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서둘러 발표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부정적인 반응이 커지자 정부와 서울시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향후 추진과정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시와 이견이 없다”고 해명했다. 국토부는 “층수 제한과 관련해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은 용적률을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도 300~500% 수준으로 대폭 완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종상향을 수반하는 경우가 다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한발 물러섰다. 김 본부장은 “서울시는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충분한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민간재건축 부분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추가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울시는 공공재건축 사업이 원활하게 실행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해 최선을 다해 추진할 계획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으로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용적률을 200%포인트 완화해 최고 500%까지 높이고 층수도 최고 50층까지 올리는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도 기대수익의 90% 이상을 공공기부 형태로 환수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시장 반응은 회의적다.


업계에서는 초과이익환수제 예외·분양가상한제 제외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재건축 조합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기대가 컸던 일반 재건축 규제완화가 배제되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냉담하다.


강남 재건축 단지를 비롯한 서울 주요 재건축 조합들은 ‘공공 재건축’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이다. 정부가 환수한 주택물량을 장기공공임대나 무주택자, 신혼부부·청년 등을 위한 공공분양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에 대해 부정적이다.


‘공공성’과 ‘공급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강남 주요 재건축단지들은 ‘수익성’과 ‘고급 주거 단지’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물량은 예상보다 많지만 상당수가 공공임대·분양에 맞춰 있어서 집값 안정에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양지영 R&C 연구소 소장은 "현재 공급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의 원인은 내 집 마련을 위한 준실수요자들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주택 공급대책에서는 상당수가 공공임대와 분양에 초점이 맞춰 있어서 조합원들의 참여도를 이끌어 내기 어려워 집값 상승 불안감을 잠재우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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