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 보안을 넘어 일상을 바꿔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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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원 보안관제센터 [에스원] |
AI가 의료, 금융, 제조 등 산업 전반을 바꿔나가고 있다. 각 분야의 AI가 힘을 발휘하는 것은 그 산업에서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보안 산업도 마찬가지다. 에스원 관제센터에는 45년간 쌓은 수십억 건의 관제 데이터와 그것을 판단 기준으로 정제해온 관제사들의 노하우가 있다. 에스원의 AI 보안 솔루션 역시 이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 위에서 태어났다.
에스원의 모든 AI 기술의 근간이 되고 검증되는 곳, 바로 관제센터다.
수원과 대구 두 곳, 140여 명의 관제사가 24시간 3교대로 전국을 지키는 이곳에는 월평균 250만여 건의 관제 신호가 쏟아진다. 이 중 약 78%는 관제 시스템 스스로 실제 상황 발생 여부를 판단해 자동 처리한다. 시스템이 1차적으로 신호를 선별함으로써, 숙련된 관제사는 실제 위급 상황에 역량을 집중하고 최종 판단을 수행하며 업무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추석 연휴를 앞둔 관제센터에서 확인된다.
취재 중 울린 경광등 소리. 서울 강서구의 한 무인매장에서 취객이 퇴장하지 않고 머무르자 AI CCTV가 이상 행동으로 감지한 것이다. 관제사가 영상을 확인하고 출동 지시를 내리기까지는 단 몇 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AI가 찾아내고, 사람이 판단하는 이 몇 초 안에 45년의 관제 기술이 압축되어 있었다.
45년전 보안이라고 하면 자물쇠를 걸고 야구방망이를 문 옆에 세워두는 것이 전부였다. 은행에서는 직원들이 교대로 숙직을 서고 공장에서는 경비원이 손전등 하나로 순찰했다. 누군가 밤새 깨어 있어야 했고 깨어 있어도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에스원은 문과 창문에 센서를 설치하고, 침입이 발생하면 즉시 관제센터로 신호가 전송되어 보안요원이 출동하는 무인보안 시스템을 선보이며 보안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었다. 사람이 밤새 지키지 않아도 시스템이 자동으로 위험을 알리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명동 귀금속점을 1호 고객으로 시작한 무인보안은 금융권과 기업, 주거 공간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숙직과 야간 순찰을 역사 속으로 밀어냈다.
관제는 보안을 넘어 일상을 바꿔나갔다. 1990년대 들어 24시간 편의점과 심야 주유소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도 관제 인프라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깊은 밤 홀로 매장을 지키는 점주 곁에는 언제나 관제센터의 신호가 함께했고, 그 신뢰 위에서 심야 경제는 빠르게 성장했다. 우리나라가 새벽에 조깅을 할 수 있는 안전한 나라가 된 이면에는 관제센터에서 쉬지 않고 신호를 지켜보는 관제사들이 있었다.
고객이 늘면서 새로운 과제도 생겼다. 당시에는 통신 인프라의 한계로 지역마다 관제센터를 별도로 두어야 했다. 서울 고객은 서울 센터에서, 부산 고객은 부산 센터에서 관제하는 식으로 거점마다 인력과 시설을 갖춰야 했다.
1987년 에스원은 자체 관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했다. PC 통신조차 낯설던 시절, 제주에서 발생한 신호를 수원에서 즉시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990년에는 ATM 전용 무인보안 시스템으로 24시간 자동화 코너 시대를 열었다. 무인 공간에 현금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보안관제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2001년 9.11 테러는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쌍둥이 빌딩과 함께 수많은 기업의 업무 기반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재난에도 멈추지 않는 시스템, 업무 연속성 계획(Business continuity Planning)이 화두로 떠올랐고, 이듬해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국가 인프라 안정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에스원은 전국 관제센터를 수원과 대구 두 곳으로 통합하고 이중 백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화재나 지진으로 한 곳의 센터가 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다른 센터가 즉시 관제를 이어받는 구조로, 보안에 공백이란 없다는 원칙을 시스템으로 증명했다.
