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매출 증가분보다 데이터센터 증가액 커…부문 영업이익률 9%p 개선
삼성전자 HBM4·DDR5 협력, SK하이닉스도 공급 파트너…실제 납품 규모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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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왼쪽)과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가 지난 3월 18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차세대 AI 메모리·컴퓨팅 기술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
AMD의 3분기 데이터센터 매출 증가액이 회사 전체 매출 증가액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장 기여율은 101.8%로, 다른 사업부의 순매출 감소분까지 상쇄했다.
인공지능(AI) 가속기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급증하면서 다른 사업부의 매출 감소에도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AMD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데이터센터 성장에 따른 사업 기회가 커지고 있다.
4일 AMD가 미국 현지시간 3일 발표한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은 133억7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억4600만달러보다 41억3100만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43억4100만달러에서 85억4600만달러로 42억500만달러 늘었다.
전체 매출 증가액보다 데이터센터 부문의 증가액이 7400만달러 많았다.
증가 기여율로 계산하면 101.8%다. 데이터센터 사업이 회사 전체의 매출 성장을 이끌면서 다른 사업부에서 발생한 순감소분까지 메운 셈이다.
AMD의 성장구조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매출 구성도 달라졌다.
지난해 3분기 AMD 전체 매출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한 비중은 47.0%였지만 올해 3분기에는 63.9%까지 높아졌다.
1년 만에 약 17%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반면 PC·게임 부문 매출은 40억4800만달러에서 37억2200만달러로 8.1% 감소했다. 게임사업만 보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0% 줄었다.
임베디드 부문은 성장했지만 PC·게임 부문의 감소를 모두 상쇄하지는 못했다.
결국 AMD의 매출 확대는 일반 소비자용 반도체보다 AI 데이터센터와 서버용 고성능 반도체에 집중됐다.
수익성에서도 데이터센터 사업의 비중이 커졌다.
AMD가 공개한 사업부문별 실적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0억7400만달러에서 올해 28억8200만달러로 168% 증가했다.
해당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4.7%에서 33.7%로 약 9.0%포인트 상승했다.
매출 증가와 함께 부문 수익성까지 개선된 것이다.
다만 데이터센터 부문 영업이익은 AMD 전체 연결 영업이익과 구분해야 한다. 회사 공통비용과 조정 항목 등의 반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AMD는 데이터센터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인스팅트(Instinct) AI 가속기와 에픽(EPYC) 서버용 CPU 판매 확대를 제시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Demand for our Instinct and EPYC products continued to strengthen"이라고 밝혔다.
인스팅트와 에픽 제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AMD는 4분기 매출 전망치를 약 170억달러로 제시했다. 3분기 실제 매출보다 약 27% 높은 수준이다.
다만 4분기 수치는 회사의 전망이며, 확정 매출이나 국내 반도체 기업의 수주액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국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한 부분은 AMD의 성장에 따라 어떤 종류의 메모리 수요가 확대되느냐다.
AMD의 데이터센터 사업에는 AI 가속기뿐 아니라 서버용 CPU도 포함돼 있다.
AI 가속기는 대규모 연산에 필요한 HBM을 사용하고, 서버용 CPU와 데이터센터 플랫폼에는 고성능 DDR5 메모리 등도 활용된다.
따라서 AMD의 데이터센터 매출이 증가했다고 해서 그 증가액 전체를 HBM 수요 확대에 따른 결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제품별 판매량과 메모리 탑재량을 구분해야 실제 메모리 수요를 계산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AMD와 차세대 AI 메모리 및 컴퓨팅 기술 분야의 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인스팅트 MI455X용 HBM4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됐다.
양사는 6세대 EPYC 서버용 CPU와 헬리오스(Helios) 데이터센터 플랫폼에 필요한 DDR5 메모리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AMD의 AI 가속기뿐 아니라 서버 시스템 전반에서 메모리 공급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업무협약은 구체적인 구매 물량과 매출액이 확정된 공급계약과 구분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AMD향 HBM4 공급 규모와 계약금액, 실제 매출 인식액은 이번 AMD 실적 발표에서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 역시 AMD의 주요 메모리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다.
리사 수 CEO는 지난달 7일 한국 방문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핵심 공급망 파트너로 언급하며 HBM4를 사용하는 차세대 AI 시스템의 공급 확대를 설명했다.
AMD가 AI 가속기와 서버용 CPU 공급을 늘리는 과정에서 고성능 메모리 확보가 중요한 사업 조건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AMD향 공급 물량이 각각 얼마나 증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두 회사의 실제 수혜 규모를 비교하려면 HBM4와 DDR5의 고객별 공급량, 계약가격, 제품별 매출 비중이 필요하다.
또한 AMD가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는 과정에는 AI 가속기뿐 아니라 EPYC CPU 사업의 성장도 반영돼 있다.
데이터센터 매출 증가율 97%를 그대로 HBM 공급량 증가율로 적용하는 것은 부정확하다는 얘기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은 판매 물량뿐 아니라 고부가 메모리의 공급가격과 생산수율, 생산능력 배분에도 영향을 받는다.
HBM 생산이 확대되면 고부가 제품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생산공정의 복잡성과 패키징·검사 비용 등에 따라 실제 수익성은 달라질 수 있다.
서버용 DDR5 역시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공급 품목이다.
AMD의 AI 가속기와 CPU를 결합한 시스템이 늘어날수록 메모리 업체에는 개별 반도체 제품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시스템 단위의 고객 수요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진다.
다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AMD의 4분기 매출 전망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매출액으로 환산할 수는 없다.
AMD는 올해 3분기 데이터센터 매출 증가만으로 전체 회사의 매출 성장분을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구조를 보여줬다.
이제 한국 반도체 기업에서 확인할 것은 AMD의 성장률 자체보다 그 성장에 필요한 HBM4와 서버용 메모리를 누가, 얼마나, 어떤 가격으로 공급하느냐다.
삼성전자의 우선 공급 협력이 실제 납품 규모 확대로 이어지는지, SK하이닉스가 확보한 공급 관계가 차세대 제품에서도 유지·확대되는지가 향후 점검 대상이다.
AMD의 실적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반도체 기업의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메모리 기업의 경제적 성과는 이러한 수요 가운데 실제로 확보한 공급 물량과 계약 수익성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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