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동국씨엠·KG스틸, 中 철강 규제에 기회…현대차·삼성전자, EU 탄소규제 부담

김지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4 22: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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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도금강판 최대 33.67% 관세 건의…국내 철강업계 가격 경쟁 완화 기대
EU, 2028년 자동차부품·가전까지 CBAM 확대 추진…대상 품목 협상 중
철강업체는 판매가격·수출기업은 탄소배출 관리…공급망 경쟁력 변화

▲ 포스코 광양제철소 4도금공장 7CGL 자동차용 강판 생산설비. 해당 공장에서는 자동차용 초고강도 강판인 기가스틸을 생산한다. [포스코]

 

중국산 도금강판에 대한 국내 수입규제와 유럽연합(EU)의 탄소규제 확대가 국내 철강·제조업의 수익성을 좌우할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무역위원회는 전날 중국산 아연 및 아연합금 표면처리 냉간압연제품(아연도금냉연)의 덤핑과 국내 산업 피해를 인정하고 향후 5년간 가격약속 시행과 22.34~33.67%의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동국씨엠(대표 박상훈)과 KG스틸(대표 김성일), 세아씨엠 등 국내 철강업체 3곳의 신청으로 시작됐다.

무역위원회는 중국 수출업체 10곳의 가격약속 시행과 공급업체별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건의했다. 가격약속은 수출업체가 덤핑에 따른 피해를 해소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출가격을 조정하는 제도다.

다만 이번 의결로 새로운 관세가 즉시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6월 12일부터 중국산 해당 제품에 잠정 덤핑방지관세를 적용했으며 이달 8일 부과기간을 2027년 1월 11일까지 연장했다. 향후 확정관세와 가격약속의 적용 방식은 재정경제부의 후속 결정에 달려 있다.

규제 대상은 냉간압연 후 아연이나 아연합금으로 표면 처리한 일정 규격의 강판이다. 전기도금 제품과 소둔과정을 거쳐 합금화한 아연도금강판 등은 제외된다.

국내 철강업체에는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급 감소에 따른 판매가격 방어 효과가 기대된다.

동국씨엠은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5451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으며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323억원으로 집계됐다.

동국씨엠은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중국산 도금·컬러강판의 저가 공급 감소가 내수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부가 제품의 수출 비중 유지와 생산·판매량 확대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제시했다.

KG스틸과 세아씨엠 역시 중국산 수입재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면 국내 판매가격을 방어하거나 공급물량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 다만 수입 대체재의 유입과 수요기업의 구매가격 협상 등에 따라 실제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철강재를 사용하는 제조업체에는 소재 조달가격이 변수가 된다.

아연도금강판은 자동차부품과 가전제품, 건축자재 등에 사용된다. 수입 규제로 국내 강판가격이 상승하면 이를 사용하는 부품·완제품 제조업체의 원가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여기에 EU는 철강·알루미늄을 사용한 완제품까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EU는 올해부터 철강·알루미늄 등 기초소재를 대상으로 CBAM을 본격 시행했다. 이어 2028년 1월부터 자동차부품과 가전, 산업기계 등 철강·알루미늄 사용 비중이 높은 하류제품으로 규제를 확대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다.

적용 품목을 놓고 EU 내부의 입장도 다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80개 하류제품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제안했다. EU 이사회는 올해 6월 약 200개 품목으로 확대하는 입장을 정했고, 유럽의회는 지난 9월 15일 457개 품목을 포함하는 확대안을 협상 입장으로 채택했다.

최종 적용 품목은 EU 집행위원회와 이사회, 유럽의회 간 협상을 거쳐 확정된다.

규제 대상은 산업용 제품에 집중돼 있다. 유럽의회 조사자료에 따르면 집행위원회가 제시한 180개 하류제품의 약 94%는 산업기계와 설비, 금속 가공품 등 산업용 공급망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화물자동차 등 일부 상용차와 차체·섀시·기어박스·휠 등이 집행위원회 최초 확대안에 포함됐다. 반면 승용차 완성차는 제외됐다.

가전제품에서는 세탁기와 의류 건조기, 냉장고 등이 포함됐다. 다만 이들 제품도 품목별 세부 규격과 분류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대표 호세 무뇨스)와 기아(대표 송호성)는 유럽 수출 자동차부품의 적용 범위를, 삼성전자(대표 전영현·노태문)와 LG전자(대표 류재철)는 가전제품별 탄소배출 정보와 조달구조를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CBAM 인증서 구매 의무는 원칙적으로 EU 수입업자에게 부과된다. 그러나 수입업자가 탄소비용을 납품가격에 반영하거나 배출량 검증자료를 요구하면 국내 수출기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하류제품의 탄소배출량 산정에는 해당 제품에 투입된 철강·알루미늄 등 소재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배출량 정보가 필요하다. 완제품 제조업체뿐 아니라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기업의 자료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포스코(대표 이희근)와 현대제철(대표 이보룡) 등 철강 생산업체도 저탄소 강판 공급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9월 광양제철소에서 연산 45만톤 규모의 자동차용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 신설에 착수했다. 투자금액은 약 4800억원이며 2028년 준공 예정이다.

신설 공장은 고급 자동차 외판재 생산과 함께 전기로 기반의 탄소저감 강판 공급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포스코는 생산공정에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을 적용해 품질과 생산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정부도 EU의 규제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21일 열린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상품무역위원회에서 CBAM 하류제품의 적용 품목을 최소화하고 충분한 전환기간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내 검증기관이 EU 역내 기관과 차별 없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기했다.

이어 23일에는 관련 수출기업 임직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제도 설명회를 열었다.

김장희 산업부 신통상전략지원관은 "하류재는 기초소재에 비해 공급망이 복잡해 개별 기업의 자체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EU 당국과의 협의 및 맞춤형 지원체계 강화 방침을 밝혔다.

국내 철강업계의 수익성에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최종 관세와 수입물량 변화가, 유럽 수출기업의 경쟁력에는 CBAM 적용 품목과 소재별 탄소배출 정보 확보 여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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