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대부업계 국내 1, 2위의 러시앤캐시, 미즈사랑대부, 원캐싱대부 등 에이앤피파이낸셜 계열 3개사와 산와대부(산와머니)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법이 정한 이자상한선을 넘어선 이자를 받다가 금융감독원의 검사에서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발생할 서민대출의 공백을 상당부분 저축은행들이 흡수할 것으로 보여 서민금융의 판도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에이앤피파이낸셜 측은 법적문제가 없다며 해명에 나서 공방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에이앤피파이낸셜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축은행 인수를 적극 추진했으나 이제는 오히려 고객마저 뺏길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감이 나돌고 있다.
◇금감원 칼날 조사, 이자상한선 등 적발
금융감독원은 6일 대부업계 1위인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쉬)와 계열사인 미즈사랑대부 및 원캐싱대부 그리고 업계 2위인 산와대부 등 4개 업체가 이자율 인하 이후 만기도래한 대출 6만1827건, 1436억3000만원에 대해 종전 이자율(연 49% 또는 연 44%)을 적용해 총 30억6000만원의 이자를 초과 수취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22일 최고이자율 인하 이후 한도거래 대출계약의 이자율 적용과 관련해 기존 대출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연장되는 시점 또는 대부계약이 갱신되는 시점부터 인하된 최고이자율을 적용토록 지도했다.
하지만 에이앤피파이낸셜과 미즈사랑, 원캐싱, 산와 등 4개사는 한도거래 대부계약에 의한 대출을 취급하면서 이자율 인하 이후 만기도래한 대출에 대해 인하된 이자율이 아닌 종전 이자율을 적용해 최고이자율 규제를 위반했다.
대부업체의 이자상한선은 지난 7월 39%로 낮아졌는데, 이들 업체들은 고객들의 이자를 갱신하지 않고 과거 이자상한선인 44% 또는 49%의 이자를 그대로 받고 있었다는 것.
또 에이앤피파이낸셜 및 미즈사랑 2개사는 대출계약 자동연장 통지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
이들은 대출거래 기본약관에 의거 만기 1개월전에 대부이용자에게 대출계약 자동연장여부를 SMS 등으로 사전 통지해야 하지만 2010년 11월 8월 기간 중 만기도래한 대출 8만7800여건에 대해 사전 통지절차를 취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 등 4개 업체에게 초과 수취한 이자금액 30억6000만원을 대부이용자에게 즉시 반환토록 지도한데 이어, 검사결과 처리절차가 끝나는 대로 4개 대부업체의 위규사항을 관련 지자체(서울시)에 통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에이앤피파이낸셜 측은 법적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러쉬앤캐시 관계자는 “자동연장 조항이 없다면 만기 때 원금을 모두 상환하는 게 원칙”이라며 “원금을 모두 갚지 못하면 연체로 분류했고, 그래서 지난 6월 말 법정 최고이자율이 인하되기 전 이자율을 적용했던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저축은행에 고객 뺏기나
현행 법령에 따르면 대부업체가 법이 정한 상한선 이상의 이자를 받을 경우 해당 감독권을 갖고 있는 시도자치단체로 부터 영업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절차적인 문제를 끝내고 나면 지자체에 통보할 것”이라며 “현행법상 6개월의 영업정지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의) 소명이 있을 것이고 법리적인 논쟁도 있을 수 있다”라며 “(6개월 영업정지 판단은) 지자체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대부업체 4곳이 동시에 영업정지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 4개 대부업체의 대출규모가 3조5000억원이 넘고, 이용자수도 115만명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6개월 동안의 신규대출 중단은 서민금융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감원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러시앤캐시, 미즈사랑, 원캐싱, 산와머니의 대부잔액은 각각 1조9899억원, 1989억원, 2023억원, 1조1765억원이었고, 거래자수는 각각 55만8200명, 7만600명, 8만3800명, 44만3400명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이들 4개 대부업체가 동시에 영업정지를 받게 되면 서민금융 이용자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저축은행 등으로 쏠리게 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솔로몬, 현대스위스, 신라 저축은행 등 상위권 저축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서민대출에 나서고 있는 것과 맞물리면서 서민대출의 중심축으로 다시 부상할 계기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업포트폴리오에서 서민대출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서민금융이라는 저축은행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은행 및 서민금융회사들의 서민대출 취급 증대를 통해 대부이용자의 자금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최근 영업정지 등으로 신뢰도가 떨어진 저축은행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해 저축은행의 기대감을 키웠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부업체들의 영업정지가 되도) 신규 대출 이용이 안 되는 것이지 기존 대출자의 만기연장 등은 문제가 없다”고 말해 주요 대부업체의 대출중단에도 혼란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정지가 되도 이들 업체에 빌린 대출금에 대한 만기연장이 가능하고, 대출계약이 유지되기 때문에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관계도 지속된다는 것이다.
◇러시앤캐시, 저축은행 놓고 소탐대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말이 있다.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잃는다는 뜻이다.
현재 에이앤피파이낸셜이 처한 상황이 이와 상통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며 인수목전까지 갔지만 이제는 오히려 저축은행에게 고객을 뺏기게 생겼기 때문이다.
에이앤피파이낸셜은 지난 7월부터 대구 엠에스 저축은행 인수를 적극 추진하며 실사를 마치고 주식매매 계약까지 채결했다. 대부업체 이미지를 뛰어넘고 서민금융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그러나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늦어지면서 인수에 난항을 겪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례가 있고 최근에는 개인정보 보호법규 위반으로 억대 과징금도 부과됐다”고 밝혀 사실상 인수가능성에 부정적 의견을 내놓은바 있다.
최근 5년간 상호저축은행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저축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
이에 에이앤피파이낸셜 관계자는 “가격 등 지분인수를 위한 세부적인 협상은 모두 마무리 지은 상태”라며 금융당국의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힌바 있지만 이자상한선 규정 등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되면 저축은행 인수는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서민대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행보를 지켜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위기에 놓여 고객마저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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