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 붕괴, 기둥 두께 15㎜를 24㎜로 계산…HJ중공업·동서발전 관리 미흡

최은별 기자 / 기사승인 : 2026-10-30 21: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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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사고조사위, 7명 사망 사고 원인 발표…구조물 무게도 520t 적게 산정
잘못된 해체계획대로 시공…원도급사·발주자 검증 부실 지적

▲ 국토교통부

 

지난해 노동자 7명이 숨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사고는 구조물의 실제 기둥 두께와 무게를 잘못 계산한 해체계획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서는 계획보다 기둥을 더 절단하지 않았지만, 원도급사와 발주자가 잘못된 설계 내용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울산화력발전소 해체공사 붕괴사고 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발파 해체에 앞서 실시한 과도한 사전 취약화 작업이었다.

사고는 지난해 11월 6일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발생했다. 높이 63.4m의 보일러타워 5호기를 해체하기 위해 기둥 일부를 미리 절단하던 중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노동자 7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사고조사위는 기둥이 상부 구조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국부좌굴이 발생하면서 전체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붕괴했다고 판단했다. 국부좌굴은 얇은 철판이 압축력을 견디지 못하고 휘어지거나 꺾이는 현상이다.

구조검토에 사용한 기초자료부터 실제 현장 조건과 차이가 있었다.

붕괴가 시작된 높이 26.2~27.2m 구간의 실제 기둥 철판 두께는 15㎜였지만 해체도면과 구조검토에는 24㎜를 적용했다.

해체 전문하도급업체가 지상층 기둥 한 곳의 두께만 측정한 뒤 이를 상부 기둥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하면서 발생한 오류다.

구조물의 무게도 잘못 계산했다. 사고 전 구조검토에서는 보일러타워의 무게를 3005.8t으로 산정했지만, 사고조사위가 확인한 실제 무게는 3525.8t으로 520t 더 무거웠다.

기둥의 하중 지지능력은 실제보다 높게 평가한 반면, 기둥이 부담해야 할 무게는 낮게 산정한 것이다.

사고 전 구조검토에서는 가장 위험하다고 판단한 1층 기둥의 하중이 설계 강도의 95% 수준이어서 안전기준을 충족한다고 봤다. 그러나 조사위가 실제 구조물의 특성을 반영해 재검토한 결과, 붕괴가 시작된 상부 기둥 구간의 하중은 설계 강도의 120%에 달해 요구되는 구조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관리 과정의 문제도 확인됐다.

원도급사인 HJ중공업은 전문업체의 판단에 의존하면서 최종 시공상세도와 실제 현장 조건이 일치하는지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다.

발주자인 한국동서발전은 별도의 건설사업관리자를 두지 않고 공사를 직접 감독했지만, 설계·시공·구조검토 등 공사 참여 주체들의 업무를 체계적으로 총괄관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고조사위는 현장 작업자가 해체도면보다 기둥을 더 많이 절단한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잘못된 해체계획을 검증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획대로 작업이 진행된 것이다.

사고조사위는 해체공사 현장조사와 준공도면 검증을 강화하고, 고위험 해체공사에 독립적인 제3자의 구조안전성 검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발주자의 사업관리와 안전관리 책임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를 관계기관에 통보해 행정처분과 수사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도록 협조할 방침이다. 시공사와 관계자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책임과 처분 수위는 관할 기관의 검토를 거쳐 결정된다.

사고조사위는 다음 달 최종 조사보고서를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와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붕괴사고 조사 결과를 종합해 노후 구조물 해체공사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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