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FDS가 '거래 밖'까지 본다…휴대폰 개통이력으로 보이스피싱 차단

위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6-11-05 10: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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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평균 이상거래 1800건 탐지·2억3000만원 보호
고객이 직접 출금해도 신규 휴대폰 개통 확인…2027년 통화패턴 AI 분석 도입
▲신한투자증권이 휴대폰 개통이력을 점검해 보이스피싱을 차단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대표 이선훈)이 보이스피싱 탐지 범위를 금융거래 패턴에서 휴대전화 개통 이력까지 넓히고 있다. 사기범에게 속은 고객이 직접 정상적인 인증 절차를 거쳐 돈을 빼는 경우 기존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만으로 잡기 어려운 한계를 통신정보를 활용해 보완하는 방식이다.

5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0월 말 도입한 '휴대폰 개통이력 점검 서비스'를 1년째 운영하고 있다. 고액 출금을 시도하는 고객에게 보이스피싱 피해 정황이 나타나면 최근 본인 명의 휴대전화가 새로 개통됐는지 추가로 확인한다.

핵심은 금융거래 자체가 아니라 거래가 발생하기 전 고객에게 생긴 변화를 탐지에 활용한다는 점이다.

기존 FDS는 접속 기기와 거래금액, 거래 빈도 등 평소와 다른 금융거래를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피해자가 사기범에게 속아 스스로 인증하고 돈을 이체하거나 출금하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본인 거래와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휴대전화 개통 이력은 이런 경우 추가적인 판단 근거가 된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에게 새 휴대전화를 만들도록 유도하거나 탈취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 명의의 휴대전화를 별도로 개통한 뒤 범죄에 활용하는 수법을 겨냥한다.

실제 신한투자증권은 과거 휴대전화 추가 개통 내역을 활용해 피해를 차단한 사례가 있다. 회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2월 대구금융센터는 고객이 카드 배송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휴대전화 추가 개통 내역 등을 확인해 출금을 정지했고, 약 6000만원의 피해를 막았다.

탐지 규모도 적지 않다. 신한투자증권 소비자지원부는 분기 평균 약 1800건의 이상거래를 탐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약 2억3000만원 규모의 고객 자산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부터는 신분증 사본 등 개인정보를 사기범에게 넘긴 고객을 대상으로 추가 금융사기 가능성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 대응 방향을 사후 피해구제에서 사전 탐지·차단으로 바꾸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책 본격 시행 이후 2025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 43%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AI 기반 탐지와 범행 전화번호 긴급차단 등을 감소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FDS에 금융거래 외부 정보를 결합하는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금융회사들에 유출된 개인정보와 금융거래 정보를 결합해 이상거래 탐지를 강화하도록 주문했다. 개인정보를 확보한 범죄자가 정상 고객을 가장하는 수법이 늘면서 거래정보만으로 피해를 걸러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명의도용 자체에 대한 정부 대응도 강화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휴대전화 부정사용 방지 대책을 통해 명의도용·명의대여 등에 대한 통신사의 책임과 대응체계를 강화했다. 보이스피싱 대응이 금융회사 내부의 거래 감시를 넘어 통신정보와 개인정보까지 연결하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다음 단계로 통화 내용 자체에서 위험 신호를 찾는 방안을 준비한다. 오는 2027년 '보이스피싱 통화패턴 AI 분석 서비스'를 도입해 현재의 FDS와 휴대전화 개통이력 점검 체계에 AI 분석을 추가할 계획이다.

탐지 방식이 고도화될수록 오탐을 줄이는 것도 과제다.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했다는 사실만으로 금융사기를 단정할 수 없는 만큼 개통 이력은 고액 출금이나 비정상 거래 등 다른 위험 신호와 함께 판단해야 한다. AI 통화 분석 역시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도록 탐지 정확성과 고객의 이의제기 절차를 함께 갖출 필요가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보이스피싱 대응은 FDS가 단순히 '이상한 거래'를 찾는 시스템에서 고객이 사기를 당하고 있다는 정황까지 찾아내는 시스템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내년 AI 통화패턴 분석까지 실제 운영에 들어가면 휴대전화 개통과 통화, 금융거래를 연결하는 다단계 탐지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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