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신유림 기자]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한국앤컴퍼니(구 한국타이어그룹)가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형제간 본격적인 표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앤컴퍼니는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요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선임(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2명) ▲분리선출 이사(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선임 의안의 투표방식 결정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1명)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 등이다.
이 중 가장 큰 관심 대상은 분리선출 이사선임 건이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 조현식 부회장이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직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막을 내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본격적인 분쟁은 이제부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조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형제간 분쟁, 상표권을 둘러싼 중소기업과의 분쟁 등으로 회사 측에 쏟아진 비난에 대해 사과하며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를 선임하는 것으로 대표이사로서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자신에 우호적인 인물을 통해 조현범 사장을 계속 감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조 부회장이 자신의 안건을 이사회 의결에 부치지 못하고 주주제안을 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최대주주인 동생 조현범 사장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걸 의미한다.
반면 한국앤컴퍼니 측은 그 자리에 김혜경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추천하면서 조 부회장에 맞불을 놨다. 주총에서의 표 대결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조 사장의 누나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도 조 부회장 편에 선 상태다. 조 이사장의 지주사 지분은 0.83%에 불과해 대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나 현재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에 대해 진행 중인 ‘한정 후견 개시 심판 청구’가 큰 변수다.
이 같은 형제 간 분쟁은 지난해 6월 조양래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본인 지분 23.59%를 전량 양도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조 사장은 기존에 자신이 보유했던 19.31%의 지분을 더해 42.9%를 확보하며 승계 구도를 완성했다.
하지만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조희경 이사장은 즉각 반발했다.
조 이사장은 “아버지가 차남에 대한 주식증여 결정을 과연 스스로, 정상적인 판단에서 내렸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에 들어갔다. 여기에 조현식 부회장과 차녀 조희원씨도 동참하며 본격적인 형제간 다툼으로 비화했다. 한정 후견 개시 심판에 반대하는 자녀는 오직 조 사장뿐인 셈이다.
만일 법원이 조양래 회장의 건강 이상을 인정한다면 각자의 지분은 매각 전 상태로 돌아가고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조 회장에 대한 신체 감정과 가사조사 결과는 늦어도 올 하반기에 나올 전망이다.
아울러 조현범 사장에 대한 자격 논란도 피할 수 없는 이슈다.
조 사장은 과거 하청업체에서 납품 대가로 매달 수백만원씩 총 6억여원을 받아내고 이와 별개로 계열사 자금 2억여원을 정기적으로 횡령한 혐의로 2019년 11월 구속기소 돼 2020년 4월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한국타이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그해 11월 갖은 논란에도 이사회 의결에 따라 대표직에 복귀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조 사장을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자’로 보고 있다. 구조원 측은 “이사의 행위에 있어 결격사유가 존재하는 인물임에도 곧바로 대표이사직으로 추대한 이사회의 결정이 향후 기업가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앤컴퍼니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통과시킨 한국아트라스비엑스 흡수합병과 관련해 세 차례나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또 합병비율 산정 시에도 회사 측에 과도한 이익을 부여, ‘이해 상충’이라는 비난도 일었다.
이에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소액주주들과 함께 해당 흡수합병의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 부회장과 조 이사장 측은 “회사는 현재 건강한 지배구조나 투명한 기업 경영에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부전문가의 올바른 감시와 견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지를 부탁했다.
다만 지분 관계상 이번 주총에서 조 부회장과 조 이사장이 조 사장에 유리한 현재 국면을 역전하기에는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조 이사장은 조 부회장의 제안으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이혜웅 비알비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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