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 3분기 포드 첫 추월 전망…하이브리드가 바꾼 40년

최은별 기자 / 기사승인 : 2026-09-28 08: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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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51만1421대 전망
포드 50만4172대…확정 땐 GM·도요타 이어 3위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33%↑·기아 99%↑
▲ 현대자동차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진출 40년 만에 분기 판매에서 포드를 처음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단순 판매량 증가보다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다중 파워트레인 전략이 미국 자동차시장의 업체별 순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8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올해 3분기 미국 판매량은 51만1421대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한 수치다. 반면 포드는 7.1% 감소한 50만4172대로 예상됐다. 전망대로 확정되면 현대차그룹은 분기 판매에서 처음으로 포드를 넘어 GM과 도요타에 이어 미국 3위에 오른다.

다만 아직 전망치다. 3분기가 끝나지 않은 만큼 실제 순위는 현대차그룹과 포드의 9월 판매량이 확정된 뒤 결정된다. 콕스는 GM의 3분기 판매량을 67만1706대, 도요타를 64만2707대로 예상했다.

이번 순위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판매 호조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미국 자동차시장의 소비 중심이 전기차 일변도에서 하이브리드와 SUV로 이동한 흐름이 함께 작용했다.

콕스는 3분기 미국 신차시장을 분석하면서 “아시아 브랜드는 2개 분기 연속 미국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Asian brands are expected to account for more than half of U.S. new-vehicle sales for a second consecutive quarter)”고 밝혔다. 반면 GM·포드·스텔란티스 등 디트로이트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6%를 조금 웃돌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콕스가 꼽은 변화의 중심에는 하이브리드가 있다. 회사는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차량과 승용차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With consumers continuing to migrate toward hybrid vehicles and passenger cars)”며 이 분야에서 아시아 제조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의 실제 판매에서도 이 흐름은 뚜렷하다.

현대차 미국법인의 8월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33% 늘어 역대 8월 최대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는 현대차 전체 미국 판매의 29%까지 올라왔다. 전기차를 포함한 전동화 모델 비중은 34%였다.

랜디 파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은 당시 “하이브리드 수요가 강세를 유지했다(Hybrid demand remained strong)”며 하이브리드가 역대 최대 판매 비중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의 흐름은 더 가파르다. 기아 미국법인의 8월 하이브리드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99% 늘었다. 올해 1~8월 누적으로는 111% 증가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8월 판매가 40%,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22%,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15% 각각 증가하며 역대 8월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SUV와 하이브리드를 결합한 전략이 판매 외형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기아는 8월 전체 판매에서도 8만3793대를 기록해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경신했고, 1~8월 누적 판매 역시 59만377대로 역대 최대였다.

흥미로운 부분은 전기차와의 대비다. 현대차의 8월 아이오닉5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51% 감소했고 아이오닉6와 아이오닉9도 각각 97%, 42% 줄었다. 같은 달 하이브리드는 33% 성장했다. 기아 역시 EV6가 60%, EV9이 33% 감소한 반면 하이브리드는 99%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에만 베팅하지 않고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차까지 동시에 운용한 전략이 완충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기차 수요 변동이 커져도 다른 파워트레인에서 판매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시간을 거슬러 보면 변화의 폭은 더 크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처음 자동차를 판매한 것은 1986년 2월19일이다. 첫 모델은 엑셀이었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 판매 40주년을 맞았으며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9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40년 전 미국 시장에 소형 수입차 한 차종으로 진입했던 현대차가 이제 기아·제네시스와 함께 분기 판매에서 포드를 넘어설 가능성을 바라보는 단계까지 올라온 것이다.

아직 최종 순위는 정해지지 않았다. 9월 판매량에 따라 현대차그룹과 포드의 순서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전망이 보여주는 방향은 분명하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략은 판매량을 늘리는 단계를 넘어 현지 시장의 상위 업체 간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전기차 한 차종의 흥행이 아니라 SUV와 하이브리드까지 넓힌 제품 포트폴리오다.

3분기 최종 판매량이 콕스의 전망에 부합한다면 현대차그룹의 첫 포드 추월은 단순한 순위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 진출 40년 만에 현대차그룹이 현지 자동차시장의 ‘추격자’에서 상위권 경쟁자로 자리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숫자가 되기 때문이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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