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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 Premier 발행어음’은 올해 2월9일 첫 출시됐다. [신한투자증권] |
신한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단순히 증시 호황의 반사이익으로만 보기 어렵다. 자산관리, 기업금융, 운용 부문이 동시에 회복됐고, 발행어음 인가와 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맞물리며 중장기 성장의 틀이 바뀌고 있다. 과거 내부통제 사고로 흔들렸던 회사가 다시 수익성과 신뢰를 동시에 회복할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신한투자증권은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3864억원, 당기순이익 28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228.5%, 순이익은 167.4%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자기자본이익률, 즉 ROE도 20%까지 올라섰다.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에서 의미 있는 반등을 만든 셈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실적 개선이 한쪽에만 기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한 Premier 중심의 자산관리 부문은 영업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6% 늘었다. 금융상품 수수료는 70% 증가했고, 퇴직연금 총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14% 늘어난 8조원으로 확대됐다. 증시 상승기에 고객 자산이 움직였고, 신한투자증권은 이를 위탁매매 수수료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금융상품과 연금 자산으로 연결했다.
기업금융도 회복의 축이다. CIB 부문 1분기 수익은 10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5억원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개발 금융주선, 지분매각, 인수금융 등 고난도 딜을 수행하며 단순 중개형 IB에서 구조화금융 중심의 투자형 IB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는 신한금융그룹 안에서 은행, 증권, 캐피탈, 운용이 함께 움직이는 ‘원 신한’ 구조와도 맞물린다. 자본 규모만으로 경쟁하기보다 그룹 협업과 딜 선별 능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발행어음 인가는 이 변화의 핵심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고 올해 첫 발행어음 상품을 내놨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으로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다. 조달 기반이 넓어지면 기업금융, 모험자본, 인수금융, 구조화금융을 더 적극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첫해 조달 금액의 35%를 모험자본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는 초대형 IB로 가기 위한 실질적 무기다.
디지털 경쟁력도 긍정적이다. 신한투자증권의 AI PB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투자 정보 탐색, 분석, 의사결정을 하나로 묶은 서비스다. 월간활성사용자수는 30만명, 월간 재방문율은 50% 이상으로 알려졌다. 개인 투자자가 시장 정보와 종목 분석을 더 빠르게 받아보고 실제 주문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은 향후 리테일 경쟁력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증권사의 경쟁이 지점 수에서 데이터와 개인화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 실적을 무조건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1분기 증시 거래대금 증가가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 시장이 꺾이면 위탁매매 수익도 둔화될 수 있다. 또 신한투자증권은 과거 ETF 유동성공급자 업무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을 낸 경험이 있다. 그래서 이번 실적의 진짜 의미는 숫자 자체보다 내부통제와 수익구조 개선이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했는지에 있다.
이선훈 대표 체제의 과제도 여기에 있다. 이 대표는 내부통제, 자산관리, 미래 금융을 동시에 앞세우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지원부를 신설하고 운영리스크관리 기능을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CIB 직속 IB종합금융부와 발행어음 전담 조직을 둔 것은 기업금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AX본부 신설은 AI와 디지털자산 대응력을 키우려는 포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의 1분기 성적표는 ‘회복’에 가깝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회복 이후의 방향이다. 브로커리지 호황에 기대는 증권사는 많다. 하지만 자산관리, 발행어음, 구조화금융, AI 자산관리까지 한꺼번에 움직이는 증권사는 많지 않다. 신한투자증권이 이번 실적을 일회성 반등으로 끝내지 않으려면 이 네 축을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로 굳혀야 한다.
시장은 이미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수익성 회복과 레버리지 개선, 내부통제 강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이다. 신한투자증권이 1분기 실적을 넘어 초대형 IB의 체급에 맞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보여준다면, 이번 반등은 단순한 호실적이 아니라 재도약의 출발점으로 기록될 수 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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