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김승원 토요경제신문 상무 |
어려운 것은 안전에 들어갈 돈을 먼저 내놓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GS건설의 협력사 안전지원은 눈여겨볼 만하다. 안전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전에 협력사가 실제 안전조치를 할 수 있도록 비용부터 지원하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지난 12일 협력사 80여곳과 상생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최근 열렸지만 안전관리비 선지급과 안전전담자 지원은 일회성 프로그램이 아니다.
GS건설은 2021년 9월부터 고위험 공종(工種) 등을 맡은 협력사에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100% 선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해왔다. 7대 고위험 공종에는 일정 경력을 갖춘 안전전담자를 배치할 경우 인건비도 지원한다.
이 제도의 의미는 돈의 크기보다 지급 시점에 있다.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보호구를 마련하며 전문인력을 배치하려면 공사를 시작하는 단계부터 현금이 필요하다.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 협력사 입장에서는 안전비용도 결국 먼저 지출해야 할 비용이다.
원청이 “규정을 지켜라”고 지시하면서 비용 부담은 협력사 몫으로 남겨두면 안전은 현장에서 비용과 경쟁해야 한다. GS건설은 적어도 이 지점에서 다른 답을 내놓았다. 필요한 안전관리비를 먼저 지급하고 전문 안전인력을 쓸 비용까지 일부 나누는 방식이다.
안전 책임을 하청에 말로만 넘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GS건설의 상생정책도 같은 구조다. 협력사에 연간 150억원 규모 경영지원금과 300억원 규모 상생펀드를 운영하고 올해는 40억원의 상생협력기금도 마련했다. 하도급대금 지급기일은 10일 이내, 현금결제 비율은 9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안전과 자금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협력사가 적정한 공사비와 원활한 현금흐름을 확보하지 못하면 인력과 장비, 교육에 충분한 돈을 쓰기 어렵다. 가장 싼 가격만 요구하면서 최고의 안전까지 주문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GS건설이 2021년부터 공정경쟁낙찰제를 운영해 저가 투찰에 따른 안전·품질 저하 가능성을 줄이려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건설업의 안전 문제는 제도 하나로 해결되지 않는다. 안전관리비를 먼저 줬다고 사고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현장 책임자의 판단과 작업자의 숙련도, 공정관리와 발주구조까지 함께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기업의 안전경영은 결국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실제 사고가 줄었는지, 위험작업이 제대로 통제되는지, 협력사 직원이 안전하지 않은 작업을 거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출발점은 분명하다.
안전에는 돈이 든다. 그 비용을 가장 약한 협력사에 떠넘긴 채 안전을 강조하는 것은 책임 있는 원청의 자세가 아니다. 안전을 요구하는 기업이라면 안전할 수 있는 여건부터 만들어줘야 한다.
GS건설의 방식이 의미 있는 이유다.
“안전하게 일하라”는 말보다 먼저 “안전하게 일할 돈”을 내놓았다.
건설현장의 진짜 상생은 바로 이런 데서 시작한다.
토요경제 / 김승원 ksw9030@naver.com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