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리선 전량 철거 아닌 통신망 전환"…국회, 매각 내역 공개 요구
정부가 2026년까지 구리선 통신망을 광케이블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올해에도 KT의 구리선 약 27만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광전환 목표가 구리선 전량 철거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KT의 구리선 추정 중량은 2023년 27만7082톤에서 올해 27만3478톤으로 감소했다.
3년간 줄어든 구리선은 3604톤으로 전체의 약 1.3%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2023년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통해 당시 구리선 26%, 광케이블 74%로 구성된 유선 통신망을 2026년까지 100% 광케이블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KT는 의원실에 올해 광전환 목표를 100% 달성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추가 질의에서는 "해당 목표가 구리선을 모두 철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공중전화교환망(PSTN)을 광대역통합망(BcN)으로 전환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KT의 설명대로라면 통신망의 기술적 전환과 기존 구리선의 물리적 철거는 별개다. 광케이블 기반 통신망으로 서비스를 전환하더라도 '기존 구리선이 지하에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지난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기존 전화교환망의 종료와 구리선 통신망의 물리적 철거를 서로 다른 과정으로 구분했다.
다만 정부가 2023년 발표한 정책에는 구리선을 100% 광케이블로 전환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KT가 설명한 통신망 전환을 정부 정책의 목표 달성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조 의원은 "정부가 제시했던 '100% 광전환'의 의미와 실제 구리선 잔존량 사이에 차이가 있다"며 "과기정통부에 이행 실적을 재검증할 것"을 요구했다.
장기간 철거된 구리선의 매각 내역도 논란이 됐다.
의원실에 따르면 2011년 KT의 지하 구리 통신선은 약 45만톤으로 추산됐다. 올해 제출된 27만3478톤과 비교하면 약 17만6500톤의 차이가 발생한다.
다만 서로 다른 시점의 추정 중량을 비교한 수치여서 실제 철거·매각 물량과 일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구리선 회수량과 매각 수익을 확인하려면 별도의 거래 내역 검증이 필요하다.
조 의원은 "과기정통부가 KT의 설명을 전달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100% 광전환'의 실제 이행 실적을 검증해 공개해야 한다"며 구리선 철거·매각 규모와 수익 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광전환 정책의 실질적인 이행 여부다. 통신망 전환과 구리선 철거를 구분하는 KT의 설명이 정부가 발표한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지 과기정통부의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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