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위기 극복 급선무…전략 수정 혼란 끼쳐”

토요경제 / 기사승인 : 2013-11-25 09: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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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포커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154)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위기 극복이 급선무이며, 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에서의 잦은 전략 수정은 오히려 혼란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지난 15일 가진 한은 기자단과의 워크숍에서 “전쟁할 때는 장수도 전략도 안 바꾸듯이, 일단 지금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양적완화 정책이 금융자산의 빈부격차를 키웠다는 지적에 대해 “현상 자체만 보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며 “정책을 취했을 때와 취하지 않았을 때를 비교해봐야 한다. 그 정책을 취하지 않았을 때 빈부격차가 덜했다는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그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 하반기쯤 GDP갭 마이너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시장에선 금리 인상 논의시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은의 검사권만으로는 동양 사태와 같은 개별업체의 문제를 포착할 수 없다고 직언했다.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동양 사태가 벌어졌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렇다면 한은의 책임은 없나. 내부적으로 동양 사태를 진단해본 적은 있나.

“돈이 많이 풀려서라면 동양만 문제가 됐겠냐. (동양은) 기본적으로 은행 거래가 많았다. 돈이 풀려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게 따지면 사고 날 때마다 돈 찍어내는 한은 책임이 되는 건가. 비약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10월과 11월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있어 차이가 있다면.

“숫자는 같더라도 경제주체간 자원의 재배분이 이뤄지면서 경제 전체로는 평균이 된다. 다른 나라의 경우 몇 개월째 동결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캐나다는 4년3개월 동안 1%를 유지해왔지만, 매번 (금리를) 결정할 때마다 경제는 다 달랐다. 과거 20년 전의 우리나라는 미국과 비교할 때 금리 결정을 매우 조심스럽게 한 나라다. 그러나 2008년 이후 5번 올리고 3번 내렸다. 3년 반 동안 여덟 번의 변화는 비교적 많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 브라질과 헝가리처럼 20~25bp 계속 움직이는 나라도 있지만,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나라와 견줬을 때 조정 횟수가 적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금리를 계속) 움직이는 편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숫자를 갖더라도 경제 내에 다양한 구성원이 있고, 그 안에서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견해는. 또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한은이 할 수 있는 역할은.

“1인1표의 민주주의에서는 경제적 의미의 기여도라는 게 있어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는 100% 똑같을 수 없다. 예컨대 세금 100원 낸 사람이 10원 낸 사람보다 더 영향력을 갖는다. 그래서 경제에서는 둘 사이의 조화가 필요하고,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경제민주화 자체를 반대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 문제는 그 폭과 속도일 텐데,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가 아닌 곳에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후 예상되는 가계부채 충격의 정도는. 충격을 흡수할 방안으로는 어떤 게 있나.

“가계부채가 과거 외환위기나 리먼사태와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 형태로 올 확률은 매우 낮다. 개인과 기업의 빚으로 부실채권(NPL)이 많아지고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소득 하위 계층인 1~2분위의 빚은 금융자산을 갖고 있는 3~5분위와는 사회적 부담이 다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봤을 때의 전체 부채 규모는 많지 않다.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이자율 상승 충격은 소득 1~2분위의 빚에 해당하는데, 미시적으로 접근해 처리해주면 된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면 중앙은행이 나서야 하나, 우리의 역할이 아닌데까지 끼어들진 않을 것이다.”


-양적완화정책이 금융자산의 빈부격차를 확대시켰는데, 여기서 중앙은행이 적절한 역할을 했느냐는 지적이 있다.

“과거 소득분배는 중앙은행의 책무가 아니었는데, 10여년 전 전미경제조사국(NBER)에서 이자율 자체로 (소득분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중앙은행도 거시정책 외에 미시적 영향을 갖는 정책(신용정책)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그 정책을 취했을 때와 취하지 않았을 때를 비교해봐야 한다. 그 정책을 취하지 않았을 때 빈부격차가 덜했다는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현상 자체만 보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전쟁할 때는 장수도 전략도 안 바꾸듯이, 일단 지금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위기를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지, 그 과정에서 전략을 자꾸 수정하면 오히려 더 혼란이 오지 않을까 한다.”


-성패를 떠나 아베노믹스가 미치는 영향은. 주요국의 정치 변수가 국제금융시장 불안의 잠재요소라는 지적에 대한 견해는.

“과거에 비해 우리 경제의 다변화가 많이 이뤄진데다 기업들의 비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중국 외에 아시아에서 우리 수출이 많이 늘어난 반면 일본은 그렇지 못했다. 지금 수출이 중국에 25.9%, 아세안에 23%, 미국과 EU에 10%씩, 일본과 라틴아메리카에 6~7%씩 간다고 계산해보면 현재로선 (아베노믹스) 영향을 받지 않고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아베노믹스가 급격하게 변화한다면 지금으로선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남의 나라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얘기할 게 없다.”


-한은의 검사권은 어떤 차원에서 유용한 건가. 금융시장의 안전성을 해치는 동양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검사권을 발동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뭔가.

“한은은 레귤레이터(regulator, 규제기관)도 슈퍼바이저(supervisor, 감독기관)도 아니다. 특정업체의 잘잘못을 가려내는 미시적 감독권을 갖고 있지 않다. 거시건전성 측면에서 유동성·이자율 등을 본다는 것이 한은법 개정의 핵심이다. (시스템적 리스크를 초래할 정도가 아니라면, 한은의 검사권만으로 동양 사태를 잡아낼 수 없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김중수 총재는
1947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총재는 △한국개발연구원장 △주OECD 대사 △한림대 총장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OECD대한민국대표부 특명전권대사 등을 지냈으면 지난 2010년 4월 1일 한국은행 총재에 취임한 후 현재까지 재임 중에 있다.




정리 : 홍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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