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억5000만원 중금리 대출…플랫폼 독점 판매로 고객 선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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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토스 신논현 사옥에서 저축은행 김문석 대표이사(왼쪽)와 토스 이승건 대표가 중저신용자 포용금융 확대를 위한 전략적 MOU를 체결하고 있다[SBI저축은행] |
SBI저축은행이 토스의 마이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정보를 활용해 중저신용자 대출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존 신용점수만으로는 상환 능력을 충분히 평가받기 어려웠던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거래와 소비 패턴 등 대안정보를 심사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SBI저축은행은 토스와 중저신용자 포용금융 확대를 위한 전략적 사업 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27일 ‘SBI포용대출 with Toss’를 출시할 예정이다.
신상품의 핵심은 토스가 보유한 마이데이터 정보를 결합한 ‘토스스코어’를 SBI저축은행의 대출 승인 전략에 활용한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금융회사의 대출 심사는 신용점수와 소득, 기존 대출 규모, 연체 이력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하거나 기존 신용평가 체계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은 중저신용자는 실제 상환 능력과 관계없이 대출 승인이 거절되거나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토스스코어는 고객이 동의한 마이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거래와 자산·부채 현황 등을 분석해 기존 신용평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SBI저축은행은 이를 자체 심사모형과 결합해 기존 기준으로는 승인하기 어려웠던 고객 가운데 상환 가능성이 있는 차주를 선별한다는 계획이다.
대출 금리는 연 7.9~13.5%로 책정될 예정이며 대출 한도는 최대 1억5000만원이다. 법정 최고금리와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보다 낮은 중금리 구간을 중심으로 상품을 설계해 중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다만 실제 적용 금리와 한도는 개인의 신용도와 소득, 부채 수준, 토스스코어 평가 결과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저금리나 최대한도가 적용되는 고객은 제한적일 수 있는 만큼 상품 출시 이후 평균 취급금리와 승인율, 차주별 신용점수 분포가 포용금융 효과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상품은 토스 대출비교서비스를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다. SBI저축은행이 자체 애플리케이션이나 영업점 대신 토스를 단독 판매 채널로 택한 것은 플랫폼이 확보한 대규모 이용자와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모집과 심사를 동시에 효율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토스는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 조건을 한 화면에서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출 수요가 있는 고객이 플랫폼에 직접 유입되는 만큼 저축은행은 별도의 광고나 모집인 비용을 줄이면서 대출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상품을 제시할 수 있다.
SBI저축은행으로서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심사 정확도를 높여 건전성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지만 경기 둔화나 가계소득 감소 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대안신용정보가 대출 승인 범위를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부실 가능성을 얼마나 정교하게 구분할 수 있는지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이번 제휴는 저축은행과 빅테크·핀테크 플랫폼 간 협력이 단순 대출 중개를 넘어 신용평가 단계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동안 플랫폼은 금융회사 상품을 비교·추천하고 고객을 연결하는 역할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자체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결과를 금융회사의 심사모형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플랫폼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 이력이 부족한 고객을 추가로 발굴할 수 있다. 반면 대출 모집과 고객 데이터가 특정 플랫폼에 집중되면 금융회사의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고 수수료 부담이나 고객 접점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소비자 보호도 중요하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가 확대될수록 어떤 정보가 심사에 반영됐는지, 대출 거절이나 금리 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설명 가능성이 요구된다. 대안정보가 기존 신용평가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수단이 아니라 특정 소비 패턴을 불리하게 평가하는 새로운 장벽이 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이사는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역량을 활용해 기존 금융권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고객에게 새로운 금융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저신용자에게 대안 신용정보를 활용한 차별화된 전략을 적용해 금융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SBI포용대출의 성과는 대출 공급 규모보다 기존 금융권에서 거절됐던 고객을 얼마나 합리적인 금리로 포용했는지에 따라 평가될 전망이다. 대안신용평가가 승인율을 높이면서도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면 저축은행과 금융플랫폼이 결합한 새로운 중금리 대출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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