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항공업계, 호르무즈 재협상에 촉각…국제유가 새벽 1%대 반등

최은별 기자 / 기사승인 : 2026-09-28 08: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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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번 주 이란과 추가 협상”…카타르 중재 재가동
브렌트 106.14달러·WTI 93.55달러…한국 중동산 원유 비중 62.3%
정유 원료비·항공 유류비 다시 변수…추석 뒤 국내 증시도 영향권

미국과 이란이 이번 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을 다시 시도한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의 기존안을 거부하면서 국제유가는 한국시간 28일 새벽 1% 넘게 반등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Axios)는 한국시간 28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주 이란과 더 많은 협상을 예상한다(I expect more talks with Iran this week)”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카타르 등 중동 중재국들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간접협상을 다시 연결하고 있으며 이르면 28일 미국 측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이란 측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을 각각 만나 수정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제시한 기존안에 대해 자신이 원하는 합의가 아니라며 거부 입장을 유지했다.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을 열 가능성은 커졌지만 쟁점 차이는 여전히 크다.

AP통신은 28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7일 안에 다시 열기 위한 조건으로 미국의 이란 항만 봉쇄 종료와 동결자산 해제, 원유 수출 제재 완화 등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에 맞서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추가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도 한국시간 28일 새벽 미국과 이란 모두 협상 가능성은 남겨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락치 장관은 NBC 인터뷰에서 군사충돌 재개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우리는 외교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we stand ready for diplomacy)”고 말했다. 협상과 군사적 긴장이 동시에 이어지는 구조다.

시장은 협상 재개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안 거부에 먼저 반응했다.

Reuters는 싱가포르발 28일 보도에서 한국시간 오전 7시2분 기준 브렌트유가 배럴당 106.14달러로 1.74%,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93.55달러로 1.23% 올랐다고 전했다. 전 거래일 협상 기대감으로 하락했던 유가가 다시 방향을 튼 것이다.

한국에는 호르무즈 문제가 단순한 국제유가 변수가 아니다.

한국석유공사와 대한석유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원유 수입 가운데 중동산 비중은 62.3%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68.7%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수입의 60% 이상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30.5%, 아랍에미리트(UAE)가 15.1%, 이라크가 7.4%, 쿠웨이트가 4.9%를 차지했다. 미국산 비중은 20.5%까지 올라 공급선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중동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정유업계에서는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S-OIL)·HD현대오일뱅크가 직접 영향권에 있다.

유가 상승은 원유 조달비용을 끌어올리지만 석유제품 공급이 빠듯할 경우 정제마진 상승으로 일부 상쇄될 수 있다. 실제 중동전쟁 이후 유럽에서는 항공유와 경유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한국산 석유제품의 수출 기회도 커졌다. Reuters는 지난 21일 유럽의 9월 한국산 항공유 수입이 하루 12만9000배럴로 202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반대로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업계에는 고유가가 비용 부담이다. 항공사의 주요 영업비용 가운데 항공유 비중이 큰 만큼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HMM 등 해운업체에도 호르무즈 통항 위험에 따른 보험료와 선박운임 상승이 변수다.

한국경제 전체로 보면 물가와 무역수지까지 연결된다. 중동전쟁이 본격화된 지난 3~6월 국내 원유 수입량은 전년보다 14.7% 감소했지만 수입금액은 21.1% 증가했다. 물량을 덜 들여오고도 더 많은 비용을 지급한 셈이다.

다만 상황이 전면적인 공급중단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미국 측은 최근 하루 2000만배럴이 넘는 원유가 호르무즈를 통과했다고 밝히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도 동서횡단 송유관을 재가동하며 우회 수출능력을 복구하고 있다.

이번 주 국제유가의 방향은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다시 시작하느냐보다 호르무즈 통항 조건에 실제 합의하느냐에 달렸다. 또 추석 연휴로 지난 24~25일 휴장했던 국내 증시는 이날 거래를 재개한다. 호르무즈를 둘러싼 미국·이란 협상과 국제유가 움직임이 연휴 이후 한국 금융시장이 처음 반영해야 할 주요 대외변수로 떠올랐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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