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임단협 타결로 합병 갈등 한고비…인사·임금 통합은 2028년 과제

이슬기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8 02: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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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미포 합병 후 근로조건 일원화…생산 안정성 확보 기대
고정급·복지 확대에 인건비 부담 변수…자동화·고용협의도 과제
▲ HD현대중공업 노조

 

HD현대중공업이 장기간 이어진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마무리하면서 HD현대미포 합병 이후 지속된 노무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했다. 다만 인사·임금제도의 세부 조정은 향후 교섭 과제로 남았다. 통합에 따른 생산 효율을 높이면서 늘어나는 인건비를 감당하는 것이 중요한 경영 과제로 떠올랐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대표 이상균·금석호) 노사는 전날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을 최종 가결했다. 지난 6월 2일 상견례 이후 147일 만이다.

전체 조합원 8193명 가운데 7724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찬성률은 55.06%였다. 노조는 교섭 과정에서 11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번 타결의 가장 큰 의미는 지난해 12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 이후 남아 있던 근로조건 차이를 정비했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법적으로 합병했지만 기존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는 차이가 있었다. 같은 회사에 소속돼도 종전 사업장에 따라 복리후생과 퇴직금 산정 방식 등이 달랐던 것이다.

노사는 이번 합의에서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을 HD현대중공업 기준으로 통합하되 두 회사의 기존 조건 가운데 근로자에게 유리한 내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옛 HD현대미포의 정년퇴직 위로휴가 14일을 반영하고, 퇴직금 산정 시에는 퇴직 사유 발생 직전 4개월 가운데 근로자가 희망하는 연속 3개월의 임금을 기준으로 삼도록 했다.

인사·노무관리 기준을 정비하면서 통합 사업장 운영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이는 HD현대중공업이 합병을 통해 추진하는 생산체계 효율화와도 연결된다.

회사는 양사의 생산시설과 설계·연구개발 역량을 통합해 생산 유연성을 높이고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인력 운용과 근로조건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는 통합 운영에 따른 비용과 노무관리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합의는 이러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렇다고 인사·임금제도의 통합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노조가 공개한 '노사공동협의체 운영 관련 별도 합의서'에 따르면 노사는 임금과 수당, 노동·휴게시간, 직무환경등급, 후생복지 등 인사제도 개선을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2027년 11월 1일까지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하고, 노사가 합의한 내용은 2028년 단체협약 개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올해 임단협은 합병 이후 근로조건 통합의 첫 단계이며, 세부적인 인사·임금체계 조정에는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재무적으로는 인건비 부담이 변수다.

이번 합의에 따라 기본급은 월 12만원 인상된다. 호봉승급분 5만5000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격려금 등 일시금 1150만원과 약정임금 200%, 복지포인트 30만원, 별도 성과급 지급도 합의했다.

노사는 이를 합산한 조합원 1인당 평균 지급 효과를 약 4136만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 금액 전체가 새롭게 발생하는 일회성 현금 지급액은 아니다. 기본급 인상과 각종 보상 항목이 포함된 추산치이므로 실제 추가 인건비를 계산하려면 기존 보상체계와 지급 대상, 성과급 산정 기준 등을 구분해야 한다.

특히 기본급과 호봉승급분 확대는 일시금과 달리 향후 인건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회사는 매년 발생하는 고정비 부담을 관리해야 하고, 노조는 안정적인 임금 인상 기반을 확보하는 구조다.

그동안 노사는 고정급 확대와 성과에 연동한 변동급 지급 비중을 놓고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이번 합의는 기본급 인상과 일시금 지급을 결합한 절충안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생산성 개선을 통해 이러한 비용 증가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가 수익성 관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에 따른 고용 문제도 이번 합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다.

노사는 별도의 산업전환 특별협약을 체결하고, 신기술 도입으로 구성원의 직무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 도입 목적과 적용 범위, 기대 효과 등을 노사공동협의체에서 협의하도록 했다.

고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회사가 사전에 설명하고 고용안정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는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개선과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함께 고려하도록 협의 절차를 마련한 것이다.

다만 모든 자동화 투자에 노조의 사전 동의가 필요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생산체계 개편 과정에서 협의가 어느 정도 원활하게 이뤄지는지가 중요하다.

노사관계가 완전히 안정됐다고 평가하기도 이르다.

이번 2차 합의안은 통과됐지만 찬성률은 55.06%로 과반을 소폭 웃돌았다. 반대표도 44.63%에 달했다.

합의 자체는 유효하지만 임금과 근로조건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견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임단협 타결로 추가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를 덜었다. 그러나 이미 발생한 파업의 실제 생산손실이나 이번 합의에 따른 전체 인건비 증가 규모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회사는 28일 오후 2시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향후 실적에서는 임단협 관련 비용의 반영 시점과 생산성 개선 추이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타결은 HD현대중공업이 합병 이후 근로조건 통합의 첫 고비를 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합병의 경제적 효과는 노사 합의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남은 과제는 인사·임금제도의 세부 조정을 마무리하고 생산 효율 향상이 인건비 증가를 상쇄할 수 있는지를 실제 실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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