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17주년 특별기획]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지붕 없는 박물관 '군산 이야기'(20)

김병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7-07 23:05:37
  • -
  • +
  • 인쇄
고단한 일상을 손맛과 정으로 녹이는 서민 맛집 4곳
정성 가득 12반상 한식집 '맛있는 우리지빱'
근현대사와 함께 하는 군산 3대 짜장 '홍영장·빈해원·국제반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아픔과 고난의 연속이다. 그 가운데 일제강점기는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다. 일제는 36년간 우리의 삼천리 금수강산을 수탈하고 농락했다. 군산은 그런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대표적인 도시다. 김병윤 대기자는 지난 100여 일 이런 아픔의 도시 군산의 이곳저곳을 돌았다. 그리고 다시 웅비하는 군산을 목도했다. 김병윤 대기자가 둘러본 ‘군산 이야기’를 ‘토요경제 17주년 특별기획’ 일환으로 매주 2회 독자에게 전하려 한다. [편집자 주]

 

엄마의 손맛 '맛있는 우리지빱'

▲ 우리지빱 <사진=김병윤 대기자>

 

여행 중에 생각나는 게 있다. 집밥이다. 엄마가 차려준 밥상이다. 정성이 들어가 있어서다. 이런 밥을 여행 중에 먹을 수 있다. 여행객만 찾는 게 아니다. 현지인도 많이 찾는다. 외국 손님도 단골로 온다. 프랑스 교수는 매일 같이 출근한다. 고객이 다양하다. ‘우리지빱’이다. 이름이 특이하다. 우리집밥이 아니다. 우리지빱이다. 지인이 지어줬다고 한다. 개업한 지 5년이 됐다. 원래 장사가 안 되던 장소였다. 분위기를 바꾼 후 성황이다. 주인 김정임(54) 씨의 노력이 컸다. 성실과 친절로 소문이났다.

 

주인은 9살부터 밥을 했다. 가난한 집안 살림을 거들었다. 14살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식당·치킨집·합판회사·하숙집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돈을 벌기위해 악착같이 살았다. 중학교 진학도 포기했다. 부모님을 돕기위해서다. 주인의 신조가 있다. 음식은 정성이 들어가면 맛이 있다. 정성스레 차려서 친절하게 대접한다. 주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름만큼 분위기도 특별하다. 가족 같은 분위기다. 손님에게 정성을 다한다. 주인과 종업원 모두 친절하다. 음식은 국 포함 12가지가 나온다. 반찬은 매일 바뀐다. 손님의 건강을 위해 조미료는 되도록 적게 쓴다. 구수한 숭늉도 제공한다. 여름에는 제공을 안 한다. 숭늉이 상해서다.
 

가격도 적당하다. 7000원이다. 여행객의 주머니에 부담을 안 준다. 원래는 6000원이었다. 2019년에 1000원을 올렸다. 인건비와 재료값이 올라 어쩔 수 없었다. 손님의 양해를 구했다. 손님도 주인과 종업원의 친절에 보답한다. 벽에 낙서를 남기고 떠난다. 방과 홀의 벽에 낙서가 뒤덮여 있다. “잘 먹고 간다고. 맛이 정말 좋다고. 친절함에 감동 받았다고. 다시 오겠다고.” 감사의 뜻을 표한다.
 

현재도 일본에 김치를 만들어 보낸다. 손님으로 왔던 재일교포가 주문한다. 우리지빱의 김치 맛을 못 잊어 부쳐 달라고 한다. 아무 불평 없이 보내고 있다. 오히려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즐거워한다.
 

주인은 시장에서 바쁜 이모로 소문나 있다. 새벽시장에 7시면 출근한다. 매일 좋은 재료를 사러 발품을 판다. 11시부터 손님을 받는다. 휴식 시간이 없다. 배고픈 사람에게 언제나 음식을 제공하고 싶어서다. 종업원의 도움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혼자 온 손님도 어김없이 받는다. 혼자 사는 오빠 생각에 더욱 친절하게 대한다. 

 

하루 손님이 150명은 된다. 주말에는 더 많다. 코로나19로 요즘은 타격을 받고 있다. 주인의 얼굴은 그래도 밝다. 외지 사람이 배불리 먹으며 맛있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 애로점도 있다. 노력한 만큼 수익이 따르지 않는다. 정말 힘들게 음식을 장만한다. 매일 반찬을 바꾸는 어려움이 크다. 주인은 이런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착한 가격을 지키겠다고 한다. 역사는 짧지만 군산의 명소로 키우고 싶어 한다.

