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천기단' 따이공 거래 재개 검토…면세 회복과 가격 방어 사이

위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6-11-04 15: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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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출 21% 감소·뷰티 적자 지속…면세 매출은 전분기보다 2.8% 증가
고가 화장품 유통 확대 시 가격 질서 훼손 우려…한투증권 목표가 8.8% 하향
▲LG생활건강 로고

 

LG생활건강(대표 이선주)이 럭셔리 화장품 '더후'의 대표 제품인 '천기단'에 대해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거래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면세점 매출을 늘릴 수 있지만 중국 내 브랜드 가격 관리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천기단의 따이공 거래 재개를 검토 중이다. 회사는 올해 일부 화장품 제품의 따이공 거래를 재개했지만, 천기단에 대해서는 거래 확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검토는 LG생활건강이 추진해 온 면세점 유통 전략과 맞물려 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면세점 공급 물량을 조절하며 중국 시장의 유통 가격 안정과 더후의 브랜드 가치 회복에 나섰다.

과거 따이공이 면세점에서 구매한 제품을 중국 현지에서 할인 판매하면서 공식 유통망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면세점 공급을 줄이면 단기 매출은 감소할 수 있지만 중국 내 판매가격과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중국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면세점 매출 회복의 중요성이 다시 커졌다.

LG생활건강이 전날 발표한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1조57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04억원으로 52.4%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30.5% 밑돌았다.

특히 뷰티 사업의 영업손실은 10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86억원의 손실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377억원 줄었지만, 올해 2분기 4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역별 실적에서도 중국 사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3분기 중국 매출은 1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 감소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온라인 사업 구조 개편에 따른 매출 감소 등으로 중국 사업에서 약 2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회사가 공시한 지역별 영업손익이 아닌 증권사 추정치다.

반면 면세점 매출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추산한 3분기 면세 매출은 92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 증가했다. 중국 현지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면세 채널은 회복 흐름을 이어간 셈이다.

따이공 거래 확대는 이러한 면세 매출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이다. 다만 고가 제품인 천기단의 공급이 늘어나면 중국 현지에서 할인 재판매 물량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LG생활건강이 추진해 온 가격 정상화 전략과 상충할 수 있다. 면세점 판매량이 늘어도 현지 공식 판매가격이 하락하면 백화점과 온라인 공식몰 등 기존 유통채널의 판매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면세 매출은 증가할 수 있으나 중국 경기 회복이 더딜 경우 따이공을 통한 럭셔리 제품 판매는 가격 정책 훼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4분기에는 사업 구조조정 비용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희망퇴직 관련 비용을 약 400억원으로 가정하고, 이를 반영한 4분기 뷰티 사업 영업손실을 141억원으로 전망했다. 두 수치는 확정 실적이 아닌 증권사 추정치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러한 실적 불확실성을 반영해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기존 34만원에서 31만원으로 8.8% 낮췄다. 다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천기단의 따이공 거래 재개 여부와 함께 실제 공급 물량, 중국 현지 판매가격, 면세 채널의 수익성 변화가 향후 실적을 판단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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