인프라의 통합은 데이터의 집중을 가져왔다. 수억 건의 관제 신호, 출동 기록, 신호 패턴이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쌓이면서 관제는 경험이 아닌 데이터로 판단하는 시대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한편, 2011년에는 GIS 기반 자동 배차 시스템이 구축됐다. 교통 데이터와 출동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 연산해 최적의 차량을 배치하고, 관제사는 그 사이 고객처의 도면과 특이사항을 파악해 출동요원에게 전달한다. 현장 도착 전 상황 파악이 완료되니 대응 속도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데이터 기반의 판단과 자동화된 운영, 이른바 '스마트 관제'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는 관제 운영체계 자체를 변화시켰다.
에스원은 수십억 건의 관제 이력과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관제 시스템에 적용해, AI 관제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지속 고도화하고 있다.
AI관제 체계는 시스템이 신호를 자동 선별하고 숙련된 관제사가 최종 판단을 수행하는 협업 구조로, 관제의 정확도와 대응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에스원은 향후 관제 프로세스 전반으로 AI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AI 관제를 통해 검증된 알고리즘과 45년간 축적된 위협 판별 기준, 대응 매뉴얼, 신호 분류 체계까지 관제사들의 판단 체계 자체가 AI의 토대가 되었다. 그 결과 관제센터의 전문성이 AI상품과 솔루션에까지 녹아들기 시작했다.
에스원의 지능형 CCTV인 SVMS는 솔루션 자체에서 구현되는 관제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숙련된 관제사들이 화면을 주시하며 위험 징후를 걸러내듯, SVMS에는 관제사의 판별 능력이 알고리즘화되어 내장돼 있다. 학교에서는 폭력과 침입을, 산업현장에서는 안전모 미착용이나 연기·불꽃을 쉬지 않고 감시하며, 이상이 감지되면 즉시 알림을 띄운다.
SVMS가 묵묵히 화면을 감시하는 관제프로그램이라면, AI 에이전트는 그 옆 자리에 앉아 상황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관제사와 같다.“1층 출입문 앞 이상 상황 보여줘”라고 말하면 해당 영상을 찾아 분석 결과를 띄워주고, 화재 징후가 포착되면“119에 신고하세요”라는 행동 지침까지 안내한다. 최종 판단과 실행은 사람의 몫이지만, AI가 그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갖춰주는 셈이다.
관제센터의 등장이 심야 편의점과 새벽 주유소의 시대를 열었듯, AI보안 기술은 또 다른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바로 사람 없이도 매장을 운영하는 '무인 경제'의 시대다.
무인매장 전용 안심24는 지능형 CCTV와 원격 경고방송, 긴급출동, 현금보관함 감시, 정전 모니터링을 하나로 통합한 서비스로, AI가 이상 행동을 먼저 포착하면 관제센터가 즉시 경고 방송을 송출하고, 상황이 지속되면 출동요원이 현장에 도착한다. 점주가 고향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AI와 관제센터가 매장을 지킨다.
1981년 관제의 첫 신호가 울렸고, 그 이후 신호 하나로 위험에 대응할 수 있었던 시대를 지나 지금의 2026년 AI가 위험을 예측하는 시대가 열렸다. 무인보안에서 스마트 관제로, 다시 AI가 접목된 관제로, 45년간 관제 기술이 진화할 때마다 대한민국의 안전 인프라도 그렇게 단단해져 왔다.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을 찾는 추석 연휴, 빈집과 빈 매장, 빈 공장을 지키기 위해 에스원의 관제는 오늘도 쉬지 않는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45년 전 사람이 홀로 지키던 그 자리를, 이제는 AI가 나란히 지키고 있는 것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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