화교가 운영하는 3대 명소 '홍영장·빈해원·국제반점' 

군산에는 유명한 중국집이 있다. ‘홍영장·빈해원·국제반점’이다. 화교(華僑·혈통은 중국인이지만 해외 각처로 이주, 정착한 사람)가 운영하고 있다. 대를 이어 영업하고 있다. 옛 맛을 간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관광객이 많이 들른다. 영화 ‘타짜’의 촬영지로도 유명해졌다. 유명세만큼 음식 맛도 좋다. 

▲ 빈혜원 <사진=김병윤 대기자>

 

‘홍영장( 鴻英莊)’은 짜장면이 대표 음식이다. 1956년에 개업했다. 화교인 ‘서재문’씨가 창업했다. 65년 전 같은 장소에서 계속 영업을 하고 있다. 현재는 아들이 운영하고 있다. 직접 주방에서 면을 뽑는다. 초창기에는 만두와 빵을 팔았다. 창업주가 짜장면을 만들었다. 창업주의 비법이 숨어있다.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났다. 짜장면집으로 전환했다. 현지인의 단골 중국집이다. 외지인은 잘 모른다. 옛날 손님이 계속 찾는다. 추억의 장소다. 평상시 못 보던 사람도 홍영장에 오면 만나게 된다.


이민 갔던 사람이 집에 가기 전에 들르는 음식점이다. 예전의 맛을 느끼기 위해 찾고 있다.
홍영장의 짜장면은 특색이 있다. 건강을 위해 신경 쓴다. 창업주의 정신이다. 면이부드럽고 쫄깃하다. 소화가 잘된다. 이유가 있다. 배달을 하지 않아 면 강화제가 안들어간다. 건강을 위해 설탕을 넣지 않는다. 쇼팅도 안 쓴다. 식용유를 100% 사용한다. 쇼팅은 혈관을 막는 요인이 된다. 조미료도 조금만 넣는다. 주인은 자신있게말한다. 다른 음식점의 15분의 1 정도만 쓴다고 한다.
 

최대한 재료 본연의 맛을 낸다. 홍영장의 짜장면은 우리 입맛에 맞는다. 광고도 안한다. 인터넷 광고도 사절한다. 방송 출연도 사양한다. ‘백종원의 3대 천황’에 소개됐다. 주문이 밀렸다. 일손이 바빠졌다. 주인은 그 이후 절대 방송출연을 안 한다. 손님이 많으면 음식을 정성껏 못 만든다고 한다. 주인의 장인정신이 투철하다. 어쩌면 이 책에 나오는 것도 싫어할 듯하다.
 

‘빈해원(濱海園)’은 1952년에 개업했다. 군산내항 부근이었다. 군산내항의 옛 이름이 ‘빈정’이었다. 동네 이름에서 상호를 따왔다. 1970년대에 현재의 자리로 옮겨왔다. 현재 건물에서 50년 이상 장사를 하고 있다. 2층으로 지어졌다. 중국 영화에 나오는 전통 중국식 구조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구조다. 방도 수십 개가 있다. 지방문화재로 지정됐다. 건물의 역사는 짧지만, 구조의 특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고급스러운 손님이 많이 찾았다. 고급요리와 백짬뽕이 유명하다. 백짬뽕은 나가사끼 짬뽕과 비슷하다. 유산슬 등 고급요리를 개발했다. 한국인 입맛에 맞게 요리를 만들었다. 담백한 맛을 낸다.
 

‘국제반점(國際飯店)’은 1970년대에 개업했다. 물짜장이 대표 음식이다. 색깔이 하얗다. 일본의 나가사끼 우동과 비슷하다. 물이 들어간 게 아니다. 해물 엑기스다. 국물처럼 보일 뿐이다.중국향이 배어있다. 건물 내부도 중국식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영화 ‘타짜’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치렀다. <계속>

 

토요경제 / 김병윤 대기자 bykim7161@hanmail.net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병윤 기자
김병윤 기자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김병윤 기자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관련기사

[토요경제 17주년 특별기획]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지붕 없는 박물관 '군산 이야기'(17)
[토요경제 17주년 특별기획]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지붕 없는 박물관 '군산 이야기'(18)
[토요경제 17주년 특별기획]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지붕 없는 박물관 '군산 이야기'(19)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