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정비 후 주식·ADR·회사채·국고채로 대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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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증권 사옥 |
KB증권이 글로벌 토큰화 인프라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결합해 국내 기관투자자용 토큰증권 사업에 나선다. 초기에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자산운용 전략을 토큰화한 상품부터 시작하고, 향후 제도 정비에 맞춰 주식과 채권 등으로 범위를 넓히는 단계적 접근을 택했다.
KB증권(대표 강진두·이홍구)은 글로벌 토큰화 플랫폼 시큐리타이즈(Securitize),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 'OP 메인넷'을 운영하는 옵티미즘 파운데이션과 토큰증권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세 회사가 금융상품 공급과 토큰화 인프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각각 맡는 구조다. KB증권은 상품의 인수·발행·판매와 기관 고객 접점을 담당하고 시큐리타이즈가 자산을 토큰화하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옵티미즘 파운데이션은 토큰화 상품이 구동될 블록체인 네트워크 기반을 지원한다.
첫 대상은 기관투자자용 토큰화 MMF다. KB증권은 여기에 KB자산운용의 투자 전략을 활용한 토큰화 펀드도 추가할 계획이다.
MMF는 단기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운용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기관의 단기자금 관리 수요와 맞닿아 있다. 토큰화를 적용하면 상품의 발행과 보유·이전 기록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펀드와 다른 유통·관리 구조를 시험할 수 있다. 다만 실제 거래 방식과 투자자 범위는 국내 관련 제도와 상품 구조에 따라 결정된다.
KB증권이 개인보다 기관투자자를 먼저 겨냥한 점도 눈에 띈다. 이번 사업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토큰증권을 판매하기보다 기존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실제 금융상품을 토큰화해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도 정비 이전부터 발행·관리 인프라와 기관 수요를 함께 확보하려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시큐리타이즈와 손잡은 것도 이 같은 전략과 연결된다. 시큐리타이즈는 블랙록, 아폴로, BNY, 해밀턴레인, KKR 등 글로벌 금융회사와 토큰화 사업을 진행해 왔다. 플랫폼에서 발행·관리하는 토큰화 자산 규모는 약 50억달러다. 블랙록의 토큰화 펀드 'BUIDL'을 포함해 실물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상품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발행·관리·거래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KB증권은 시큐리타이즈가 해외 자산운용사와 이미 토큰화한 펀드를 국내 기관투자자에게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자체 상품의 토큰화뿐 아니라 해외에서 만들어진 토큰화 금융상품을 국내에 연결하는 유통 채널까지 사업 범위에 포함한 셈이다.
블록체인 기반에는 옵티미즘의 OP 메인넷을 활용한다. OP 메인넷은 이더리움 가상머신(EVM)과 호환되는 레이어2 네트워크다. 옵티미즘의 핵심 기술인 'OP 스택'은 코인베이스의 '베이스'를 비롯한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축에 사용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토큰화 대상 자체가 넓어진다. KB증권은 국내 토큰증권 제도가 정비되는 시점에 맞춰 주식과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회사채, 국고채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펀드 중심의 시범 사업이 향후 전통 증권 전반의 토큰화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다.
결국 이번 협약의 핵심은 하나의 토큰증권 상품 출시에 그치기보다 KB증권의 금융상품 공급망, 시큐리타이즈의 토큰화 기술, 옵티미즘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미리 연결해 기관 대상 토큰증권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데 있다. 실제 사업 확장 속도와 범위는 국내 제도화 시점과 기관투자자의 수요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박재만 KB증권 상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다양한 자산의 토큰화가 확대되는 가운데 이번 협약은 각 사의 전문 역량을 결합해 국내 기관투자자를 위한 토큰증권 사업 기반을 마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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