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일회성 걷어내도 본업 개선…CSM 2조6000억 눈앞

김연수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5 17: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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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보험이익 340억원·신계약 CSM 1595억원…하이프라임 가동·KDB생명 인수전은 성장 변수
▲ 흥국생명 본사 전경.[토요경제DB]

 

흥국생명이 지난해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고도 보험 본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1분기 보험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80% 이상 늘었고 미래이익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도 2조6000억원에 근접했다. 김형표 대표 체제에서 보장성보험 중심의 수익구조 전환과 디지털 업무 혁신이 동시에 진행되는 모습이다.

5일 토요경제 기업재무분석실이 한국신용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흥국생명의 올해 1분기 보험이익은 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184억원보다 156억원, 약 84.8% 증가했다. 투자이익도 3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2억원 늘었다. 보험손익을 보험수익으로 나눈 보험수익성은 지난해 1분기 6.8%에서 올해 1분기 10.2%로 상승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던 사옥 매각 효과 없이 거둔 개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흥국생명의 2025년 당기순이익은 3393억원,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437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였다. 이 가운데 서울 신문로 사옥 매각에 따른 처분이익이 약 1955억원 반영됐지만, 이를 제외한 세전이익도 2421억원으로 처음 2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보험 본업이 실적을 이어받고 있다. 흥국생명의 보험이익은 2023년 1048억원에서 2024년 1093억원, 2025년 127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도 436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7% 늘었다. 건강보험과 유병자보험, 치매보험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결과다.

미래 수익 기반도 확대됐다. 흥국생명의 CSM은 2024년 말 2조2427억원에서 2025년 말 2조4495억원, 올해 3월 말 2조553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 새로 확보한 신계약 CSM은 1595억원이다. CSM은 현재 현금이나 당기순이익은 아니지만 보험계약에서 앞으로 인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뜻한다. 보장성보험 판매가 실제 미래이익으로 축적되고 있다는 의미다.

김형표 대표에게는 올해가 본격적인 경영 성과를 입증하는 첫해다. 김 대표는 흥국생명에서 경영기획·감사·재무 업무를 거친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다. 현재 흥국생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김 대표에게 주어진 핵심 과제다.

디지털 전환도 보험 영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흥국생명은 최근 차세대 기간계 시스템 ‘하이프라임(Hi-prime)’을 가동했다. 기존에 분산돼 있던 고객·계약·상품 정보를 통합하고 보험 가입, 인수심사, 보험금 지급과 연금 업무 등을 자동화했다.

상품 한 건을 개발할 때 수작업으로 입력하던 약 900개의 코드를 자동화하면서 상품 개발 기간을 기존보다 약 40% 단축했다. 회사는 상품 출시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복 업무도 약 60%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 3일가량 걸리던 대출심사 기간은 약 2일로 단축했고, 연금 지급 때마다 별도로 신청해야 했던 절차도 자동송금 방식으로 개선했다.

다만 시스템 구축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개발 속도가 빨라진 신상품이 실제 신계약 CSM과 계약유지율을 높이고, 인수심사와 보험금 지급의 정확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흥국생명의 2025년 13회차·25회차 계약유지율은 각각 84.9%, 72.8%로 업계 평균을 다소 밑돌았다. 반면 불완전판매비율은 0.01%로 업계 평균 0.04%보다 낮았다.

자본건전성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 올해 3월 말 흥국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경과조치 적용 후 잠정 기준 197.7%다. 경과조치를 제외하면 154.7%로 2025년 말 업계 평균 186.7%보다 낮다. 2027년 기본자본 K-ICS 규제 도입과 대형 인수합병 가능성을 고려하면 보험이익을 자본으로 축적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KDB생명 인수전은 흥국생명의 외형과 영업 기반을 단기간에 넓힐 수 있는 변수다. 업계에서는 오는 7일로 예상되는 본입찰을 앞두고 흥국생명과 삼성생명이 각각 인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흥국생명의 올해 1분기 말 자산은 약 23조3000억원으로, 자산 16조원대인 KDB생명을 인수하면 단순 합산 자산은 약 40조원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인수 자체를 긍정적인 성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KDB생명은 2025년 1119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올해 1분기 경과조치 후 기본자본비율도 41.9%로 향후 규제 기준인 50%를 밑돌았다. 인수 가격뿐 아니라 추가 자본확충과 계약가치 조정 부담까지 계산해야 한다.

흥국생명의 성장 기반은 이미 외형보다 본업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보험이익과 보장성보험 판매, CSM이 함께 늘었고 차세대 시스템도 영업과 고객 업무 전반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KDB생명 인수 여부와 별개로 이 흐름을 계약유지율 개선과 안정적인 자본 확충으로 연결한다면 지난해 최대 실적은 사옥 매각이 만든 일회성 기록이 아니라 수익구조 전환의 출발점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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