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에 2034년까지 3000억원 투입해 생산·R&D 거점 구축
항공우주 사업 확대 맞춰 생산시설뿐 아니라 제조체계도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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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로템 사옥 [현대로템] |
현대로템이 현대자동차의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항공우주 생산공정에 적용한다. 항공우주 사업 확대의 무게중심이 연구개발에서 생산체계 고도화로 옮겨가고 있다.
23일 현대로템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현대차와 항공우주 생산현장 자동화를 위한 포괄적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현대로템 항공우주 사업장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현대차의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고위험 공정에 적용할 계획이다.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생산 품질을 안정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계열사 간 기술지원보다 현대로템의 항공우주 생산기반 확대 과정에서 볼 필요가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3월 전북특별자치도·무주군과 항공우주 생산기지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무주군 일원에 2034년까지 약 3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해 생산과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종합 거점을 구축하는 계획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부지 규모는 약 76만㎡이며 연구개발부터 시제품 제작, 시험·검증, 생산까지 이어지는 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현대로템도 22일 이번 현대차와의 기술협력을 발표하면서 무주 생산기지 투자를 항공우주 인프라 확충 사례로 함께 제시했다. 다만 회사는 현대차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무주 생산기지에 직접 적용된다고 특정하지는 않았다. 현재 단계에서는 항공우주 생산시설 확대와 생산공정 자동화가 병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현대로템은 올해 조직개편에서도 항공우주 사업 비중을 높였다. 항공우주개발센터 안에 우주모빌리티팀을 신설하는 등 연구개발 조직을 세분화했고 방산 조직의 명칭에도 항공우주(Aerospace)를 반영했다. 회사는 추진기관과 우주발사체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기존 철도·방산 중심 사업구조에서 항공우주를 새로운 성장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번 MOU에서 주목할 부분은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생산에서 축적한 제조기술을 다른 산업 생산공정으로 확장한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를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의 시험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AI와 로봇, 디지털트윈 등을 제조공정에 적용하고 있다. 그룹은 이를 글로벌 생산시설로 확대한다는 제조전략을 추진해왔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올해 AI 로보틱스 전략을 발표하면서 제조현장을 기술 상용화의 첫 단계로 설정했다. 생산과 물류, 품질관리 과정에서 자동화 기술을 검증한 뒤 적용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향이다. 현대로템과의 이번 협력도 자동차 생산에서 축적한 자동화 경험을 그룹 내 다른 제조사업으로 넓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항공우주 생산은 일반 대량생산과 성격이 다르다. 생산량보다 공정 안정성과 품질 관리의 비중이 크다. 현대로템이 이번 협력에서 생산량 확대보다 고위험 공정의 자동화와 안전, 품질 경쟁력을 먼저 제시한 이유다. 회사 역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개발과 생산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술 도입 배경으로 들었다.
다만 이번 협력은 아직 MOU 단계다. 자동화 대상 공정과 설비 투자규모, 적용 일정, 생산성 개선 목표 등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3000억원 규모의 무주 투자와 현대차 스마트팩토리 기술 적용 범위도 회사가 세부계획을 추가로 확정해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확인되는 변화는 두 갈래다. 현대로템은 생산·연구개발 시설을 확대하고, 동시에 현대차가 축적한 AI 기반 제조기술을 항공우주 생산공정에 적용하는 준비에 들어갔다.
현대로템의 항공우주 사업이 연구개발을 넘어 실제 사업으로 확대되려면 생산능력과 함께 일정한 품질을 반복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제조체계가 필요하다. 3000억원 규모의 생산기지 투자가 ‘하드웨어’라면 이번 현대차와의 협력은 그 시설을 운영할 생산기술을 확보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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